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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도 ‘BRCA 검사’ 필요한 이유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도 ‘BRCA 검사’ 필요한 이유
  • 최수아 기자
  • 승인 2023.03.06 12: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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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은 국내 사망 원인 1위 자리에서 계속 내려오고 있지 않습니다. 암 종류를 성별로 보면 남성은 ’폐암‘, 여성은 ’유방암‘이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 

2020년 국가암등록 통계에 따르면 여성 암발생률 1위인 유방암은 1년 동안 2만4923명의 새로운 환자가 생겼습니다. 

다행인 것은 유방암 5년 생존율이 약 94%로서 갑상선암 다음으로 높고, 조기에 발견하면 생존율이 약 98%까지도 증가합니다.

하지만 일부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게는 진단과 치료 기회를 놓칠 수 있는 사각지대가 있습니다. 

최근 관련 연구를 진행해서 주목 받은 가천대 길병원 종양내과 안희경 교수의 자문을 받아,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게 ‘BRCA 검사’가 필요한 이유와 여기에 적용하는 ‘NGS(차세대 염기서열분석)’ 기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검사‧치료 사각지대

전이성 유방암 환자 상당수가 ‘gBRCA(germline BRACA)’ 변이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전자 검사를 받지 못해서 우수한 치료 효과를 가진 표적항암제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가천대 길병원 혈액내과 안희경 교수,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박연희 교수팀이 국내 22개 의료기관의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혈액 분석을 통해 gBRCA 변이 유무를 검사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습니다.

이와 관련 gBRCA 변이 암환자는 PARP 억제제를 통해 효과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습니다. gBRCA 유전자 변이는 유방암, 난소암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유전자입니다.

gBRCA1 유전자 변이를 가질 경우 70세까지 유방암 발병 확률은 70%, gBRCA2 유전자 변이는 45%까지 높아집니다.

이번 연구는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 gBRCA1‧2 변이 비율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2019년 10월부터 2022년 3월까지 국내 22개 기관에서 모집한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 570명을 대상으로 유전자를 확인했습니다.

gBRCA 변이 여부는 혈액을 ‘NGS(Next Generation Sequencing, 차세대 염기서열분석)’ 방식으로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총 570명 환자 중 42명(7.4%)에서 gBRCA1‧2 변이가 발견됐습니다. 특히 42명 중 국내 gBRCA 검사 급여 기준에 해당되지 않는 환자들은 19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세부적으로는 삼중음성유방암 2명, HR 양성/HER2 음성 유방암 17명이었습니다.

가천대 길병원 종양내과 안희경 교수는 “저위험군 환자에서 gBRCA 검사의 보험급여는 불가능하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현재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 중에서 gBRCA 표적치료제 효과를 누릴 수 있는 환자 일부가 검사 급여 대상에서 제외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연구결과는 유전자 검사를 전체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로까지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12월 ‘미국 샌안토니오 유방암 심포지엄 연례학술대회(SABCS 2022)’에서 ‘국내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의 gBRCA1/2 변이 유병률을 확인한 연구 결과’라는 포스터로 발표돼 호평을 받았습니다.

▶길병원, 국내 의료기관 중 2번째로 ‘한국형 NGS’ 기술 개발

가천대 길병원은 국내 의료기관 중 두 번째로 한국인의 의료 환경에 맞는 ‘NGS(차세대 염기서열분석)’ 기반 고형암 유전자패널 검사를 개발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NGS는 30억 쌍의 염기로 이뤄진 인간 유전자 정보 전체를 빠르게 읽고 분석하는 기술입니다. 한 번의 검사로 질병과 관련된 유전자 정보를 대량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보통 암세포나 혈액을 활용해 암의 진단‧치료‧경과에 관련된 유전자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종양내과 안희경 교수는 “같은 암이라도 상이한 유전자 변이 형태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맞춤형 치료를 제공할 수 있어서 환자 개개인에게 선별적인 치료가 가능하다”며 “또 개인의 질병 발생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어 맞춤형 질병 예방 효과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가천대 길병원은 2018년 NGS기반 암 유전자패널 검사를 자체 개발함에 따라 외부 시퀀싱 기관에 수탁 운영하던 것보다 훨씬 빠르고 안정적이며, 효과적인 유전자 검사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기존 외부 기관에 수탁 운영할 시 환자의 유전자 정보 중 일부만 제공받던 것에 비해 자체 검사를 통해서 환자 유전자 정보 전체를 의료진이 확보‧분석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아울러 검사를 위해 암세포나 혈액을 별도로 외부에 운송하는 과정 없이 원내에서 분석을 진행, 유전자 분석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비용 문제로 NGS 검사를 받지 못하는 환자들을 위해 최근 병원에 검사비를 기부한 안희경 교수는 “NGS는 암환자의 유전자형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맞춤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검사 방법”이라며 “새로운 항암제들이 많이 개발되는 가운데 보다 많은 환자들이 NGS를 통해 치료 기회를 얻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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