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60대 이상 성인 중 약 70%가 진단받을 정도로 유병률이 높은 눈 질환이 있습니다. 바로 ‘백내장’입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3년 주요 수술 통계 연보’에 따르면 ‘백내장 수술’은 전체 수술 199만5921건 중 63만7879건으로, 연도별 다빈도 수술 1위 자리를 최근 계속 지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화에 따른 백내장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어쩔 수 없이 치부하며 방치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치료 시기가 너무 늦어서 푹 익은 과일처럼 ‘과숙 백내장’이 될 정도로 증상이 심하면 실명할 수도 있어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퇴행성 눈 질환인 백내장의 조기 진단을 돕는 증상 특징, 적절한 시기의 수술 치료가 중요한 이유와 인공수정체 종류별 장‧단점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겨울 나며 증상 심해지는 눈 질환

백내장은 눈에서 카메라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의 피질이 하얗게 변하거나 중심부가 딱딱해지면서 누렇게 변화는 질환입니다.
백내장의 주요 발병 원인은 수정체 노화며, 대표적인 증상은 △뿌옇게 흐린 시야 △시력 저하 △빛 번짐 △심한 눈부심 △사물이 겹쳐 보이는 복시 등입니다.
경희대병원 안과 김기영 교수는 "백내장은 질환 특성 탓에 병의 진행 속도가 느리고, 개인마다 편차도 커서 몇 개월에서 몇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찬바람 △건조한 날씨 △낮은 태양 고도에 따른 자외선에 과다 노출 환경이 만들어지는 겨울을 나면서 증상이 두드러집니다.
이와 관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3년 백내장 환자 통계를 보면 1월을 시작으로 3월에 환자 수가 최고 정점을 찍는 특징을 보입니다.
문제는 백내장 증상을 단순 노안의 영향이나 눈 피로감으로 여겨서 진단과 치료를 미루거나 방치해서 악화시킨다는 것입니다.

▶방치하면 ‘과숙 백내장’으로 실명 위험↑

뿌옇게 변한 수정체 탓에 시야가 흐려진 백내장은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까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수술’입니다.
전신마취 없이 각막을 1~2mm 정도 절개한 후 기구를 삽입해서 초음파 유화술 및 흡입술로 백내장을 완전히 제거합니다. 이후 수정체낭에 깨끗한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면 끝납니다. 수술 시간은 약 15분이면 족합니다.
김기영 교수는 "하지만 적절한 수술 시기를 놓쳐서 수정체가 지나치게 익은 과일처럼 되는 ‘과숙 백내장’으로 악화하면 융해되기 시작한다"며 "안압이 상승하거나 홍채염으로 악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경우 수술 중 수정체의 후낭파열 위험이 커져서 정상적인 인공수정체 삽입 대신 유리체절제술 등 2차 수술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후낭파열은 드믈게 발생해도 실명의 흔한 원인입니다. 때문에 백내장 의심 증상이 있으면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권고됩니다.

▶‘인공수정체 종류’ 생활 유형에 고려해 선택

백내장 수술에 사용하는 인공수정체 종류는 동일한 빛을 몇 개의 초점으로 맺히게 하느냐에 따라서 크게 ‘단초점’과 ‘다초점’으로 구분합니다.
초점 개수에 따라서 망막에 도달하는 빛의 효율이 결정되고 이는 선명도, 거리별 시력 등에 영향을 줍니다.
우선 ‘단초점 인공수정체’는 가까운 거리와 먼 거리 중 한 곳에 빛을 모아서 초점을 맞춥니다. 초점을 맺는 거리에 따라서 돋보기 또는 안경이 필요합니다.
반면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2개 또는 그 이상의 초점을 맺어서 돋보기 없이도 근거리‧원거리 모든 시력 개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이중초점을 넘어 △중간거리를 보정한 ‘삼중초점’ △근거리에서 중간거리까지 연속적으로 초점을 맺을 수 있는 ‘연속초점’까지 개발됐다.
이론적으로 연속초점이 다른 인공수정체에 비해 전체 범위에서 더 나은 시력의 질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때문에 초점 개수가 많을수록 더 좋은 인공수정체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김기영 교수는 "하지만 연속초첨 인공수정체는 선명도 감소, 눈부심, 달무리 현상 등을 겪을 수 있다"며 "야간 운전을 하는 등 시력에 예민한 생활을 하는 직업군에겐 다초점 인공수정체가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당부했습니다.

때문에 의료진과 수정체별 장‧단점을 확인하고, 본인의 일상생활 유형에 맞춰서 신중하게 인공수정체를 결정해야 합니다.
백내장 수술이 잘 이뤄져도 시력이 다시 저하될 수 있습니다. 이는 삽입한 인공수정체 뒷면에 혼탁물이 침착하는 ‘후낭혼탁’ 현상 때문입니다. 이 경우 재수술이 아닌 레이저 시술을 통해, 혼탁해진 막을 뚫어주면 시력이 회복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