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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자면서 숨을 안 쉰다고? 수면무호흡증 궁금증 풀이 Q&A
내가 자면서 숨을 안 쉰다고? 수면무호흡증 궁금증 풀이 Q&A
  • 황운하 기자
  • 승인 2022.11.21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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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잠에 빠지면 자는 동안 주변에 어떤 일이 발생해도 인지하기 힘듭니다. 특히 숙면 중인 당사자는 본인의 신체에 나타나는 증상을 알 길이 없습니다. 

대표적으로 수면장애인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이 그렇습니다. 코골이가 있으면 많이 동반되는 수면무호흡증은 자다가 주기적으로 숨 쉬기를 멈추는 수면질환입니다. 수면 중 갑자기 “컥~컥~”하거나 “푸우~~”하고 숨을 거칠게 내뱉으면 수면무호흡증일 수 있습니다.

수면무호흡증을 장기간 방치하면 사망 위험이 높은 심‧뇌 혈관 질환, 당뇨병 같은 만성 질환의 발병률을 높여서 치료와 관리가 중요합니다.

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김성완 교수는 수면무호흡증 분야 권위자 중 한 명입니다. 20여 년 간 코골이·수면무호흡증 클리닉에서 환자를 진료하며, 국내 처음으로 수면무호흡을 위한 다단계 수술법도 도입했습니다. 

김 교수는 “수면무호흡을 교정하면 삶의 숨이 트일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대한소아이비인후과학회장, 대한수면학회장, 대한비과학회장 등을 역임한 김성완 교수를 만나 수면무호흡증에 대한 궁금증을 Q&A로 풀었습니다.

Q. 수면무호흡증은 어떤 질환인가요.

수면장애 중 하나인 수면무호흡증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뉩니다. ‘폐쇄성 수면무호흡’과 ‘중추성 수면무호흡’입니다.

전자는 기도가 막혀서 발생하고, 후자는 기도는 막히지 않았지만 숨을 쉬려는 노력이 없어지며 발생합니다. 즉 심장 질환이나 뇌 질환 환자들에게 나타나죠. 

저는 주로 폐쇄성 수면무호흡 환자를 진료하는데 이는 후두 위쪽, 상기도 부분이 막혀서 숨을 못 쉬는 질환입니다. 

기도 자체가 좁은 구조를 갖고 있거나, 상기도를 유지하는 근육 기능이 퇴화해서 기도가 좁아지면서 발생합니다. 이외에 비만 등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Q. 수면무호흡증은 꼭 치료가 필요한 질환인가요.

네. 2차적인 합병증 때문에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중증의 심각한 수면무호흡증은 자는 동안 시간당 30회 이상 숨을 못쉬는 호흡사건이 나타납니다. 

이 경우 심근경색‧부정맥 같은 심장질환은 물론 뇌졸중‧당뇨병 등이 생길 확률이 수면무호흡증이 없는 사람보다 최소 4배 이상 높아집니다. 이 같은 중증 질환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중증 수면무호흡증 환자는 반드시 치료가 필요합니다. 

경증이나 중등도의 수면무호흡증도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 많습니다. 한 가지 예로 수면무호흡 환자 대부분이 주간 졸림증을 호소합니다. 이 때문에 낮에 졸음 운전에 따른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2003년 일본 신칸센 열차가 기관사의 졸음으로 제동 없이 8분간 26km를 달리다가 자동 정지 시스템으로 간신히 멈췄던 일은 유명한 사건입니다. 당시 열차의 기관사는 수면무호흡증 환자였던 것으로 보고됩니다.

Q. 수면무호흡증 치료는 어떻게 진행하나요.

주요 치료법에는 △양압기 △구강 장치 △수술이 있습니다. 수술은 수면무호흡증의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구조적인 개선을 이루는 것인데, 한번에 해결을 시도하는 것이지만 결과 예측이 안 된다는 한계점이 있습니다. 

양압기 치료는 밤에 잘 때 양압기에 연결된 마스크를 착용하는 방법입니다. 코를 통해 공기 압력을 넣어줌으로써 기도가 좁아지지 않도록 합니다. 양압 치료는 증상을 조절하는 치료여서 꾸준히 사용해야 합니다. 

특히 수면무호흡증 개선 효과가 매우 우수해서 양압 치료를 받은 환자의 95% 이상은 증상이 좋아집니다. 과거에는 양압 치료에 대한 접근성이 좋지 않아서 수술이 더 많이 시행됐지만, 지금은 양압 치료에 대한 보험적용 등 문턱이 많이 낮아져서 양압 치료를 우선 권고합니다.

