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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약, 여름에 먹으면 땀으로 다 빠진다? 잘못 알려진 속설들
보약, 여름에 먹으면 땀으로 다 빠진다? 잘못 알려진 속설들
  • 최수아 기자
  • 승인 2020.08.14 1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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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과로 등으로 기력이 떨어지면 보약을 찾는 사람이 많습니다. 특히 고온다습해서 땀을 많이 흘리고 체력이 약해진 여름철 복용량이 증가합니다.

한의학적으로 보약은 치료에 기본이 되는 방법 중 하나인 보법(補法)에 사용하는 약물입니다. 보약은 우리 몸의 생리적 균형을 유지해서 건강을 증진시켜줍니다.

단순히 보약을 부족한 것을 보충해주는 약물로 생각할 수 있지만 부족한 부분은 보충하고, 상대적으로 넘치는 것은 덜어줘서 생리기능을 회복시켜 건강증진을 돕는 것이 보약의 참된 의미입니다. 

우리 몸의 건강 상태를 시소(seesaw)로 비유할 때 시소의 양측에서 어느 한 쪽으로 올라가거나 상대적으로 내려가지 않을 때 균형이 잘 잡혀있다고 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처럼 보약은 건강 회복을 돕는 효자 역할을 하지만 잘못된 속설들도 많습니다. 경희대한방병원 간장‧조혈내과 이장훈 교수의 자문으로 여름철 많이 찾는 보약에 대한 궁금증을 풀었습니다.

▶건식‧영양제 vs 보약, 차이점은?

흔히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건강보조식품, 영양제, 보양식품 등을 보약의 한 종류로 이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내용물의 영양학적인 타당성을 두고서라도 한의학적으로 처방하는 경우와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한 정확한 진단 없이 임의적으로 ‘몸에 좋다고 하니까 복용한다’는 식은 실제 보약으로서의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보다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체질적으로 몸이 냉해서 추위를 많이 타고 평소 혈압도 낮은 사람이 피로를 느껴서 인삼을 복용하는 경우와 반대로 몸에 열이 많아 더위를 많이 타고 혈압도 높은 사람이 피로를 느껴 인삼을 복용하는 경우 동일한 보약을 복용하고 나타나는 반응은 사뭇 다를 수 있습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단순히 물독에 물만 부어 채운다면 독이 깨어져 있을 경우 아무리 부어도 채울 수 없습니다. 이 때 정확하게 물이 세는 원인을 찾아 세는 부위를 고친 다음 물을 부어야 제대로 물이 찰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보약을 처방할 땐 먼저 개인의 건강상의 문제점, 생리적인 경향성, 병리현상에 관한 특성(체질)을 세밀히 살펴야 합니다. 이외에도 계절적인 영향이나 성별‧연령별 특성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한의학적 보약, 언제 필요할까?

보약이 필요한 대표적인 경우는 몸이 힘들어서 종합검사를 받았는데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을 때입니다. 하지만 당사자는 피로가 심하고, 무기력해서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상태를 호소합니다.

이런 경우 보약을 이용하면 원기를 회복하고 생활에 활력을 얻는데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보약을 복용할 때 돼지고기, 닭고기, 밀가루, 녹두 등의 음식을 피해야 되는 것으로 이해하는데, 모든 경우 해당하는 금기사항은 아닙니다. 

단지 돼지고기, 밀가루, 녹두 등은 성질이 찬 음식이기 때문에 평소 속이 차고 변이 묽으며 소화가 잘 안 되는 체질의 경우 과식하면 소화기능 장애를 초래할 수 있고 이는 보약의 흡수를 저하시켜서 약효가 떨어질 우려가 있는 것입니다. 

반대로 닭고기 등 따뜻한 성질의 음식은 열이 많은 체질의 사람이 과식하면 몸 안에서 열을 더욱 조장할 수 있어서 주의가 필요한 것입니다.

보약을 복용할 경우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우선 음식물을 섭취해서 소화‧흡수시키는 기능이 좋지 않을 땐 어떠한 보약을 복용해도 목적하는 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렵습니다. 

때문에 소화기능상태를 먼저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감기 등 급성 감염성 질환이 있을 땐 보약을 잘못 사용하면 허약한 상태에서 회복하기보다 병의 악화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이런 경우 질병에 대한 치료제와 함께 원기를 도와주는 방법을 응용해야하기 때문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보약을 복용할 땐 충분한 수면과 안정된 마음가짐을 취하고, 소화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음식‧술‧담배 등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잘못 알려진 보약 속설(俗說)

Q. 보약에는 인삼이나 녹용이 꼭 들어가야 한다.
보약이라고 해서 무조건 인삼이나 녹용이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건강상태나 체질적인 요인 등을 고려해서 적합하고 필요한 보약을 사용하는 것이다. 

Q. 보약(특히 숙지황)을 먹을 때 무를 먹으면 흰머리가 난다.
그렇지 않다. 숙지황과 나복자(무씨)는 서로 상반된 성질을 갖고 있어서 약효의 감소는 있을 수 있지만 흰머리가 나는 것은 아니다.

Q. 보약을 먹으면 살이 찐다.
살이 찌는 것은 유전적 요인이 대부분이고 이외에 식생활습관, 생활관리, 병적 요소(내분비 질환 등)에 의해 유발된다. 한의학에선 비만의 원인을 주로 수분대사장애로 발생하는 병적 요인(습담‧濕痰)으로 본다. 적합한 약물치료를 통해 오히려 체중을 줄일 수도 있다.

Q. 어릴 때 녹용을 먹으면 머리가 둔해진다.
실험적으로 학습능력에 녹용이 미치는 영향을 확인한 결과 전혀 근거가 없고 임상적으로는 소아의 생장발육을 도와주는 효과가 있다.

Q. 여름철 보약을 먹으면 땀으로 다 나간다.
땀이란 우리 몸에서 열 대사 과정에서 처리되는 노폐물의 일종으로 보약 성분이 빠져나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여름철에 땀을 많이 흘려 원기가 부족할 땐 보약이 필요하다.   

도움말 : 경희대한방병원 간장‧조혈내과 이장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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