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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 갖기 전 이해해야 할 발작 증상 보이는 '뇌전증'  
편견 갖기 전 이해해야 할 발작 증상 보이는 '뇌전증'  
매년 30만 명 진료받는 이유 & 특징
  • 박성호 기자
  • 승인 2022.05.26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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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문제가 생겼는데, 사회적 편견 때문에 낙인이 찍혀서 더 괴로운 질환이 있습니다. 반복적인 발작 증상을 보이는 ‘뇌전증’입니다. 

뇌전증(腦電症)이란 이름은 뇌의 전기신호 이상으로 발작이 반복되는 만성질환을 뜻합니다. 과거 간질이라 불렸으나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병명이 뇌전증으로 변경됐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편견은 남아 있습니다.

뇌전증은 뇌졸중과 치매 다음으로 환자가 많은 3대 신경계 질환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매년 약 30만 명의 환자가 뇌전증으로 병원을 찾고, 매년 2만명의 뇌전증 환자가 새로 발생합니다. 선입견에 따른 편견을 갖기보다 이 질환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한 것입니다. 

뇌전증이 있으면 다양한 발작을 보이고, 이차적인 신체 손상 및 뇌 손상의 위험도 있어서 증상이 의심되면 조기 진단을 통해 관리해야 합니다. 뇌전증 환자의 대부분은 치료를 통해 발작 없이 생활할 수 있고, 완치도 가능합니다.

뇌전증의 발생 원인과 특징, 건강한 일상생활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치료‧관리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뇌전증에 따른 발작 종류 & 특징 

뇌전증은 수천억 개의 뇌 신경세포 중 일부가 일시적으로 과도한 전류를 발생시켜서 ‘발작(seizure)’을 반복적으로 일으키는 만성 뇌질환입니다. 별다른 유발요인 없이 발작이 자발적으로 두 번 이상 반복해서 나타나면 '뇌전증(epilepsy)'으로 진단합니다.

[여기서 잠깐!] 뇌전증이 아닌데 발작 생기는 ‘급성증상발작’

급성증상(acute symptomatic) 발작 또는 유발(provoked) 발작은 저혈당, 저나트륨혈증 등 전신 질환이나 알코올 금단이나 약물 부작용과 같은 일시적이고 가역적인 요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발작을 일컫습니다. 원인이 되는 유발요인이 사라지면 발작이 재발할 위험이 낮기 때문에 뇌전증과는 다릅니다.

강북삼성병원 신경과 선우준상 교수는 "뇌전증 발작은 크게 부분발작과 전신발작으로 나눈다"며 "부분발작은 다시 의식 유무에 따라 단순부분발작과 복합부분발작으로 구분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단순 부분발작은 의식이 있으면서 대뇌 일부분에 국한된 증상을 특징으로 합니다. 예를 들어 △몸의 한쪽 부분의 감각 이상 △한쪽 팔‧다리의 강직, 떨림 △눈동자와 고개가 한쪽으로 돌아감 △환각‧환청 △갑자기 눈 앞에 불이 번쩍거리거나 눈이 안 보이는 현상 등입니다.

복합부분발작은 발작 중 의식이 소실되지만 대뇌 일부에 국한된 증상을 보입니다. 세부적으로는 △하던 행동을 멈추고 멍한 얼굴로 입을 쩝쩝거림 △ 옷깃을 만지작거리거나 의미 없이 팔‧다리를 허우적거리는 자동증 등입니다. 발작으로 의식이 소실되면 눈을 뜨고 있어도 주변을 알아보지 못하고, 당시 일어난 일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전신발작은 의식이 없으면서 발작파가 양측 대뇌 반구 전반에 퍼지면서 전신의 근육이 동시에 뻣뻣해지고, 뒤틀거리거나, 떨리는 형태의 전신강직간대발작(흔히 대발작)이 대표적입니다. 

이외에 △수 초간 의식을 잃고, 하던 일을 멈추며, 주변 자극에 대한 반응이 떨어지는 ‘소발작’ △갑자기 전신의 힘이 빠지며, 의식을 잃고 쓰러져서 머리를 땅이나 가구에 부딪혀서 다치는 ‘무긴장 발작’ △이른 아침에 깜짝 놀라며 숟가락을 떨어뜨리는 등 순간적인 근육의 수축이 나타나는 ‘근간대 발작’ 등이 포함됩니다.