구강 장치는 두 가지 치료가 다 어려운 상황의 환자에서 사용하는데, 교정 장치처럼 생긴 것을 물고 자는 치료입니다. 모든 치료 방법은 다 제한점이 있어서 환자에게 가장 유용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환자들에게 어떤 치료법을 적용하나요.

최근까지 시술한 코골이 수술이 2000례 이상입니다. 하지만 저는 환자의 현재 상황에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권합니다. 예를 들어 고령 환자에게 수술은 적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상기도 구조가 좀 안 좋아도 고령 환자에게는 효과와 위험성을 비교하면 수술보다 양압기 치료가 더 효과적입니다. 구조적이 문제로 인해 수면무호흡증이 생겼어도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인자가 이미 복잡하게 얽혀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젊은 환자에게는 가능하면 양압기보다 수술을 권합니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수 십 년이 남은 환자에게 지속적인 양압 치료는 다소 어려울 수 있습니다. 활동이 많고 여행‧출장도 자주 다니기 때문에 지속적인 사용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사항들을 고려해서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는 게 의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Q. 환자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되거나 진단 받았으면 술을 조심해야 합니다. 술은 증상을 급성으로 악화시키는 단초 역할을 합니다. 

또 많은 환자가 옆으로 누워 자면 증상이 좀 편해지는 걸 느낍니다. 실제로 수면무호흡증 치료 중 모로 눕는 ‘자세 치료’가 있습니다. 때문에 잠잘 때 옆으로 누워 자는 것을 권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좋은 것은 본인이 증상이 있다고 느끼면 빨리 검사를 받는 것입니다. 수면무호흡증은 우리가 자는 사이에 일어나기 때문에 목격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스스로 수면무호흡증 의심 증상을 느끼거나 주변에서 귀띔해 주면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 수면무호흡을 예방 돕는 3가지 수칙

① 술
술은 마시는 총 양에 따라 알코올 축적 효과로, 온몸의 골격근을 모두 약화시킵니다. 근육의 긴장도도 떨어뜨리기 때문에 상기도를 구성하는 근육이 약해지고, 결국 기도를 유지시키는 기능이 저하되면서 수면무호흡증을 유발합니다.

② 담배 

담배는 점막을 건조하게 만들어서 버티는 힘을 약하게 만듭니다. 오랫동안 흡연을 지속하면 기도 점막을 상하게 해서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③ 체중 

체중이 늘면 상기도가 비대해집니다. 상기도가 비대해지면 외부에서 기도를 누르는 것과 같은 증상이 나타납니다. 기도의 모양이 변하는 것입니다. 즉 기도가 좁아지면서 수면무호흡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Q.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나요.

어린이 환자가 기억에 남아요. 그 아이가 처음 왔을 때 ‘편도 아데노이드 비대’가 있는 상태였죠. 골격 이상으로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어린이 수면무호흡증은 성인과 다른 문제를 일으킵니다. 입을 벌리고 자기 때문에 입 천장이 높아지고 구강 구조가 작아지면서 치아 교열이 흐트러져요. 성격장애 및 학습장애도 동반됩니다. 

5~6살 때 해결해주면 치열 및 구강구조가 원래 위치로 되돌가느 경우가 많지만, 8~9살에 치료가 시작되면 교정치료 및 골격치료를 해야 합니다.

사례의 어린이 환자는 진료실에 왔을 때 눈치만 살피며 눈을 마주치지 않았어요. 당시 8살이었는데 엄마가 아직도 밥을 먹여줘야 했죠. 그런데 그 아이가 편도 수술을 받고 난 후 혼자 밥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학습장애는 여전히 있었어요. 그런데 교정치료 진행 후 아이가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그 모습을 보면서 수면무호흡증이 아이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새삼 느꼈어요.

Q. 진료 철학이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 의사가 특별한 직업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농부가 농사를 짓고, 기술자가 물
건을 만들 듯 의사는 환자의 병을 위해 애쓰는 전문가라고 생각합니다. 

각각의 전문 분야는 사회를 돕는데 사용하는 것이며, 의료진이 좀 더 중요하게 인식되는 이유는 사람의 생명을 다루기 때문이겠죠. 그러니 환자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 되자고 늘 생각해요. 

오른손이 오른손 자체를 위해 일할 수 없듯, 의사도 자신을 위해 일하기보다 다른 무엇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되자고 다짐합니다. 그게 세상을 좀 더 긍정적으로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Q. 이비인후과 전문의로서 보람된 부분이 있나요.

이비인후과라는 영역은 빈도가 높은 질환이 많습니다. 수면무호흡증도 마찬가지죠. 하지만 당장 생명을 좌우하는 질환은 아니여서 오히려 소홀히 여겨지는 경우도 있어요. 그렇지만 삶의 질을 크게 높여줄 수 있는 영역이라는 점에서 환자를 만날 때마다 보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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