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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청소년 마약 예방교육서 구매 방법 알려준다?
[국정감사] 청소년 마약 예방교육서 구매 방법 알려준다?
“필수 교육인데 교재 내용 문제 많고, 교육인력도 태부족”   
인스타그램의 마약 성분 다이어트약 대리 구매법 등 소개
  • 황운하 기자
  • 승인 2024.10.10 1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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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123RF.com]
[출처 : 123RF.com]

지난해 초·중·고 마약 예방교육이 필수 과정으로 지정됐지만, 교육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부 교육 교재에는 인사트그램 등을 통한 ‘마약 대리 구매 방법’ 등을 상세하게 소개해서 ‘모방 범죄 가이드북’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장종태 의원은 교육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장종태 의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10대 마약사범이 5배 가까이 급증했다. 검거 인원은 2020년 241명에서 2023년 1066명으로 약 4배 늘었다.

이와 관련 교육부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제2차 학생건강증진 기본계획(2024~2028)'에 따라, 마약 예방교육을 별도의 '필수 교육'으로 지정한 바 있고, 정부 방침에 따라 교내 마약 예방교육도 늘었다. 

하지만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교재가 없고, 오히려 마약 대리 구매 방법 등을 알리는 ‘모방 범죄’ 창구로 전락할 수도 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종태 의원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마약퇴치운동본부가 큰 예산을 들여서 만든 '메타버스' 교육은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친숙한 청소년에게 마약 성분이 포함된 의약품 접근 통로를 알려줘서 의도와 달리 악용될 수 있다. 

마약은 음주·흡연 등과 함께 '약물 오·남용 교육'으로 묶여 있었지만, 교내 교육 경험률은 작년 11월 기준 음주(61.0%)·흡연(86.9%)에 비해 낮은 43.2%에 그쳤다.

이후 교육부가 관장하는 마약 관련 교육 프로그램은 현재 171개로 전년도(80개)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여기엔 마약퇴치운동본부 사이트를 통한 직접교육도 포함된다. 

장종태 의원은 “교육 프로그램 수만 보면 양적으로 확충 성과를 자랑할 만한 수치”라며 “하지만 실제 전달되는 교육 내용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청소년들이 사용하는 교육 교재엔 전문용어가 빽빽하게 나열됐고, 교육 시간에는 주로 영상만 띄워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

특히 중·고등학교 마약 예방교육에 활용하는 교재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 장 의원실에서 마약퇴치본부가 개발한 메타버스 교육용 게임을 사용한 결과 메신저를 활용한 정보 공유 방법을 알려주고, 마약 구매 루트를 안내하는 포털사이트 검색어가 표출되는 등 오히려 '모방 범죄' 위험을 높일 가능성이 컸다.

중독성이 강한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패치제’ 등 구매 가능한 품목도 알려줬다. 일부 화면은 인스타그램 등 SNS를 활용한 다이어트 의약품 대리 구매 방법을 노출하는 등 마약 성분이 있는 제품의 구매 힌트를 제공하기도 했다. 

아울러 학교의 전담 교육인력도 많이 부족해서 실효성 있는 교육이 힘든 것으로 지적됐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부산 △대구 △인천 △세종 △강원 △전북 △전남 △경북 등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중 8곳에서 최근 5년간 마약류 예방 교육(연수)을 받은 경험이 있는 초·중·고교 교사는 총 7만798명이다.

이 중 54.2%인 3만8402명은 온라인 교육만 이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오프라인 교육인 집합 교육에 참여한 교원은 34.7%(2만4547명)로 많이 적었다. 

해당 8개 지자체의 학교 수와 온·오프라인 교육을 모두 이수한 교원 수를 각각 대비하면 △초등학교 2525곳, 3193명 △중학교 1351곳, 2486명 △고등학교 970곳, 2170명이다.

이를 단순 계산하면 초‧중‧고등 학교 1곳당 각각 △1.26명 △1.84명 △2.23명 등 1~2명 안팎에 불과한 수준이다. 

장종태 의원은 "과학적으로 도출한 정확한 사실을 토대로 마약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학교 교육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실제 마약중독을 이겨낸 사람을 강사로 채용해서 경험을 교육으로 풀어내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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