※ 뇌전증에 따른 발작 종류 & 특징 

① 부분발작
Ⅰ. 단순부분발작
-발작하는 중 의식이 명료하다
-증상이 신체 일부에 국한돼 나타난다

Ⅱ.. 복합부분발작
-발작하는 중 의식 저하나 소실이 있다
-신체 일부에 국한된 증상을 보인다

② 전신발작
증상 초기부터 의식장애와 전신 증상이 나타난다

▶뇌전증 전조 증상

전조는 뇌전증 발작이 시작될 때 환자가 처음 느끼는 주관적인 증상입니다. 성인 뇌전증 환자의 약 절반 정도에서 전조를 경험합니다.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환자는 발작 전에 매번 비슷한 느낌을 경험하기 때문에 이를 발작의 시작을 알리는 경고 증상으로 인지하게 됩니다. 전조는 발작이 뇌의 어느 부위에서 시작되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임상 정보가 됩니다.

비교적 흔한 전조에는 △신체 특정 부위에서 느껴지는 저림‧통증 등의 감각이상 △가슴이 답답하거나 속에서 뭔가 치밀어 오르는 듯한 증상 △공포감 △이상한 냄새 △환청 △환시 등입니다.

또 처음 일어나는 일인데도 마치 과거에 경험했던 일인 것 같은 ‘기시감’, 과거에 경험해서 잘 알고 있는 내용인데도 갑자기 생소하게 느껴지는 ‘미시감’ 등의 정신증상도 있습니다. 

▶뇌전증 발병 원인

뇌전증의 원인은 다양하며 구조적 뇌병변 뿐 아니라 대사장애, 유전자 이상, 면역 및 감염질환 등에 의해서 발생 가능합니다. 구조적 뇌병변은 뇌졸중, 뇌 외상, 뇌 감염 및 해마경화증이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약 40%의 환자에서는 뇌전증의 원인이 되는 이상소견이 발견되지 않습니다. 

뇌전증의 원인은 나이에 따라 다르며, 영‧유아기에 흔한 원인은 △주산기 뇌손상 △선천성 기형 △열성경련 △뇌 감염 등입니다. 

어린이와 성인에서 흔한 원인은 △해마 경화증 △뇌혈관기형 △국소피질이형성증 △뇌염 △뇌 외상 등입니다. 노인에서는 △뇌졸중 △뇌종양 △뇌 외상 △신경퇴행질환 등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젊은 성인에서는 뇌 외상의 비율이 높고, 노인 연령층에서는 뇌졸중과 신경퇴행질환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습니다. 이 때문에 60세 이상에서 뇌전증의 발생율은 나이가 들수록 증가합니다. 이처럼 뇌전증은 어느 나이에도 발생할 수 있고 발병 원인은 다양하기 때문에 진단을 위한 검사가 중요합니다. 

※ 뇌전증 환자 연령에 따른 발병 원인 

① 영‧유아기
-주산기 뇌손상 
-선천성 기형 
-대사 이상
-열성경련 
-뇌 감염 

② 어린이, 성인
-해마경화증
-뇌혈관기형
-국소피질이형성증
-뇌염
-뇌 외상

③ 노인
-뇌졸중 
-뇌종양 
-뇌 외상 
-신경퇴행질환

▶뇌파‧MRI 검사 통해 뇌전증 원인‧유형 진단 & 치료 

뇌전증을 정확하게 진단하려면 발작 당시 환자 상태에 대한 상세한 문진이 중요합니다. 환자가 기억하지 못하면 발작 당시 목격자와의 면담을 통해 환자 증상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드물지만 CCTV나 스마트폰에 촬영된 영상이 있으면 발작의 임상양상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이후 뇌전증의 종류와 병소의 위치 및 원인을 진단하기 위해 뇌파 검사(EEG)와 뇌자기공명영상(MRI)을 진행합니다. 

뇌전증은 비정상적인 뇌 신경세포가 일시적으로 과도한 전류를 발생해서 나타나기 때문에 뇌전증파 또는 뇌전증모양방전을 확인하는 뇌파 검사가 뇌전증 진단의 핵심입니다. 각성 및 수면 상태에서 뇌파를 촬영하며, 광자극 및 과호흡 등의 수기가 포함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뇌파는 민감도가 낮다는 단점 때문에 한 번 검사로는 이상소견을 확인하지 못할 수 있고 필요한 경우 반복 검사를 해야 합니다. 또한 뇌파가 정상이라고 해서 뇌전증 진단이 배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뇌전증 환자의 뇌전증파는 국소성 뇌전증파와 범발성 뇌전증파 두 가지로 나뉩니다. 국소성 뇌전증파는 부분 뇌전증을 의미하고, 범발성 뇌전증파는 전신 뇌전증을 뜻합니다. 

