









간암‧폐암을 수술 없이 치료한다는
‘고주파 열치료술’이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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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수술을 안 하고 암을 치료할 수 있다는 ‘고주파 열치료술’ 무엇인가요?
암을 치료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수술을 비롯해서 국소 치료술, 방사선 치료, 항암요법 등이 있습니다. ‘고주파 열치료(RFA‧radiofrequency ablation)’는 국소 치료술의 한 가지 방법입니다. 특히 전이암 환자의 치료 결과를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진료과 전문의가 협진하는 다학제 진료 시 “수술 대신 다른 치료법을 고려하겠습니다”라고 말할 때 고려하는 ‘국소치료술(Local ablation)’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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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럼 고주파 열치료는 이름처럼 뜨거운 열을 이용하는 것인가요?
네 맞습니다. 높은 온도의 고주파 열을 이용해서 암세포를 익혀서 치료하는 시술입니다. 특히 암 종양만 타깃으로 삼아서 치료하는 대표적인 국소치료술입니다. 국소치료술에는 고주파 열치료 외에도 △극초단파 열치료 △냉동 치료 등이 있습니다.
※ 국소치료술 주요 종류 & 적용하는 주요 장기
-고주파 열치료 : 간, 폐, 갑상선, 신장, 뼈, 부신
-극초단파 열치료 : 간, 신장
-냉동 치료 : 간, 신장, 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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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고주파 열치료는 어떤 암에 많이 적용하나요?
고주파 열치료는 주로 간암과 폐암에 많이 적용합니다. 고주파 열치료 진행이 결정되면 우선 시술 전 컴퓨터단층촬영(CT)‧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해서 암 종양을 확인합니다. 이어 간암은 초음파, 폐암은 CT 영상을 보면서 피부를 통해 목표로 하는 종양까지 바늘처럼 생긴 얇은 전극침을 안전하게 넣습니다.
이 전극침을 종양에 찔러서 관통시킨 후 고에너지를 주면 열에 의해 익혀서 종양이 치료됩니다. 고주파 열치료는 국소마취 후 피부를 통해서 진행하기 때문에 환자 부담이 적고, 회복도 빠릅니다.
※ 고주파 열치료술 진행 과정
1. 시술 전 CT‧MRI를 촬영해서 암 종양 확인
2. 초음파‧CT 영상을 보며 종양의 위치‧크기 확인
3. 피부에 국소마취한 후 초음파, CT영상 유도하에 전극침을 종양 내부에 안전하게 삽입
4. 전극침을 통해 열을 가해서 종양을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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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대장암이 간과 폐로 전이된 경우에도 많이 적용한다는데, 이유가 무엇인가요?
대장암을 늦게 진단받으면 신체 다른 곳으로 전이되는데, 병기로는 4기입니다. 대장암이 가장 많이 전이되는 곳은 간이고 그 다음이 폐입니다. 이 경우 환자의 나이와 상태에 따라서 최적의 치료법을 찾기 위해 다학제 진료를 진행합니다.
특히 전이암은 전이된 장기의 기능을 최대한 살리는 게 원칙입니다. 때문에 암이 간‧폐의 깊숙한 곳에 위치해서 수술 절제에 따른 기능 저하가 우려되거나, 방사선 치료 부작용이 예상될 경우 고주파 열치료를 적용하는 게 환자에게 좋습니다. 아울러 수술 및 방사선 치료 후 재발한 암에서도 고주파 열치료를 고려합니다.
※ 고주파 열치료의 ‘특‧장점’
-대부분 국소마취와 진정마취하에 시술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전신마취 하는 경우도 있다)
-영상장비 유도하에 피부를 통해 안전하게 전극침을 넣어서 시술하기 때문에 시술 후 회복‧퇴원이 빠르다
-비침습적인 치료법이어서 폐‧간 기능을 보존한다
-추가적인 암이 발견돼도 반복적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시술 부담이 적어서 고령의 암 환자도 대부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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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암 완치와 재발을 생각할 때 고주파 열치료보다 수술이 낫지 않을까요?
고주파 열치료는 미국에서 1990년대 초에 개발했습니다. 이전까지는 간암 치료를 위해 수술, 혈관에 약물을 넣는 색전술, 간이식을 적용했습니다.
하지만 고주파 열치료가 개발된 후 미국‧영국 등에서 간암 치료에 많이 적용했고, 다양한 연구들을 통해 수술과 비슷하거나 동등한 치료 결과를 입증했습니다. 그 결과 2003년도에 간암의 근치적 치료술에 고주파 열치료가 포함됩니다. 2018년도에는 2cm 미만의 조기간암 환자는 간이식 대상이 아니면 수술도 고려하지 말고 고주파 열치료술을 하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또 전 세계 대장암 치료의 기준이 되는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의 2021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대장암의 간전이암과 폐전이암은 수술을 할 수 있는 상태면 수술을 하지만, 못할 경우 고주파 열치료 등 국소치료술을 권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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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고주파 열치료 후 장기에 남아 있는 조직이 재발 등 문제를 일으키지 않나요?
고주파 열치료의 재발률은 수술과 비슷하게 낮습니다. 특히 최근 암 환자에게 최신 치료법으로 적용하고 있는 면역치료 관련 연구 결과를 보면 고주파열치료 후 몸속에 남아 있는 치료된 조직은 종양에 특화된 항체를 만듭니다. 이런 항체는 결국 종양의 치료나 재발을 막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수술이 가능한 전이암에 대한 많은 연구들을 분석한 결과, 수술과 고주파 열치료 등 국소치료술은 생존율에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현재 고주파 열치료술로 대표되는 국소치료술은 수술이 어려운 간‧폐‧신장 등의 악성종양 치료를 대체할 수 있는 합병증이 적고 효과가 입증된 안전한 치료법으로 자리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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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암 수술과 고주파 열치료를 같이 진행하기도 하나요?
네 그렇습니다. 환자의 치료 결과를 높이기 위해 병행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간전이암이나 폐전이암에 따른 종양이 2개 이상인 환자가 있습니다. 종양 2개 중 1개는 수술이 어렵지 않은 장기의 바깥쪽에 있고, 1개는 장기의 깊숙한 곳에 발생했습니다. 이 경우 수술 시 조직 및 기능 손상이 큰 깊숙한 곳의 종양은 고주파 열치료를, 바깥쪽은 수술을 진행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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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현표 교수의 special comment
암 환자, 특히 전이암 환자는 수술‧항암‧방사선 치료에 고주파 열치료 같은 국소치료술을 병행하면 좀 더 많은 치료 기회를 얻고, 긍정적인 결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국소치료술은 대장암 등에서 전이된 간전이암과 폐전이암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으며, 생존율도 높입니다. 시술 후 객혈‧기흉 등 합병증이 나타날 순 있지만, 대부분 치료할 수 있으므로 큰 문제가 되진 않습니다.
*취재 도움 : 강북삼성병원 영상의학과 홍현표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