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통의학인 한의학은 이미 생활 속에 깊이 들어와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 한의학이 필요하고, 어떻게 도움을 받아야 건강관리에 좋은지 잘 모르는 경우가 아직도 많습니다.
한의학 효과를 제대로 누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한의학 궁금증 풀이’를 연재합니다.
한의학의 주요 치료법에는 탕약‧환약 등 한약을 비롯해서 침‧뜸‧지압이 있습니다. 특정 질환이나 증상이 있을 때 관련된 혈자리에 이 같은 치료법을 적용하면 증상이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전신에서 침‧뜸‧지압을 시행하는 주요 혈자리는 어디며, 이곳에 치료를 진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때 침‧뜸‧지압을 적용하는 주요 혈자리와 특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다양한 증상에 기본적으로 적용하는 ‘사관혈’
‘사관혈’은 신체의 기혈과 경락을 소통해주는 네 개의 관문을 말합니다. 전신의 막힌 곳을 통하게 해서 기혈이 원활하게 흐를 수 있도록 합니다. 한의학적 치료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사용되는 혈자리들이기도 합니다.
사관혈은 ‘합곡’과 ‘태충’으로 이루어집니다. 합곡은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 사이의 오목한 부분입니다. 소화가 안 되거나, 멀미를 할 때, 답답할 때 흔하게 눌러주는 자리입니다.
두통‧치통‧신경통 등 다양한 통증을 감소시키고 △소화불량 △설사 △변비 △구토 등 소화기 증상도 완화시켜줍니다.
합곡혈 주변에 침을 놓았을 때 두뇌의 DMN(default mode network)이 활성화됩니다. 이 부위는 사람이 인지활동을 하지 않을 때, 즉 긴장을 하지 않고 이완된 상태에서 활성화되는 부위입니다.
이 같은 기전으로 소화기능 증진과 진통 효과에 대한 다수의 논문이 보고돼, 침 치료에서 다양한 혈위와 배합해서 사용하는 기본적인 혈자리입니다.
‘태충’은 엄지발가락과 검지발가락 발등뼈 사이의 부분입니다. 한의학적으로 ‘간화’를 내려주는 효능이 있습니다. 간화는 쉽게 말해서 스트레스와 유사합니다. 과도한 스트레스나 화에 따른 △두통 △수면장애 △눈이 화끈한 증상 △충혈 등이 나타날 경우 효과가 있습니다.
합곡과 태충은 가장 기본이 되는 혈자리여서 △소화불량 △두통 △스트레스 등 이상증상에서 지압을 해주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사관혈의 ‘합곡 & 태충’ 특징
* 합곡혈
-엄지손가락과 검지손가락 사이의 오목한 부분
-소화가 안 되거나 멀미가 있을 때 흔히 눌러주는 자리
-합곡혈 주변에 침을 놓았을 때 두뇌의 DMN(default mode network) 활성화
-두통‧치통‧신경통 등 다양한 통증 감소
-소화불량, 설사, 변비, 구토 등 소화기 증상 완화
* 태충혈
-엄지발가락과 검지발가락 발등뼈 사이의 부분
-스트레스와 유사한 ‘간화’ 해소에 효과적
-두통, 수면장애, 눈이 화끈한 증상, 충혈 등에 적용
▶체했을 때 자락하는 자리 ‘소상혈 & 은백혈’
체했을 때 흔하게 적용하는 민간요법은 손을 따는 것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렇게 피를 내는 치료법을 ‘자락’이라고 합니다. 소화불량이 있을 때 자락하면 효과가 있는 것이 논문으로 보고된 혈자리들이 있는데, ‘소상혈’과 ‘은백혈’입니다.
‘소상혈’은 엄지손톱 아래 모서리의 연장선과 안쪽 모서리의 연장선이 만나는 곳입니다. 폐경의 혈자리인데, 염증‧코피‧기침‧의식장애 등이 있을 때 적용합니다. 또 한의학에서는 폐와 대장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서 소화기 증상에도 활용합니다.
