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때 왼쪽과 오른쪽 귀에 각각 다른 주파수의 소리를 들려주면 불면증을 개선해서 수면의 질이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양쪽 귀의 주파수 차이가 수면을 돕는 뇌파 생성을 돕기 때문인데, 잠들기까지 시간을 50% 이상 단축하는 등 전체적인 수면 효율성이 높아졌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이우진 교수와 고대 전자·정보공학과 황한정 교수 연구팀(이화아니 충북대학교 연구원)은 양쪽 귀에 다른 주파수를 보내서 특정 뇌파 형성을 유도하는 ‘동적 바이노럴 비트’ 기술을 적용,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수면연구학회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Sleep’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팀은 가정에서 지속적으로 불면증을 개선할 수 있는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특정 뇌파를 유발하는 ‘바이노럴 비트’ 기술에 주목했다.
바이노럴 비트는 인공적으로 뇌파를 만들어 내는 기술이다. 양쪽 귀에 서로 다른 주파수 소리를 보내면 뇌에서 두 가지 주파수 차이만큼의 파동을 인식하는 원리를 이용한다.
예를 들어 한쪽 귀에 300Hz, 다른 쪽에 310Hz의 소리를 들려주면 10Hz의 뇌파가 생성되는 식이다. 특히 연구팀은 이 같은 주파수 차이가 지속적으로 변하는 ‘동적 바이노럴 비트’를 적용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불면증을 얼마나 개선하고, 수면의 질을 어느 정도 높이는지 객관적인 검증에 들어갔다. 연구에는 교차 설계 무작위 배정 및 수면다원검사, 생체지표분석 등의 방법을 적용했다.
※ 불면증 의심 증상(힐팁 DB)
-15분 내에 잠들지 못한다
-잠잘 시간이 다가올수록 불안감을 느낀다
-밤에 잠들기 힘든 기간이 3주 이상 됐다
-잠이 들어도 자주 깬다
-기상 시간보다 일찍 깨서 수면이 부족하다
연구 참여자들에게 동적 바이노럴 비트를 들으며 잠들 게 한 결과, 불을 끄고 난 후 잠이 들기까지의 시간인 수면 잠복기가 51%나 단축해서 불면증 치료법으로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전체 수면 효율은 3.8% 증가했고, 교감신경계 활성도 지표인 심박변이가 저주파 영역에서 약 25%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교감신경계 활성화는 불면증을 유발하는 주요 기전으로, 이 지표가 감소한 것은 잠들기 좋은 안정적인 신체 상태가 유도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윤창호 교수는 “불면증 환자들은 주로 쉽게 잠들지 못하는 입면의 어려움을 겪는다”며 “동적 바이노럴 비트는 특별한 불편감이나 번거로움 없이 일상에서 불면증을 크게 개선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수면장애 치료법으로서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황한정 교수는 “동적 바이노럴 비트의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주파수, 음량, 제공 시점 및 시간 등을 사용자에게 맞춤형으로 최적화하는 것이 향후 과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