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 태반 주사가 잘 낫지 않고 재발이 잦은 ‘아토피 피부염’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김범준 교수, 피부과학교실 이정옥 박사 공동 연구팀은 최근 사람의 각질형성세포와 아토피 피부염 쥐 모델 실험에서 ‘사람 태반 추출물(HPH‧Human Placenta Hydrolysate)’의 아토피 피부염 치료 효과 논문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 내용은 SCIE급 국제학술지인 ‘미생물생명공학저널(Journal of Microbiology and Biotechn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아울러 한국미생물·생명공학회(KMB) 우수논문으로도 선정됐다.
태반 주사는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어서 염증을 줄이고, 피로를 개선하며, 상처 치유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간 태반 추출물(HPH)’은 사람의 태반에서 혈액과 호르몬을 분리해서 제거, 남은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해서 주사제 성분으로 사용한다. 때문에 일명 ‘태반 주사’로 부른다.
하지만 연구팀에 따르면 현재까지 아토피 피부염 치료에 대한 효과는 확인된 바 없고, 이번이 처음이다.
‘아토피 피부염’은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으로 △심한 가려움증 △홍반 △건조증 △습진 등 다양한 증상을 부른다.
※ 아토피 피부염 ‘3가지’ 특징(힐팁 DB)
① 원인이 불명확하고, 발병 시기가 빠르다
-정확한 원인이 알려져 있지 않다
-어린이의 약 10% 이상에서 나타난다
-환자의 75%는 영아나 생후 2개월째부터 발병한다
-최근 성인이 돼서도 갑자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늘고 있다
② 많이 가렵고, 만성적이다
-심하게 가려운 과민성 피부질환이다
-어릴 때 잘 관리하지 못하면 성인 때 재발‧악화한다
-증상은 두 살 이전에 50% 정도 없어진다
-약 25%는 성인이 돼서도 잘 낫지 않는다
③ 난치성 알레르기 질환이다
-치료가 상당히 까다롭다
-중등도 이상의 환자의 35~40%는 음식 알레르기 영향이 크다
이에 김범준 교수 연구팀은 인간 각질형성세포(HaCaT)와 아토피 피부염 쥐 모델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실험 쥐의 경우 등 부위에 아토피 피부염 유발물질인 DNCD(2,4-dinitrochlorobenzene) 혼합물을 도포해서 아토피 피부염을 유도하는 동시에 ‘인간 태반 추출물(HPH)’과 기존 피부염증 치료제로 사용하는 ‘덱사메타손(DEX)’을 각각 피하 및 복강 내 주사한 뒤 효과를 평가했다.
그 결과 ‘인간 태반 추출물(HPH)’ 주사가 인간 각질형성세포(HaCaT)의 활성산소(ROS) 생성을 현저히 감소시켜서 산화 스트레스가 억제됐다.
또 ‘인간 태반 추출물(HPH)’을 주사한 아토피 피부염 쥐 모델에서도 아토피 피부염증의 주요 사이토카인인 IL-4와 IgE의 농도가 혈중에서 각각 60%, 27% 감소했다.
대식세포 침윤과 표피의 두께도 줄어서 아토피 피부 병변이 개선됐다.
이번 연구는 인간 태반 추출물(HPH) 주사가 아토피 피부염 진행을 억제하며, 아토피 피부염 유사 피부 질환에도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김범준 교수는 “향후 실험실 연구와 동물 실험 후 본격적인 임상 연구를 통해 실질적으로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서도 적용이 가능한 지 살필 예정”이라며 “고가의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기 어렵거나 치료 대상이 안 될 경우 아토피 피부염 치료의 한 가지 방법으로 태반 주사가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