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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혈관 질환 예방? ‘아스피린’ 복용 전 알아야할 효과 & 부작용
심혈관 질환 예방? ‘아스피린’ 복용 전 알아야할 효과 & 부작용
  • 김연주 기자
  • 승인 2020.07.25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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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피린은 해열‧진통‧소염제로서 기원전부터 인간과 함께 한 오래된 약입니다. 1897년 독일의 호프만 박사는 관절염 치료제를 연구하던 중 ‘아세틸살리실산‘이라는 아스피린을 세계 최초로 합성했습니다. 

아스피린은 해열‧진통 효과 이외에 저용량 아스피린이 혈소판의 활성을 억제하고, 피를 묽게 해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알려지면서 전성기를 맞습니다. 

일부 연구에선 아스피린 복용 후 10~19년 사이 대장암 발병률이 40% 감소하고, 20년째까지 누적 대장암 사망률이 33% 줄어드는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이처럼 아스피린의 대장암 예방 효과까지 알려지면서 아스피린을 복용하려는 사람들이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아스피린도 양면성이 있습니다. 긍정적인 효과 이면에는 위장관 출혈, 뇌출혈 등 부작용 위험성도 도사리고 있어서 복용 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경희대병원 심장혈관센터 김원 교수의 자문으로 아스피린의 효과와 복용 시 주의해야 할 내용을 소개합니다.

▶아스피린의 효과 & 나이 많을수록 증가하는 부작용

심근경색증‧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 병력이 있는 환자에서 재발 방지를 위한 아스피린의 2차적 예방 효과는 명백합니다. 출혈 위험에도 불구하고 아스피린의 복용이 훨씬 더 이득이 있는 것이 입증됐습니다. 

그러나 심혈관 질환이 없는 사람에서 아스피린의 심혈관 질환 예방(1차 예방) 효과에 대해선 논란이 있습니다. 

1998년 발표된 아스피린이 심근경색증‧뇌졸중 및 사망을 15% 줄이고, 특히 심근경색증은 35% 감소시킨다는 연구 이후 아스피린은 1차예방을 위해 광범위하게 사용됐습니다.
 
하지만 아스피린은 혈소판 작용을 억제해서 피가 묽어지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출혈 관련 부작용이 항상 문제가 됩니다. 

2000년에 발표된 분석에 따르면 저용량 아스피린(50∼160mg)은 위장관 출혈을 59%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09년 보고에서도 뇌출혈을 약 32% 증가시켰습니다. 
  
또 손‧발 등에 멍이 쉽게 들고, 속쓰림 등의 위장 증상이 자주 발생하며, 발치 및 내시경 등의 시술 시에 출혈 우려로 약을 중단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출혈이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고령일수록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커지는데, 출혈 위험도 동시에 증가해서 아스피린 사용이 쉽지 않게 됐습니다.

이런 고민은 2016년 미국 질병예방특별위원회(US Preventive Services Task Force; USPSTF)에서 시행한 분석에서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아스피린 사용은 심근경색증 22%, 모든 사망률을 6%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었지만, 주요 위장관 출혈 59%, 뇌출혈이 33% 더 높게 나타났다고 보고했습니다.

 

※아스피린의 효과
- 심근경색증 22%↓ 
- 모든 사망률을 6%↓

 

※아스피린의 부작용 
- 위장관 출혈 59%↑ 
- 뇌출혈 33%↑ 

 

▶일반인에겐 득보다 실 많은 ‘아스피린’ 

이처럼 아스피린의 득과 실이 공존하는 것이 명백해서 사용에 대한 근거를 위해 △당뇨병 환자(ASCEND 연구) △중등도의 심혈관 질환 위험도를 가진 환자(ARRIVE 연구) △70세 이상 건강한 노인(ASPREE 연구)을 대상으로 한 3개의 대규모 무작위 임상연구가 2018년도에 연달아 발표됐습니다.   

먼저, 심혈관 질환이 없는 1만5480명의 당뇨병 환자에서 아스피린(1일 100mg)은 주요 심혈관사건(심근경색증, 뇌졸중, 일과성 뇌허혈증, 또는 혈관 사망)을 의미 있게(12%) 줄였습니다. 하지만 주요 출혈사건이 29% 더 발생했습니다. 

1만2546명의 중등도 심혈관 질환 위험도를 가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아스피린(1일 100mg)은 주요 심혈관 사건(심근경색증, 뇌졸중 등)에서 유의한 이득을 관찰할 수 없었고, 위장관 출혈만 2배 이상 높였습니다. 

미국 등에서 1만9114명의 70세 이상의 심혈관 질환이나 치매 또는 다른 신체장애가 없는 비교적 건강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아스피린(1일 100mg)은 주요 심혈관사건(심근경색증, 뇌졸중 등) 발생률에서 유의한 이득이 없었고, 주요 출혈을 38% 증가시켰습니다.  
  
2019년 16만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분석 결과는 현재 아스피린의 위치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아스피린 투여는 주요 심혈관 사건을 11% 정도 감소시키지만, 모든 사망률에는 이득이 없으며, 주요 출혈사건은 43% 정도 높아졌습니다. 심혈관 사건의 위험 감소 효과와 주요출혈사건의 위험 증가는 서로 비슷한 정도의 상쇄효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내용을 정리하면, 최근에 발표된 대규모 연구들에서 저용량 아스피린은 심근경색증, 뇌졸중 등을 유의하게 감소시키지 못했고, 오히려 주요 출혈사건을 증가시키고 있습니다. 따라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의 예방 목적만으로는 일반적인 성인에게서는 아스피린 사용은 득보다는 실이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스피린 복용 결정‧‧‧전문의 상담 통해 신중하게 결정  

2019년 3월 발표된 미국심장병학회 진료지침에선 ’심혈관 질환을 위한 일차예방을 위해 건강한 성인에서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것은 명확한 이익이 부족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70세 이상 고령자와 출혈 위험이 높은 모든 연령대의 성인에게 투약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단, 출혈위험이 낮고 심혈관질환의 고위험군인 40~70세의 성인들 중 선별적으로 아스피린을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이미 심근경색‧협심증‧대동맥질환 같은 심혈관 질환이 있는 경우, 뇌경색증을 앓은 경우, 혈관 스텐트 시술 등을 받은 경우는 혈관병 재발을 막기 위해 아스피린 같은 항혈소판제를 필수적으로 복용해야 합니다. 

흡연‧고혈압‧당뇨병 및 가족력 등 여러 가지 위험인자를 갖고 있는 사람이나 건강검진 상 경동맥초음파나 심장혈관 CT 등에 경동맥, 관상동맥(심장혈관)에 동맥경화(기름때)가 보이면 아스피린이 이득이 많을 수 있습니다.

※필수적으로 아스피린 복용 필요한 경우
- 심근경색‧협심증‧대동맥질환 같은 심혈관 질환 있는 경우
- 뇌경색증을 앓은 경우
- 혈관 스텐트 시술 등을 받은 경우

하지만 심혈관 질환이 없는 건강한 사람, 즉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을 하나만 치료하고 있는 비교적 건강한 성인은 일상적인 아스피린 복용은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습니다. 

특히 서양인에 비해 약제에 대한 출혈 위험이 더 높다고 알려진 동양인에서 아스피린의 1차예방 효과는 더 미미할 것이고, 오히려 출혈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때문에 아스피린 복용을 결정할 땐 보다 신중하게 환자의 출혈 위험 정도와 이익‧위험의 균형에 대해 면밀하게 평가하고, 전문의와 긴밀히 상의해야 합니다.

도움말 : 경희대병원 심장혈관센터 김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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