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온이 영하 10℃를 넘나드는 겨울철 한파(寒波)가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매서운 찬바람까지 겹친 추운 날씨는 몸을 잔뜩 움츠러들게 하고, 체온을 뺏어갑니다.
이 같은 영하권 날씨에 외출을 하면 추위에 노출된 신체 부위에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머리가 콕콕 쑤시거나 욱신거리고, 무릎 관절이 시리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한의학에선 이 같은 증상의 원인을 ‘풍한(風寒)’에서 찾습니다. 풍한이 심하면 저체온증 등 한랭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 체온을 유지하는 생활 관리와 함께 기혈 순환을 돕는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한파의 영향으로 신체에 찾아오는 ‘풍한(風寒)’ 증상 특징과 증상 완화를 돕는 치료‧관리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우리 몸에 파고든 ‘차가운 기운’

한의학에선 한파에 따른 다양한 신체 증상을 ‘풍한(風寒)’에 의한 것으로 봅니다. 차가운 기운과 외부에서 침투한 바람에 의해서 발생한다고 해석한 것입니다.
경희대한방병원 침구과 남동우 교수는 "찬 기운이 몸에 들어와서 기혈 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근육이 긴장하고 주변부 압력이 높아지면서 해당 부위에 통증이 생긴다"고 설명했습니다.
‘머리 욱신거림’은 기혈이 머리 쪽으로 잘 공급되지 못하거나, 풍한이 머리 부위에 침범해서 머리 측면 또는 목등뼈 부위에 긴장이 발생했을 때 나타납니다. ‘무릎 관절 시큰함’도 기혈 순환 부족과 관련이 깊습니다.

▶한의 치료로 찬 기운 빼고, 기력 채워

‘풍한’은 환자의 상태를 관찰하고, 묻고, 듣고, 촉진하는 ‘망문문절(望聞問切)을 통해 진단합니다. 이어 변증에 따라서 한의학적 치료 방법을 선택합니다.
남동우 교수는 "신체에 파고든 찬 기운을 몰아내기 위해 화침, 온침, 뜸, 적외선 조사기를 적용해서 혈액 순환을 촉진한다"며 "이와 함께 몸을 따뜻하게 하는 한약을 처방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통증이 동반하면 침‧전침 치료로 개선하고, 한파의 영향으로 증상이 악화하는 퇴행성 관절염 같은 기저 질환이 있으면 매선치료‧봉독약침요법 등을 활용합니다.
이 같은 한방 치료의 특징은 증상 개선뿐만 아니라 병의 원인을 바로잡는데 있습니다. 이와 관련 풍한에 따른 통증은 진통제‧근육이완제 등을 복용해도 일시적으로 완화하고, 날씨가 따뜻해질 때까지 증상이 지속한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통증 정도가 심하면 진통제 복용과 함께 한의학적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차가운 기운 때문에 과도하게 긴장된 부위는 이완시켜서 풀고, 전반적으로 혈액 순환을 개선해서 체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약한 몸에 기력을 채워서 면역력을 키워, 한파에 견딜 수 있는 역치를 높이는 것입니다.

▶’한랭 질환‘ 악화 막는 생활관리

겨울철 풍한 증상이 심하면 △저체온증 △동상 △동창 등 한랭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 예방 관리가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평소 체온을 잘 유지하고, 외출 시에는 방한 용품을 챙기는 것이 필요합니다.
남동우 교수는 "우선 머리를 감은 후에는 완전히 말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체온의 절반 정도는 얼굴과 머리 쪽에서 빠져나가는데, 머리를 감은 후 젖은 상태로 외출하면 한기가 들기 쉽다"고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외출 시에는 방한 용품을 잘 착용합니다. 따뜻한 옷을 입고 △모자 △목도리 △장갑 등을 챙겨서 외부에 노출되는 신체 부위 보온 등 체온 유지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장시간 외출 후에는 통증이 있는 신체 부위에 따뜻한 찜질을 하거나, 반신욕으로 전신에 혈액 순환을 촉진해서 몸을 따뜻하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