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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생각하는 좋은 죽음 “가족에게 부담 없어야”
한국인이 생각하는 좋은 죽음 “가족에게 부담 없어야”
호스피스의 날 맞아 국민조사‧‧‧점차 개인 중심적으로 변화 중
  • 황운하 기자
  • 승인 2018.10.10 11: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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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생각하는 ‘좋은 죽음’은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죽음’인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영국 등 서양인들이 좋은 죽음의 요건으로 개인을 중시하는 분위기와 차이를 보인다.

한국인의 좋은 죽음에 대한 인식이 아직 가족 중심적이긴 하지만 10여 년 전과 비교했을 땐 점차 개인 중심으로 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의대 윤영호 교수팀은 2016년 환자와 그 가족, 의사와 일반인 각각 약 1000명 씩, 총 4176명을 대상으로 ‘좋은 죽음’ 10가지를 설문 조사해 그 결과를 10일 공개했다. 이 연구는 국제학회지 ‘종양지지치료(Supportive Care in Cancer)’ 10월호에 게재됐다.

10월 13일은 2017년부터 법정기념일로 정해진 ‘호스피스의 날’이자 ‘세계호스피스·완화의료의 날’이다. 윤 교수팀은 이 같은 날을 기념해 우리 국민이 생각하는 좋은 죽음이란 어떤 것인지 조사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일반인의 ‘좋은 죽음’에 대한 태도의 2004년과 2016년 비교>

윤 교수팀의 조사 결과 환자와 일반인은 '가족에게 부담주지 않는 것'을 좋은 죽음의 첫 번째 요소로 꼽았다. 환자의 가족들도 '가족이나 의미 있는 사람이 함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해 가족 중심적 사고방식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특히 가족에 대한 부담감, 가족 존재 여부, 주변정리 등 세 가지 요소가 의사를 제외한 그룹 3분의 2 이상에서 가장 중요한 좋은 죽음의 요건이었다. 의사들은 ‘지금까지 삶이 의미있게 생각되는 것’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이와 관련 외국에서도 비슷한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미국은 좋은 죽음으로 ‘통증으로부터 해방’, '영적인 안녕상태'를 중요시 했다.

일본은 ‘신체적‧정신적 편안함’, ‘희망하는 곳에서 임종’을 우선순위로 꼽았다. 영국은 ‘익숙한 환경에서’, ‘존엄과 존경을 유지한 채’, ‘가족‧친구와 함께’, ‘고통 없이 죽어 가는 것’ 등 네 가지를 좋은 죽음으로 정의했다.

<한국‧미국‧영국‧일본의 ‘좋은 죽음’에 대한 태도 비교>

이번 연구 결과는 죽음에 대한 가치가 문화적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서구에서는 '고통으로부터의 자유'가 우선순위인 반면 한국은 가족을 중요시한다.

2004년 같은 주제로 진행한 국내 조사에서도 한국인은 '가족에게 부담주지 않는 것', '가족이나 의미 있는 사람이 함께 있는 것' 등 죽음에 있어서 가족 관계 중요성이 강했다. 하지만 2016년 조사에선 ‘주변 정리’, ‘통증 완화’, ‘의미 있는 삶’ 등 서구처럼 개인을 우선시 하는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서울의대 윤영호 교수는 “환자가 임종 시 가족의 부담을 줄이고, 주변을 정리하며 의미 있는 삶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실질적이고 구체적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연구 결과의 의미를 설명했다.

윤 교수는 이어 “한국인의 좋은 죽음에 대한 개념이 차츰 서구처럼 개인을 중시하는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며 “정부, 언론, 시민사회와 학자들은 이러한 의식변화를 인지하고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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