뇌전증의 종류에 따라 항뇌전증 약물치료가 다르기 때문에 뇌파 검사는 치료 계획 수립에 중요합니다. 그리고 항뇌전증 약물치료의 반응과 약물의 지속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도 주기적인 뇌파검사가 필요합니다.

뇌자기공명영상은 뇌전증 환자에서 발작을 일으키는 구조적인 뇌병변을 확인하는데 가장 중요한 검사입니다. 

이 검사를 통해 △해마경화증 △국소피질이형성증 △뇌종양 △뇌혈관기형 △해면혈관종 △뇌경색 등 뇌전증을 일으키는 뇌의 구조적인 문제를 진단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 뇌전증 병소를 국소화 하기 위해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단일광자방출단층촬영(SPECT) 등의 검사를 추가로 시행할 수 있습니다. 

※ 뇌전증 진단 위한 주요 검사 & 특징 

① 뇌파 검사(EEG)
-뇌전증 일으키는 뇌세포의 전기적 활동 확인
-민감도가 낮아서 필요시 반복 검사 시행
-약물 치료 반응 및 지속 여부 결정하기 위해 정기적인 검사 필요

② 뇌자기공명영상(MRI)
-발작을 일으키는 구조적인 뇌병변 진단 
-해마경화증, 피질이형성증, 뇌종양 등 확인

▶대부분 약물 치료로 발작 없이 일상생활 가능

뇌전증 진단 후 발작을 억제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은 항뇌전증 약물 치료입니다. 뇌전증약으로 뇌 신경세포의 과도한 흥분을 억제하거나 약한 억제력을 강화시켜서 발작 발생을 막는 것입니다. 뇌전증 환자의 60~70%는 약물 치료로 발작의 재발 없이 생활할 수 있습니다.

항뇌전증 약물 치료는 단일요법으로 시작하고 경과에 따라 용량을 증량합니다. 한 가지 뇌전증약을 최대용량으로 복용해도 발작이 조절되지 않으면 다른 뇌전증약으로 교체하거나 두 가지 약물을 동시에 복용하는 복합요법을 사용합니다. 

선우준상 교수는 "환자가 복용할 약물은 뇌전증의 종류뿐 아니라 나이, 동반질환, 약물간 상호작용 등 환자의 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선택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뇌전증약 마다 발생 가능한 부작용이 다양하기 때문에 이 역시 약물 선택에 중요한 고려사항 입니다. 

뇌전증 환자의 약 30%는 두 가지 이상의 적절한 항뇌전증약을 최대 용량으로 복용해도 발작이 조절되지 않는 약물난치성 뇌전증에 해당합니다. 이 경우 수술 치료 대상이 되며, 뇌전증을 일으키는 원인 병소가 뇌의 한 부분에 국한될 때 국소절제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뇌의 해마에 병소가 있는 내측두엽 뇌전증은 앞측두엽 절제술 또는 선택적 편도해마 절제술을 통해 70% 이상의 성공율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국소절제술이 불가능한 약물난치성 뇌전증에서는 뇌심부자극술(DBS), 미주신경자극술(VNS)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 뇌전증 치료 방법 

-환자의 60~70%는 항뇌전증 약물치료로 발작 없이 생활 
-약물치료로 조절되지 않고, 국소적인 뇌전증의 원인 병소가 있으면 국소절제술 고려
-그 외 뇌심부자극술(DBS), 미주신경자극술(VNS) 등의 수술도 가능

※ Doctor's Pick!

뇌전증은 불치병이 아닙니다. 대부분은 약물치료 만으로 발작 없이 생활할 수 있습니다. 성공적인 항뇌전증 약물치료를 위해선 먼저 정확한 뇌전증 진단과 환자 개개인에 맞는 적절한 약물 선택이 중요합니다. 약물 치료를 시작한 후에는 뇌전증약을 빼먹지 말고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것과 수면부족 또는 음주 등 발작의 유발요인을 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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