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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골든 라이프] 노인요양시설의 변신은 무죄!
[두근두근 골든 라이프] 노인요양시설의 변신은 무죄!
제품 제작해 납품하고, 지역주민 초청 음식 파티도
  • 고종관 기자
  • 승인 2022.12.28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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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요양시설의 변신은 무죄!
제품 제작해 납품하고, 지역주민 초청 음식 파티도

교토시 니시인 노인복지시설의 카와모토 아유미 소장(사진: 우쿄팬클럽네트워크 사이트에서 캡처)

그동안 시설과 서비스의 개선이 이뤄졌다고 해도 여전히 입소가 꺼려지는 곳이 노인요양시설이다. 심지어 가정에서 케어할 수 없어 마지못해 보내는 현대판 ‘고려장’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생각을 바꾸면 노인요양시설도 의욕적이며 활기찬 생활공간이 될 수 있다. 

​이를 실현한 고령자 복지시설이 ‘니시인(西安)’이다. 니시인은 일본 교토시 우쿄구(右京區)에 있는 노인요양시설이다. 이곳 역시 입원부터 데이케어까지 고령자와 치매환자를 돌보는 것은 다른 요양시설과 다르지 않다. 말하자면 5만8000여 명에 달하는 우쿄구의 고령자들이 이들 잠재고객인 셈이다. 

​하지만 니시인의 노인들은 하릴 없이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 어떤 할머니는 수를 놓고, 어떤 할아버지는 나무를 곱게 다듬는 일을 한다. 일은 더디지만 꼼꼼한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2018년 이곳 카와모토 아유미(河本歩美) 소장은 그동안 자신이 꿈꿔왔던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 요양시설의 어르신들로 하여금 실제 팔릴 수 있는 제품을 제작해 보자는 것이다. 

‘sitte’라는 제품 브랜드도 만들었다. 여기에는 ‘알게 해 주세요’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치매나 고령자라도 일할 수 있고, 남들처럼 하루하루 즐기고 싶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는 뜻이다.

노인들이 만든 도마(오른쪽)와 물건이 팔리는 매장 전경.(사진: 고령자복지시설 시안 사이트)

제품은 도마, 그라땅 접시, 누비이불 등이다. 장인의 수준은 안돼도 느긋하게 반복되는 작업이 고령자는 물론 치매환자도 무난히 할 수 있는 일이다.

제품은 교토의 라이프스타일 샵인 ‘mumokuteki’에 납품된다. 패션 브랜드나 유기농식품, 고급 잡화를 취급해 고급 손님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팔린 물건에 대한 보상은 상품권으로 제공된다. 

​아유미 소장이 이렇게 발상의 전환을 하게 된 것은 요양시설을 ‘닫힌 공간’이 아닌 고령자의 사회참여라는 ‘열린 공간’으로 바꿔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노인복지시설을 단순히 죽음을 맞이하는, 사회로부터 단절・고립된 시설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할아버지에게 종이접기를 배우는 어린이(사진: 노인홈 검색사이트 ‘みんなの 介護’)

소장의 생각은 여기서 머물지 않고 지역사회의 참여를 유도했다. 민간기업과 손을 잡거나 구청의 수요를 끌어내고, 지역 고등학생의 머리도 빌렸다. 목재 전문회사와 제휴해 목공예품 소재를 지역에서 조달토록 하고, 구청의 기획판촉물 수주를 따는가 하면 고등학생을 통해 노인들이 작업하는 모습을 원격으로 볼 수 있도록 하는 시설도 갖췄다.

​이 뿐이 아니다. 그는 매월 지역주민을 초청해 음식을 함께 나누는 이벤트를 개최하고 있다. 이벤트 제목은 ‘어서 오세요, 식당’. 인근에 사는 어린이부터 노인, 주부까지 100여명을 초청해 마치 축제를 하듯 음식을 제공한다.

최근에는 카레나 튀김, 만두, 베이비 카스텔라 등 회수를 거듭할수록 음식도 다양해지고 있다.또 책을 읽어주거나 종이접기 등 자원봉사자들도 참가해 노인들과 어울린다.

할머니가 한땀한땀 누비이불을 만들고 있다(사진: 노인홈 검색사이트 ‘みんなの 介護’)

노인복지시설을 각종 모임과 쉼터로 만든 것은 고령자와 지역사회의 보이지 않는 장벽을 없애기 위한 것이다. 아이들에게는 노화를 이해시키고, 젊은이들에겐 치매와 노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도록 하는데 의의가 있다.

​그는 최근 모기업으로부터 또다른 일감을 받아 고무돼 있다. 봉투에 ‘수신자 인명’을 붙이는 일로 현재 1개 사업부서 분량만 받았지만 업무성과가 인정되면 회사 전체 일을 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카와모토 소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고령자의 능력을 인정하는 기업이 증가하면 그만큼 이상사회를 만들기가 수월해질 것”이라며 “이곳에서 진행하는 고령자의 사회참여 방식이 다른 곳으로도 계속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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