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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골든 라이프] 맞춤형 영양제 시장 개막 ③
[두근두근 골든 라이프] 맞춤형 영양제 시장 개막 ③
날개 단 해외 영양제 시장 어디까지
  • 고종관 기자
  • 승인 2022.12.19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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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유전자 정보도 사고팔아 

유전자분석 키트(Baze 홈페이지에서 캡처)

 

이번에는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보자. 영양유전체 기반의 영양제 사업은 우리가 걸음마 단계라면 서구에선 날고 있다는 표현이 실감 난다. 우선 미국의 경우 유전자검사가 보편화돼 있다.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받은 이용자는 인구의 10%인 3000만 명을 넘어섰다. 

유전자검사 시장을 이끌고 있는 회사는 2006년 설립한 23앤미(23andMe)다. 구글의 출자를 이끌어낸 이 회사는 유전자 분석서비스인 B2C 비즈니스 모델과 제약기업의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B2B 모델을 모두 갖추고 있다.

개인의 유전자 정보를 제약회사 연구에 이용하도록 허락한 고객이 전체 등록한 500만 명의 80%에 달해 신약개발을 통한 막대한 수입 창출이 기대된다. 실제 2018년 글로벌 제약회사인 GSK(GlaxoSmithKline)가 연구개발 제휴를 위해 이 회사에 300만 달러(약 33억 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2017년 창업한 게놈링크(Genomelink)는 후발주자지만 ‘게놈 통합형서비스 플랫폼’을 만들어 차별화한다. 플랫폼을 통해 개인은 싼 가격에 자신의 유전자를 취득하고, 필요하면 언제든지 꺼내 사용할 수 있다.

기존의 DTC 회사처럼 유전자의 소유권을 회사가 아닌 개인이 갖도록 발상의 전환을 한 것이다. ‘모든 사람이 유전자를 가지고 다니는 새로운 세상’이 목표인 이 회사는 유전자를 이용한 결제시스템까지 구축했다.

네블라 지노믹스(Nebula Genomics)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자신의 유전자를 사고 팔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 하버드대학 유전학 교수가 만든 이 회사의 본업은 유전자 분석이 아니라 매매・유통회사인 셈이다. 

검사항목도 우리보다 월등이 많다. 지놈링크는 장수 유전자는 물론 폐기능, 직업피로도, 뇌의 해마 볼륨, 수학능력, 지능의 특성 등 다양한 검사결과를 보여준다. 23앤미나 크리스트리(Christry), 마이헤르티지(My Heritage) 같은 회사들 역시 무려 125개 이상 항목의 유전자 결과를 서비스하고 있다. 

▶뉴트리지노믹스 시장 지난해 9조6000억 규모

이밖에도 진플라자(GenePlaza), 헤릭스(Helix), 시퀀싱닷컴(Sequencing.com)는 유전자 앱스토어를 운영하고 있어 소비자는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유전자 검사 상품을 입맛대로 구입할 수 있다. 

이처럼 유전체 검사회사들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결국 이들 회사의 헤게모니 다툼이 개인맞춤형 영양제사업이 클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글로벌 게노믹스 시장규모는 134억 달러(약 15조7000억 원)로 평가됐다. 이 시장은 매년 11%씩 성장해 2026년에는 278억 달러에 이를 것이란 예상이다.

​DTC 기업들이 견인하고 있는 글로벌 뉴트리지노믹스 시장 역시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82억 달러(약 9조6000억 원)를 기록했는데, 이 수치는 미국 전체 영양제 시장규모인 300억 달러(약 35조 원)의 27% 수준이다. 성장성이 앞으로도 무궁무진하다는 의미도 된다.

