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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없는 ‘C형 간염 바이러스’ 증식 억제법 밝혀
백신 없는 ‘C형 간염 바이러스’ 증식 억제법 밝혀
핵심 역할하는 miR-122 조절 매커니즘‧‧‧신약 개발도 기대
  • 최수아 기자
  • 승인 2023.01.05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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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123RF.com]
[출처 : 123RF.com]

국내 연구진들이 예방 백신이 없고 간암으로 악화할 가능성도 높은 ‘C형 간염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았다.

C형 간염 바이러스 증식 메커니즘 규명과 관련된 이번 연구는 2020년 C형 간염 바이러스 발견이 노벨상을 수상한 바가 있는 만큼 큰 성과며, 마이크로RNA(miRNA)와도 관련된 연구여서 주목할 만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항바이러스 신약 후보 물질로 ‘리고세르팁’을 발굴해서 C형 간염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할 수 있는 길도 확인했다.

이 같은 연구 성과로 C형 간염 바이러스의 새로운 치료법 및 치료제 개발의 물꼬가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립암센터 김종헌 교수(암분자생물학연구과 수석연구원), 서유나 연구원(암분자생물학연구과), 박종배 교수(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산학협력단장),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조성찬 교수(책임연구원) 공동 연구팀은 C형 간염의 바이러스 증식 핵심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게재됐다.

▶간암 악화 가능성 높은 C형 간염

C형 간염 바이러스는 아직 예방 백신을 개발하지 못해서 예방이 불가능하다. C형 간염은 주로 혈액을 통해 감염되며, 세계적으로 1억 명 이상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C형 간염이 만성 간염으로 이어지면 간경화‧간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아서 예방 활동과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국립암센터의 이번 연구 결과는 코로나19 예방 백신으로 널리 알려진 mRNA가 아닌, 마이크로RNA와 관련된 연구다.

보통 21~23개 서열의 작은 RNA 조각인 마이크로RNA는 기존 RNA와는 기능이 크게 다르고, mRNA 등과 결합해서 주로 단백질 발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유전자 발현 억제가 주요 기능인 것이다.

하지만 간에만 발현하는 마이크로RNA인 ‘마이크로RNA-122(miR-122)’는 기능이 좀 다르다. miR-122는 간에서만 발현되는 22개 서열의 마이크로RNA로서 C형 간염 바이러스 RNA의 5′(5프라임) 끝 부분에 결합해, 바이러스 RNA를 안정화시키고 단백질 발현을 증폭시켜서 바이러스 증식에 도움을 준다.

C형 간염 바이러스는 인간의 간에 존재하는 miR-122를 바이러스 증식에 매우 교묘하게 이용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바이러스 증식에 매우 핵심적인 miR-122를 조절하는 상위 신호전달 PLK1(폴로 유사 단백질 인산화효소 1)-ELAVL1/HuR(인간 항원 R) 메커니즘을 정교하게 밝혔다.

이 신호전달 메커니즘을 규명함으로써 신호전달 과정을 조절하는 항바이러스 신약 후보 물질인 ‘리고세르팁’도 발굴했다.

‘리고세르팁’은 세포 내 PLK1의 인산화 효소 기능을 억제하고, 최종적으로 PLK1 하위 신호전달과정(ELAVL1/HuR-miR-122)을 저해해서 C형 간염 바이러스 증식을 막는다.

연구팀은 신약 후보 물질인 ‘리고세르팁’의 항바이러스 효능을 간암 세포주·동물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발굴된 C형 간염 바이러스 신약 후보 물질 ‘리고세르팁’은 현재 항암제 후보로서 임상 3상 평가 중이다.

김종헌 교수는 “miR-122와 관련해 발굴한 신약 후보 물질인 리고세르팁이 향후 간암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C형 간염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새로운 방식의 치료제 후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리고세르팁은 기존에 길리어드 사이언스사에서 개발한 블록버스터 신약 ‘소포스부비어’의 아킬레스건인 RNA 바이러스 변이 저항성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miR-122 조절 상위 신호전달 메커니즘.
miR-122 조절 상위 신호전달 메커니즘.

[기사 이해 돕는 용어설명]

▶C형 간염 바이러스(hepatitis C virus) : 마이크로RNA-122 의존적으로 증식하는 단일가닥 양극성(single-stranded positive-sense) RNA 간암 바이러스다. 혈액을 통해 감염되고, 만성 간염은 간암으로 악화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아직까지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다.

▶마이크로RNA-122(miR-122) : 간에서만 발현되는 22개 서열의 작은 RNA 조각이다. 일반적으로 마이크로RNA는 세포 내에서 특정 전령 RNA(messenger RNA‧mRNA)의 3프라임 비번역서열(3′UTR)에 결합해서 번역과정을 막는다. 이와 달리 miR-122는 C형 간염 바이러스 RNA의 5프라임 비번역서열(5′UTR) 끝에 결합해서 바이러스 증식을 촉진한다.

▶ELAVL1/HuR(embryonic lethal-abnormal vision like 1/human antigen R) : 세포 내 중요 리보핵산 결합단백질(RNA-binding protein)로서 다양한 전사 후 조절 과정에 관여한다.

▶PLK1(폴로 유사 단백질 인산화효소 1‧polo-like kinase 1) : 세포주기에 관여하는 다양한 단백질의 인산화에 관여하며, 종양 유전자로 잘 알려져 있고, 항암제 표적으로 연구가 진행중이다.

▶리고세르팁(rigosertib) : 온코노바 테라퓨틱스(Onconova Therapeutics)에서 항암 임상 3상 평가 중인 신약 후보 물질이다. PLK1의 특이적 저해제로 알려져 있다.

▶소포스부비어(sofosbuvir, 상표명 Sovaldi) : 길리어드 사이언스사(Gilead Sciences)에서 개발한 C형 간염 바이러스 치료제다. C형 간염 바이러스의 복제효소인 NS5B의 활성을 특이적으로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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