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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야 아프니? 나도 많이 아프다... 흡연이 위궤양‧위암 부르는 이유
폐야 아프니? 나도 많이 아프다... 흡연이 위궤양‧위암 부르는 이유
  • 오하늘 기자
  • 승인 2023.03.27 1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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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은 폐암의 주요 위험 인자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흡연이 신체에 미치는 악영향은 우리 몸 구석구석 해당하지 않는 곳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음식을 소화시키는 기관인 ‘위’ 역시 예외일 순 없습니다. 흡연자들은 담배 연기를 마시기만 하고 먹지는 않아서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언가를 꼭 삼키지 않아도 위 점막에 손상을 입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흡연에 따른 담배 위해 성분들은 위 점막을 손상시켜서 위궤양을 비롯해 주변 소화기관에 다양한 건강 문제를 부릅니다. 특히 국내 암 발병 4위인 위암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금연을 실천해야 합니다. 

흡연이 위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이유와 심각성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담배, 위산 자극해 소화기계 문제 이어져 

담배를 직접 피우거나 간접흡연으로 노출되면 위산의 생산이 촉진됩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담배의 중독 성분이면서 독성이 강하지 않다고 알려진 니코틴도 위산 분비를 촉진한다는 것입니다. 

강북삼성병원 서울건진센터 정주영 교수는 "이전 연구에 따르면 흡연량에 따라 위산의 농도가 강해질 뿐만 아니라 흡연 없이 니코틴만 정맥 주사해도 위산 분비를 자극할 수 있습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기는 소화 기관은 위장만이 아닙니다. 십이지장에서 위산을 중화시키는 췌장의 능력도 감소시킵니다. 결국 십이지장도 위산에 많이 노출돼 십이지장 궤양이 잘 생깁니다. 

넘치는 위산은 십이지장으로만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식도로도 역류해,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위장관 운동까지 방해해서 담즙이 위까지 역류하기도 합니다.

▶헬리코박터균 감염 위험↑ 위궤양 개선 힘들어 

위산 자극은 담배가 위에 끼치는 해로운 영향 중 일부일 뿐입니다. 담배에 들어 있는 여러 가지 독성 물질과 여기서 생성되는 자유 라디컬(free radical)들은 위 점막 손상과 세포의 자발적 죽음인 세포자연사(apoptosis)를 촉진합니다. 

동시에 점막의 면역 방어 기전을 저해하고, 혈액 공급을 줄여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쉽게 침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듭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까지 감염되면 앞서 말한 흡연의 점막 손상 기전과 함께 더 심각한 위 점막 손상 및 만성 염증을 유발합니다. 

정주영 교수는 "따라서 흡연자는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이 잘 생길 수밖에 없다"며 "또 이미 궤양이 생긴 경우에도 담배를 끊지 않는 이상 쉽게 개선되지 않거나 계속 재발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강조했습니다.

궤양의 또 다른 주요 인자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약물 치료를 통해 없앨 수 있지만, 흡연의 해로운 효과는 담배를 끊지 않는 이상 계속 유지됩니다. 담배 중독은 질병이고, 치료는 금연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금연해야 하는 진짜 이유, ‘위암’ 위험 2.5배↑

수많은 발암 물질을 가진 담배는 위암 위험도 증가시킵니다. 물론 담배 연기의 영향권에 더 가까운 구강암‧식도암의 연관성이 훨씬 높지만, 현재 담배를 피우는 사람의 위험도는 한 번도 담배를 피우지 않은 사람이나 금연한 사람보다 1.5~2.5배 높습니다. 

흡연과 위암의 연관성을 성별로 보면 여성보다 남성에서 높게 나타납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국내 흡연자 상당수가 남성이고 여전히 흡연율이 낮지 않다는 점을 생각하면 주목해야 할 특징입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위암에서 니코틴의 역할입니다. 과거에는 니코틴이 중독 증상만 유발한다고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위산 분비는 물론 악성 종양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정주영 교수는 "니코틴이 위암과 다른 소화기계 암의 발생과 성장을 돕는다는 것"이라며 "다른 유해 물질이 없고 니코틴만 들어 있는 전자 담배나 금연 보조제라도 끊거나 가능한 짧게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담배의 유해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담배의 해로운 결과는 바로 찾아오지 않고, 니코틴 중독 효과는 즉시 나타나기 때문에 담배를 끊기 쉽지 않습니다. 

의사들이 담배의 유해성을 계속 강조하며, 금연을 유도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특히 흡연자들은 폐 등 호흡기 검사뿐만 아니라 위 등 소화기 검진도 챙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Doctor's Pick!

흡연이 위에 해로운데도 불구하고 식사 후 습관적으로 흡연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위에 건강 이상이 바로 나타나지 않아도 문제가 서서히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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