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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다리처럼 붓는 ‘유전성 림프부종’ 원인 찾아
코끼리 다리처럼 붓는 ‘유전성 림프부종’ 원인 찾아
국내 연구진 “CELSR1 유전자 높은 비율로 발견”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2.10.02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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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123RF.com]

 

국내 연구진이 코끼리 다리처럼 신체가 붓는 ‘유전성 림프부종’의 원인인 유전자 변이 패턴을 찾았다.

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 명유진 교수, 진단검사의학과 서수현 교수 연구팀이 최근 국내 유전성 림프부종(일차성 림프부종) 환자에서 발견된 특이한 유전자 변이 패턴과 국내 환자의 질환 양상을 보고했다.

이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 학술지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임파선 등으로 잘 알려져 있는 림프계는 우리 몸의 면역 체계를 이루는 ‘림프구’의 생성과 순환을 비롯해 소화관의 영양 성분, 입자가 큰 노폐물 등을 운반하는 제2의 순환계로 불린다.

이 같은 림프계는 수술, 감염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순환 시스템에 손상이 생겨서 피하조직에 림프액이 축적되면 피부가 비정상적으로 부어오르는데, 이를 림프부종이라고 한다.

이 중에 수술 등 요인이 아닌 유전적으로 타고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림프부종이 있다. 유전성 림프부종이라고 불리는 이 질환은 인구 6000명에 한 명 정도의 발생률을 보이는 희귀질환으로, 코끼리 다리처럼 부어오른 부종 부위는 작은 상처도 잘 회복되지 않는다.

특히 피부에 심각한 건조증이 생기거나 나무처럼 딱딱하고 거친 질감이 되기도 한다. 증상을 방치하면 △패혈증 △피부 농양 △궤양 △괴사까지 진행할 수 있어서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한 질환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유전성 림프부종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할 유전자 치료법은 개발된 것이 없으며, 표본이 적어서 관련 연구도 소수에 그친다. 기존 연구조차 대부분 서양인을 대상으로 이뤄진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명유진‧서수현 교수 연구팀이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치료받은 유전성 림프부종 환자 27명을 대상으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과 영상의학‧핵의학 검사를 통해 국내 환자들의 특이한 유전 변이 패턴을 발견하고, 아직까지 알려진 바 없는 증상을 보고해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국내 유전성 림프부종 환자는 서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잘 언급되지 않던 ‘CELSR1 유전자’가 높은 비율로 발견됐다. 모계에 한 가지였던 해당 유전자의 유전변이가 자녀에서는 두 가지 유전변이로 나타나는 등 특이한 패턴을 보인 것이다.

또 서양인과 비교해 신체 특정 부위에 국한하기보다 전신에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고, 성인기 이후에 나타나는 비율이 서양인보다 높다는 점을 확인했다.

유전성 림프부종은 일반적으로 다리가 부어오르는 경우가 많고, 출생 시기에 주로 발병한다고 알려진 데 반해 한국인에서는 그렇지 않은 환자들이 더 많다는 의미다.

명유진 교수는 “유전성 림프부종은 아직까지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조기에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다양한 치료를 시작하면 장기적으로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높일 수 있다”며 “이번 연구를 시작으로 한국인 유전성 림프부종에 대한 후속 연구가 이어진다면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적 원인을 규명해 근원적 치료 방법은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결과는 난치성 희귀 질환인 유전성 림프부종의 유전 변이와 형질을 분석한 국내 및 아시아 최초의 연구로, 향후 근본적인 치료 방법을 찾는 데 중요한 임상정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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