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에 있는 가장 큰 기관은 무엇일까요? 바로 오른쪽 윗배에 위치한 ‘간’입니다. 무게는 성인 기준 1.2~1.5kg이며, 복잡한 해부학적 구조를 가졌습니다.
간은 △외부 유해 물질 △신체 노폐물 △독소를 해독하고, 음식물로 섭취한 영양소를 가공‧저장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아울러 여러 가지 물질의 합성 및 분해 기능까지 담당해서 ‘인체의 화학 공장’으로도 부릅니다.
간에도 다른 신체 부위처럼 암이 찾아올 수 있습니다. 가장 최근 발표된 2021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한 해 간암 환자는 1만5131명 발생해서 전체 암 중 7위를 차지했습니다.
간암의 완치를 목표로 할 때 진행하는 치료법이 ‘간절제술’과 ‘간이식술’입니다. 간암 수술의 특징과 치료 결과를 끌어올리기 위해 알아야 할 내용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간암 환자 20~30% ‘간절제술’ 가능
간암은 크게 간 고유세포의 암성 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원발성 간암’과 간 이외의 장기에 발생해 간으로 전이된 ‘전이성 간암’으로 구분합니다.
원발성 간암은 간세포 이상으로 발생하는 ‘간세포암’과 담관세포 이상으로 발생하는 ‘간내담관암’이 대표적입니다.
반면 전이성 간암은 대개 혈액이나 림프액을 통해 간으로 전이돼서 성장하는데, 대장암 전이가 가장 흔합니다.
간암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간절제술’입니다. 암이 발생한 부위를 포함해서 주변의 정상 간 조직을 일정 부분 포함시켜 제거하는 방법입니다.
경희대병원 간담도췌장외과 박민수 교수는 "하지만 간암 환자들은 간경변증, 만성 간염 같은 기저 질환을 동반해서 간 기능이 크게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며 "실제로 간절제술이 가능한 비율은 20~30%에 그치는 것으로 보고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수술 부담 적은 ‘복경강 & 로봇’ 적용 활발
간절제술의 치료 성적은 수술 술기 및 마취 관리의 발달 등의 영향으로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생존율을 보입니다.
간암의 수술적 절제는 종양의 위치와 크기에 따라 소요 시간이 다릅니다. 또 종양 위치‧크기‧개수에 따라서 오른쪽 간 또는 왼쪽 간 전체를 절제하기도 합니다.
일부 구역을 절제하는 구역 절제술을 적용할 수도 있습니다. 간은 재생 능력이 우수해서 기저 간경화가 없으면 70~75%까지 절제가 가능합니다.
최근에는 개복 수술뿐만 아니라 복강경 및 로봇 수술이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습니다. 복강경과 로봇을 이용한 간암 수술은 배의 1cm도 안 되는 작은 구멍을 통해 암이 있는 부위를 절제합니다.
박민수 교수는 "수술 시간은 개복 수술과 비교해서 비슷하거나 약간 더 걸리지만, 광범위한 간절제도 가능하다"며 "특히 로봇 수술은 고해상도 화면 시스템과 움직임이 자유로운 로봇팔을 이용해서 간의 혈관이나 담도에 손상을 주지 않고, 정밀하게 수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높은 수술 합병증‧사망률 예상되면 ‘간이식’
간암 환자가 간기능 저하 상태여서 간절제술 후 간부전 등의 합병증과 사망률이 높게 예상되면 간절제술이 아닌 간이식 수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간이식이 일부 조기 간암에서 가장 우수한 결과를 보여줍니다. 조기 간암환자에서 가장 효과적이고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법은 간이식입니다.
간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간세포암은 간염 및 간경변이 치료되지 않으면 간절제술 후 5년이 지나도 언제든 재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간이식은 전혀 다른 결과를 보여줍니다.
최근 간암으로 간이식을 받은 환자의 5년 생존률은 80%에 육박하고 있으며, 대부분 재발 없이 생존하고 있습니다. 즉 조기 간암을 이식하면 거의 대부분의 환자들에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것입니다.
간암 환자의 간이식술은 크게 3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첫째, 모든 간암 및 간암이 발생할 수 있는 이형 결절 등을 확실하게 제거하는 것은 물론 종양 재발의 근간이 되는 환자의 병든 간을 모두 절제할 수 있습니다.
둘째, 이식 후 간의 기능이 정상화돼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셋째,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간경변증 및 간세포암의 원인인 B형 간염도 약 90% 치료할 수 있습니다.
간암 환자가 이식을 받아야 하는 일반적인 적응증은 다음과 같습니다. 동반된 간경변으로 인해 간 기능이 좋지 않아 간절제술을 받을수 없으며, 다른 국소 요법으로도 효과적으로 치료되지 않을 경우입니다.
최근에는 간이식이 보편화되면서 간 기능이 나쁘지 않아도 간암 환자가 젊으면 재발 가능성, 삶의 질 등을 고려해서 조기에 생체 간이식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공여자를 찾아야 하는 문제와 경제적인 문제로 이식이 쉬운 것은 아닙니다.
박민수 교수는 "암이 너무 많이 진행된 경우, 암세포가 간내 혈관을 침습한 경우, 간 이외의 장기에 전이가 있는 경우는 간이식 후 재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때문에 간이식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습니다.
간암의 치료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반면 어느 것도 확실하고, 쉬운 방법이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간암의 개수, 크기 및 위치, 간 기능의 상태, 환자 연령 등 다양한 사항을 모두 고려해서 최선의 치료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간암을 진단 받으면 반드시 전문가를 찾아서 상담하고, 치료 방법을 따라야 완치율과 생존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박민수 교수는 "간암은 재발율이 높아서 수술 후에도 영상 및 혈액 검사를 통한 정기적인 추적 검사가 필요하다"며 "균형 잡힌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수술 후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