시장조사기관인 ‘리서치앤마켓’은 맞춤형 영양제 시장이 매년 평균 15%씩 커져 2025년에 16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맞춤형 영양제 시장은 특히 당뇨병과 비만, 항노화, 만성질환자들을 겨냥하고 있다. 각국마다 인구의 고령화가 가속화하고, 비만과 당뇨병 인구 또한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시장 역시 국내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식품회사와 스타트업의 치열한 경쟁구도를 보인다. 네슬레 헬스 사이언스(Nestle Health science)나 다농(Danone)같은 회사가 전자라면 제노바 다이그노스틱(Genova Diagnostics), 해빗(Habit), 뉴트리오(Nutrio), 패스웨이 지노믹스(Pathway genomics), 메타제닉스(Metagenics), 지노믹스 뉴트리션(Genomix Nutrition), 뉴트리지노믹스(Nutrigenomix)등은 후자에 속한다. 

상품 구성은 대체로 비슷하다. 구매고객의 유전자를 채취・분석해 필요한 영양소를 서비스한다. 다만 비만・운동・영양・피부・디톡스 등 소비자 니즈에 따른 상품구성에 차별성을 두고 있다. 가격도 턱없이 비싸지 않다. 대체로 199달러에서 300달러를 넘지 않는다.

집에서 혈액을 채취하는 모습. (Baze 홈페이지에서 캡처)

최근엔 혈액으로 영양소를 분석해 서비스하는 회사도 등장했다. 혈액은 현재의 영양상태를 가장 정확히 들여다보는 지표일 수 있다. 미국 보스톤 소재의 스타트업 ‘베이즈(Baze)’는 혈액검사 결과를 기반으로 비타민 패키지를 제공하는 구독 플랫폼으로 지난해 600만 달러의 투자를 성사시켰다. 흥미로운 것은 회사에서 보내준 혈액키트를 이용해 가정에서 피를 뽑아 회송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선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지만 미국 FDA(식품의약국)는 올 1월 이 가정용 혈액키트 사용을 승인했다. 영양유전체를 이용한 환자관리는 보수적인 의료기관에서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미국 병원평가에서 항상 상위권에 랭크되는 클리블랜드 클리닉은 몇 년 전부터 환자에게 유전자 검사를 권하고, 맞춤식 영양지도를 하고 있다. 일례로 체중감량이 필요한 환자에게 운동 유형을 바꿔주고, 식단에서 지방과 단백질의 비율을 새로 구성해 주는가 하면 비타민과 미네랄 보충을 권장한다.

방향은 맞지만 아직은 시기상조?

영양제 시장이 DNA유전자 검사를 내세워 맞춤형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가정마다 먹다 남은 영양제통이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것만 봐도 그렇다. 비싼 값을 치르고 샀지만 효과도 의문이다. 

그렇다고 영양유전체학이 인간의 영양 문제를 일거에 해결해 줄 수 있을까. 과학적 근거를 내세우고는 있지만 전문가들은 지나친 상업화는 이르다고 말한다. 사람마다 차이를 보여주는 개별성이 단지 유전자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2018년 영국 런던 킹스칼리지와 하버드의대 연구팀은 흥미로운 연구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일란성 쌍둥이 700명과 그렇지 않은 400명을 대상으로 식사 후 혈당과 지질의 변화를 측정했다. 어떤 식단이 당뇨병이나 심장질환을 예방하는데 가장 효과적인지를 밝혀내기 위한 연구였다. 

이 예비 연구결과는 1년 뒤 미국영양학회에서 발표됐다.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유전적으로 일치하는 일란성 쌍둥이의 식사반응, 즉 인슐린과 중성지방 유사반응이 3분의 1도 채 안되게 나타난 것이다.

오히려 수면습관이나 운동, 스트레스, 장내 미생물 같은 다른 요소들에 대한 개별반응이 더 큰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것이 반드시 유전자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과학잡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글을 기고한 영양학자 모니카 리나이젤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유전자를 바꿀 수 없다. 하지만 수면과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운동을 통해 생활습관을 개선해 얼마든지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심지어 건강한 식단을 통해 장내 미생물도 변화를 줄 수 있다. 개인 맞춤형 영양제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지만 나는 DNA검사가 건강을 위한 가장 유용한 접근법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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