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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가하는 ‘고령 유방암’ 환자의 삶의 질 높이는 치료
증가하는 ‘고령 유방암’ 환자의 삶의 질 높이는 치료
  • 임미영 기자
  • 승인 2020.07.13 1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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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건강했던 여성 K(65)씨. 얼마 전 가슴에 멍울이 만져져서 병원을 찾았다가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병기는 비교적 초기에 해당하는 2기로, 적절한 치료를 받을 경우 생존율이 90% 수준인 단계였다.

K씨는 수술 방법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유방 전절제술을 고려했다. 이미 60대 중반인 자신의 나이를 생각할 때 유방을 부분만 절제하는 것보다 전체를 도려내는 것이 혹시 남아있을지도 모를 암세포를 완전히 제거하고 생존율을 높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료진의 생각은 달랐다. 환자가 고령이라고 해서 수술 방법에 따른 생존율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다. 의사는 “유방을 완전히 절제한 후 발생할 수 있는 신체 변화와 이에 따른 여성으로서의 자존감 상실 등 삶의 질도 생각해야 한다”고 K씨에게 설명했다.  

K씨의 경우 비교적 종양이 초기에 발견됐고, 불필요하게 광범위한 수술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게 의료진의 의견이었다. 결국 K씨는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유방을 일부분만 절제하는 유방보존술을 선택하고 수술 일정을 잡았다.

▶고령 유방암 환자 점차 증가‧‧‧60대 약 18% 

가장 최근 자료인 2017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한 해 23만2255명의 새로운 암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이중 유방암 환자는 2만2395명으로 9.6%를 차지해서 전체 암 중 4위를 차지했습니다. 여성암 중에선 단연 1위입니다.  

이처럼 유방암은 여성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질환입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발병률이 점차 높아집니다.

특히 초고령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앞으로 고령 유방암 환자의 비율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유방암 환자 가운데 4050대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합니다. 그러나 점차 평균 연령대는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유방암으로 진단받은 환자 가운데 액 50%가 65세 이상 환자입니다. 유방암 환자군 내에서 고령 환자의 비율이 계속 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연령대별 유방암 환자를 보면 40대가 32.4%로 가장 많습니다. 이어 50대 30.1%, 60대 17.5%의 순입니다. 유방암은 65세 이상 여성에게 발생하는 암 중 네 번째로 많은 암이기도 합니다.

가천대 길병원 외과 전용순 교수는 “여성의 기대수명이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치료 이후의 삶 역시 더 길어진다는 의미”라며 “때문에 보다 적합한 치료 계획을 수립해서 고령 유방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생존율, 부분절제술 vs 전절제술 차이 적어

나이가 많은 유방암 환자일수록 유방 전절제술을 시행하는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고령 환자 집단에서 유방 보존술과 유방 전절제술의 수술 결과에는 큰 차이가 없어서 무조건 유방 전절제술을 시행하기보다 신중한 선택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가천대 길병원 외과 전용순 교수가 유방암 환자 총 1580명(A군 276명 : 60세 이상, B군 1304명 : 60세 이하)을 대상으로 관련 연구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60세 미만 환자군에서 유방 전절제술을 받은 환자 비율이 37%인 것에 비해, 60세 이상 환자군에선 47%에 달해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평균 나이는 A군 66.6세, B군 46.9세였습니다. 평균 출산 수는 각각 2.9명, 1.7명이었습니다. 종양크기는 2.8cm, 2.7cm로 큰 차이가 없었고, 환자의 평균 추적 관찰 기간은 59.5개월이었습니다. 

정용순 교수의 연구결과 A군의 전방절제술(BCS)을 받은 환자 수는 총 146명으로 중앙생존기간(Median survival time(mo))이 50.81이었습니다. B군의 전방절제술을 받은 환자 수는 819명으로 중앙생존기간은 51.61로 두 군 간에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다만 A군의 근치적유방절제술(MRM)을 받은 환자(130명)의 중앙생존기간은 53.84로 B군의 근치적유방절제술을 받은 환자(485명)의 66.39에 비해 짧았습니다.

수술방법에 따른 A군의 BCS와 MRM의 중앙생존기간 차이는 3.03인데 비해 B군은 14.78로 중앙생존기간에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 집단에서 수술방법에 따른 유의미한 생존기간 차이는 없었습니다. 또 60세 이상 고령 환자라도 종양의 크기나 전이된 림프절 수에서 젊은 환자들과 차이가 없었으며, 적절한 보조항암치료를 하는 경우 젊은 환자들과 동일한 수준의 효과를 보였습니다.

림프절 전이 여부와 호르몬 수용체 존재 유무처럼 보조적 항암요법을 선택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것들이 고령 환자에서도 예후에 중요한 것으로 밝혀진 것입니다. 이는 다양한 치료법을 고려하는데 있어 환자의 연령이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전용순 교수는 “60세 이상 고령 유방암 환자의 예후에 수술 방법은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환자의 나이 때문에 특정 치료법을 고집하기보다 젊은 환자처럼 병기와 삶의 질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서 가장 적절한 치료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도움말 : 가천대 길병원 외과 전용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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