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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수은’ 중금속 노출, 눈 ‘군날개’ 질환 위험 높여
‘납‧수은’ 중금속 노출, 눈 ‘군날개’ 질환 위험 높여
  • 조승빈 기자
  • 승인 2022.11.23 1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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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대부분의 신체 기관은 피부에 덮여서 보호됩니다. 일부 몇몇 기관만이 공기 중에 노출돼 있는데, 대표적으로 눈이 있습니다. 때문에 눈은 환경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다양한 질환 발생 위험이 높습니다.

특히 눈의 표면인 결막에 섬유조직이 뿌옇게 자라고, 충혈되는 ‘군날개’ 질환은 자외선, 미세먼지 등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나타납니다.

군날개 발생과 미세먼지의 상관관계를 밝혔던 인천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최윤형 교수와 안과 김동현 교수가 이번에는 세계 최초로 중금속 노출이 군날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군날개를 방치하면 시력저하 등 여러 가지 눈 질환을 동반할 수 있어서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합니다. 중금속 등 군날개를 일으키는 원인과 특징, 치료‧관리법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군날개’ 발병에 영향 미치는 원인들 

익상편으로도 부르는 군날개는 눈 결막의 섬유혈관성 조직이 뿌연 날개 모양으로 성장하는 안구질환입니다. 섬유혈관성 조직은 눈의 안쪽 각막의 중심부를 향해 자랍니다. 

군날개 질환을 겪는 사람은 적지 않습니다.  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통계에 따르면 국내 인구의 약 8.8%가 군날개를 갖고 있었습니다. 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군날개로 진료 받는 환자는 매년 약 6만 명에 이릅니다.

군날개 발병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노화 △자외선 노출 △미세먼지 등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 가천대 길병원 안과 김동현 교수와 예방의학과 최윤형 교수는 군날개와 미세먼지의 상관성을 증명한 바 있습니다. 

군날개 주요 증상은 충혈‧자극감 등이며, 섬유혈관성 조직이 안구를 덮어서 미용적인 문제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섬유혈관성 조직이 크게 자라면 안구 움직임에 제한이 생겨서 △난시 △시력저하 △안구건조증 △사시 등 심각한 눈 질환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군날개 초기에는 수술이 필요하지 않고, 인공 눈물 점안 등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상태를 관찰합니다. 하지만 증상이 많이 진행했거나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부분 마취 후 수술을 진행해야 합니다. 

▶‘납‧수은’ 등 중금속도 군날개 발병에 관여 

가천대 길병원 최윤형‧김동현 교수팀은 최근 세계 최초로 납‧수은 등 중금속 노출과 군날개 발생의 연관성을 밝힌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은 지난 3월 환경 분야 국제학술지인 ‘환경 과학 및 오염 연구(Environmental Science and Pollution Research)’에  ‘Environmental exposures to lead, cadmium, and mercury and pterygium in Korean adult’라는 제목으로 게재돼 주목 받았습니다.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최윤형 교수, 안과 김동현 교수팀이 2008~2011년 우리나라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6587명을 분석한 결과 중금속인 납·수은 노출이 군날개 발생과 관련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납(Pb)‧수은(Hg) 같은 중금속은 일상생활 속에서 △흡입(inhalation) △섭취(ingestion) △피부접촉(dermal contact)을 통해서 유입될 수 있습니다. 길병원 최윤형‧김동현 교수팀은 이 같은 중금속이 체내에 산화스트레스를 일으켜서 군날개 발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교수팀은 연구 대상자 6587명의 혈중 중금속 농도를 5분위로 나눠서 군날개 발생 위험을 비교했습니다. 6587명의 평균 연령은 41.14세, 남성은 3264명(56.5%), 여성은 3323명(43.5%)이었습니다. 대상자 중 군날개 질환자는 348명, 비질환자는 6239명이었습니다.

연구결과 혈중 납농도가 높을수록 군날개 위험이 커지는 용량반응관계가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혈중 납농도가 가장 낮은 하위 20%에 해당하는 대상자들에 비해, 혈중 납농도가 가장 높은 상위 20%(5분위)에 해당할 경우 군날개 위험이 2.22배 유의하게 높았습니다. 

아울러 중간 수준의 혈중 수은 농도를 갖는 대상자들(2분위)은 혈중 수은농도가 가장 낮은 대상자들에 비해 군날개 위험이 1.64배 유의하게 증가했습니다.


※ ‘술~술~’ 용어 풀이 

* 활성산소종 : 호흡의 부산물로 생성되며, 세포 내 고분자를 손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세포신호 전달과 항상성 유지 등에 관여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 산화스트레스 : 체내에서 활성산소가 필요한 양을 넘어 과도하게 축적돼 산화 균형이 무너진 상태를 말합니다. 카테킨이나 폴리페놀, 비타민C, 비타민E 등이 산화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금속, 체내 활성산소종‧산화스트레스 일으켜”

이번 연구결과는 군날개의 주요 위험 요인인 노화‧자외선을 비롯해서 △근시 유무 △기타 생활습관 △사회‧경제학적 요인 등을 통제했을 때 나온 것이어서 더욱 의미 있습니다.

공동 교수팀에 따르면 납‧수은 같은 중금속은 체내에서 항산화물질인 글루타티온(glutathione‧GSH) 수준을 감소시켜서 활성산소종(reactive oxygen species‧ROS)의 축적 및 산화스트레스를 일으킵니다. 이것이 결막에서 군날개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최윤형 교수는 “특히 많은 선진국에서 납 사용을 단계적으로 제한‧중단하고 있는데도 생활환경 속에서 접하게 되는 낮은 수준의 노출로도 군날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중금속 노출에 대한 위험 인식을 높이고, 현재 노출 수준을 더 줄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에서 특이한 점은 혈중 수은 농도가 가장 높은 그룹에서는 군날개 위험이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최윤형 교수는 “해산물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들은 수은 노출이 많은 반면 오메가3 섭취도 높은 특성이 있다”며 “오메가3의 군날개 예방 효과로 수은 노출에 따른 군날개 위험이 희석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최윤형‧김동현 교수의 이번 연구는 혈중 중금속 농도에 따른 군날개 발생의 상관관계를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교수팀은 최근 환경 유해 인자들이 다양한 질병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높아진 만큼 눈 질환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김동현 교수는 “미세먼지‧황사 같은 대기오염 물질에 중금속도 많이 포함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눈에 나쁜 영향도 미친다는 다양한 연구결과가 발표되고 있다”며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날에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외출 시에는 선글라스‧보안경 등으로 눈을 보호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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