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생애주기 동안 남성보다 많은 신체 변화를 겪습니다. 월경‧임신‧폐경을 거치면서 큰 너울처럼 호르몬 변화가 발생하고, 이에 따른 산부인과 문제도 나타날 수 있어서 생애주기에 따른 건강관리가 중요합니다.
특히 임신은 여성의 신체 변화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입니다. 여성과 태아가 모두 건강 하려면 임신 전부터 출산 후까지 모든 과정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이 같은 임신‧출산 준비와 관리는 여성만의 몫이 아닙니다. 배우자도 함께 참여해야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부부 공동의 과제입니다. 강북삼성병원 산부인과 김서연 교수의 자문으로 ‘부부가 함께 준비하는 임신‧출산’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임신 및 분만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혈압은 산모뿐 아니라 태아에게도 아주 위험한 질환입니다. 분만 중 경련을 해서 산모가 중환자 치료를 받거나, 심한 경우 태아가 사망했다는 뉴스를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고령 산모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에 영향을 받아 임신 중 고혈압의 빈도도 함께 증가 추세입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임신성고혈압에 이환된 산모는 2015년 3621명에서 2019년 4476명으로 20% 이상 늘어서, 2015년부터 2019년도 5년 동안 임신성고혈압에 이환된 산모는 약 2만1000이었습니다.
점차 증가하고 있는 임신성고혈압.모르고 있으면 안되겠죠? 임신성고혈압이 무엇인지, 예방법은 없는지 Q&A로 풀어보겠습니다.
Q. 임신성고혈압은 무엇인가요.
일반적으로 혈압은 수축기 혈압 120mmHg이하, 이완기 혈압 80mmHg인 경우 정상으로 분류합니다. 하지만 수축기 혈압이 140mmHg 또는 이완기 혈압 90mmHg인 경우는 고혈압으로 진단합니다.
* 임신 중 만성고혈압
- 임신 20주 이전에 발생한 고혈압
- 임신 전부터 알고 있던 고혈압
- 임신 종결 3개월이 지나도 혈압이 정상화 되지 않는 경우
* 임신성고혈압
- 임신 20주 이후에 발생해서 임신 종결 3개월 이내에 정상화 되는 경우
위와 같이 발생 시기와 정상화 시기를 기준으로 만성고혈압과 임신성고혈압을 분류합니다.
또한 단순히 고혈압이 발생하는 것을 넘어서, 추가적으로 단백뇨 및 혈액검사의 악화, 경련 등의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전자간증이라고 진단합니다.
가중합병전자간증은 그 명칭이 어렵지만, 간단하게 생각하면 만성고혈압 환자가 전자간증으로 발전한 것입니다.
* 임신 중 만성고혈압의 악화 → 가중합병전자간증
* 임신성고혈압의 악화 → 전자간증
Q. 임신 중 혈압은 어떻게 변하나요.
임신 중에는 정상적으로 인체 내 수분 및 여러 물질의 변화가 발생하며, 이는 궁극적으로 혈관을 확장시켜서 커져가는 자궁에 충분한 혈액을 제공해 태아와 태반에 산소와 영양소를 적절하게 제공합니다.
이런 변화로 인해 혈관과 혈압의 양상이 변합니다. 결과적으로 혈압은 정상범위 이내에서 약간 낮아지며, 심장 박동수는 빨라집니다. 이 같은 변화는 임신 24주에서 26주 사이 가장 크게 나타납니다.
하지만 임신성고혈압이 있는 산모는 모체 내 수분의 변화로 인한 혈액량의 증가가 정상의 10% 정도에 그치며, 비정상적인 인체 내 물질의 변화로 인해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합니다.
이런 과정으로 인해 산모의 혈압이 증가하고, 신장 기능이 떨어져서 단백뇨와 부종이 발생합니다.
심한 경우 태아와 태반에 적절한 산소와 영양소가 전달되지 않아서 저체중아가 되거나 심한 경우 태반이 조기 박리되는 등의 치명적인 상황이 되기도 합니다.
Q. 임신성고혈압은 왜 발생하나요.
현재까지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임신 초기에 태반 형성 과정이 적절하지 않아서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임신 6주부터 태반이 형성돼 임신 16주에 착상을 마치게 되는데, 이 때 자궁벽에 태반이 잘 침투해야 합니다.
하지만 태반침투 과정이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인체 내의 여러 물질이 비정상적으로 분비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임신성고혈압, 그리고 전자간증이 발병하도록 유도합니다.
Q. 임신성고혈압은 임신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적절하게 치료되지 않으면 심한 고혈압으로 인해 산모에게 뇌출혈 또는 뇌부종이 나타날 수 있고, 이로 인해 시력장애가 유발되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신장과 간에 혈액이 충분하게 공급되지 않아서 산모의 신장과 간이 손상될 수 있으며, 손상이 발생하는 경우 괴사성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증상이 심한 경우 폐부종이 생기고, 자발적인 호흡이 불가능해져서 인공호흡기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생깁니다. 임신 후에도 약 8%의 산모는 만성고혈압으로 진행합니다.
태아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데, 산모의 증상이 악화 및 조기태반박리로 인해 조산 및 태아의 발육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조기태반박리는 단순히 조산을 유발하는 것뿐만 아니라 태아에게 저산소증이 나타나서 태아의 상태가 더욱 악화될 수 있습니다.
Q. 임신성고혈압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없나요.
합병증이 워낙 심각한 질환이어서 예방법이나 예측 방법에 대한 연구가 아주 많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예방을 위해서는 모든 산모들이 산전 검사 시 매번 혈압을 측정하고, 단백뇨 여부를 확인합니다.
또한 위험도가 높은 산모의 경우 저용량 아스피린을 임신 초기부터 복용하도록 권고합니다. 아스피린을 복용해야 하는 경우는 아래와 같습니다.
※ 임신성고혈압 예방하기 위해 아스피린 복용 권고되는 경우
* 하나라도 해당하면 저용량 아스피린을 꼭 복용해야 하는 위험 산모
- 이전 임신에서 임신성고혈압이 있었던 경우
- 만성고혈압이 있는 산모
- 당뇨병이 있는 산모
- 신장질환이 있는 산모
- 루프스 등의 자가면역질환이 있는 산모
- 다태임신
*2개 이상 해당하면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해야 하는 중등도 위험 산모
- 40세 이상의 고령산모
- 첫 임신이거나 이전 임신이랑 10년 이상 간격이 있는 경우
- 체질량지수 30kg/m2 이상인 비만 산모
- 산모의 어머니나 여자 형제가 임신성고혈압이 있었던 경우
예측법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고 있지만, 하나의 예측법을 사용하는 경우는 그 정확도가 떨어져서 여러 예측법을 혼합해서 사용합니다.
현재까지 정확도가 가장 높은 예측법은 혈액 검사를 통해서 혈관생성인자와 태반성장인자 사이의 비율을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그 외에도 초음파를 통해서 혈류를 측정하는 방법을 통해 예측하기도 합니다.
또한 임신성고혈압이 전자간증으로 발생하는 경우 △두통 △시력 문제 △명치 통증 △경련 등이 나타날 수 있는데, 바로 병원을 찾아서 상태를 확인하고 주치의와 상담해야 합니다.
▶임신성고혈압 위험도 확인 후 관리해야
간략하게 임신성고혈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매일 소변검사 및 혈액검사를 진행하고 혈압을 확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하지만 미리 임신성고혈압의 위험도가 높은지 확인해서 예방하고 상담하면 대부분의 경우 임신성고혈압을 피할 수 있으며, 임신성고혈압이 발생해도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통해 관련된 합병증을 줄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