‘은백혈’은 엄지발톱의 아래 모서리의 연장선과 안쪽 모서리의 연장선이 만나는 곳입니다. 은백은 비경에 속하는 혈자리로 △급성 위염 △위경련 △장염 △소화불량 등 소화기 증상에 많이 적용합니다.
소상혈과 은백혈은 소화불량이 있을 때 자락하면 완화 효과가 있다는 것이 논문으로도 보고된 만큼 효과를 믿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소화불량에서 추가로 자락할 수 있는 자리가 있습니다. 이 혈자리는 ‘상양혈’로, 검지손톱의 아래 모서리의 연장선과 엄지쪽 모서리의 연장선이 만나는 곳입니다. 상양은 대장경에 속하는 혈자리로, 소화불량은 물론 가슴이 답답한 증상에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자락을 할 땐 해당 부위를 깨끗하게 소독하고, 멸균된 일회용 바늘을 사용해서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소상혈 & 은백혈 특징
* 소상혈
-엄지손톱 아래 모서리의 연장선과 안쪽 모서리의 연장선이 만나는 곳
-염증‧코피‧기침‧의식장애 등이 있을 때 적용
-소화기 증상이 있을 때도 활용
* 은백혈
-엄지발톱의 아래 모서리의 연장선과 안쪽 모서리의 연장선이 만나는 곳
-급성 위염, 위경련, 장염, 소화불량 등 소화기 증상에 많이 적용
▶기본적인 뜸자리 ‘중완혈 & 관원혈’
‘중완혈’은 위의 중간 정도에 자리잡고 있어서 중완이라고 부릅니다. 배꼽과 명치를 이은 선의 중간쯤에 위치합니다. 기가 이동하는 경로인 임맥에 속한 혈자리입니다.
중완혈은 위장의 중앙에 있기 때문에 소화기 질환의 중심이 됩니다. 이곳에 뜸을 떠서 따뜻한 기운을 넣어주면 더부룩하게 가스가 차거나 구토‧복통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 도움이 됩니다.
또 위장은 섭취한 음식을 소화해서 영양분을 흡수해, 인체의 에너지원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기 때문에 전신적인 기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이곳에 뜸을 떠 기운을 보강해주면 기혈 생산이 촉진돼 전신적인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됩니다.
※ 중완혈 & 관원혈 특징
* 중완혈
-위의 중간 정도에 자리잡고 있는 혈자리
-배꼽과 명치를 이은 선의 중간쯤에 위치
-위장에 더부룩하게 가스가 차거나 구토‧복통이 있을 때 도움
* 관원혈
-배꼽에서 4~5cm 정도 아래에 위치한 혈자리
-몸이 피곤하고 기운이 처질 때 효과적
-남성은 원기‧정력 부족, 전립선 질환이 있을 때 적용
-여성은 자궁질환, 생리불순, 요실금 등에 적용
관원혈은 배꼽에서 4~5cm 정도 아래에 위치한 혈자리로 흔히 단전이라고 부르는 곳입니다. 이곳은 중완혈과 같이 임맥에 속하는 혈자리이며, 동시에 신장경과 비경‧간경이 만나는 곳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경락이 교차하는 곳인 만큼, 한의학에서는 기가 집중돼 있는 중요한 자리로 여겨집니다. 관원혈에서 ‘관’은 인체의 관문이 된다는 의미이며, ‘원’은 인체의 가장 근원적인 기운을 북돋아주는 중요한 혈자리라는 뜻이서 이름으로도 얼마나 주요하게 여겨지는 지 알 수 있습니다.
몸이 피곤하고 기운이 처질 때 뜸을 뜨면 효과가 있으며, 남자의 원기부족이나 정력부족에 사용하면 좋습니다. 또한 여성의 자궁질환이나 생리불순, 요실금이나 전립선비대증과 같은 비뇨기과 질환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취재 도움 : 영동한의원 안정은 진료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