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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 지역 최초 ‘장기이식센터’ 30년 성과
경인 지역 최초 ‘장기이식센터’ 30년 성과
길병원, 국내 첫 심‧폐 동시이식 등 성공하며 성장
‘현대 의학의 꽃’ 장기이식 분야 이끌며 생명 살려
  • 김지훈 기자
  • 승인 2022.04.20 1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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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면 강산이 변하고, 30년이면 한 세대가 변합니다. 가천대 길병원이 1991년 장기이식센터의 문을 연 후 최근 30돌을 넘겼습니다.

장기이식은 꺼져가는 생명에 다시 불을 댕겨서 새 생명을 이어주는 동아줄과 같습니다. 개소 30년을 맞은 가천대 길병원 장기이식센터는 경기·인천 지역 장기이식 역사와 다름없습니다. 

30년 전만 해도 장기이식 수술을 받으려면 서울에 있는 대형병원을 찾아야 했습니다. 장기이식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시절,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 관련 수술을 진행할 수 있었던 의료기관은 거의 전무했습니다.

가천대 길병원은 30년 전 경인 지역 최초로 장기이식센터의 문을 열고, 바로 그해 신장이식에 성공했습니다. 이어 1995년에는 심장·각막 이식도 잘 마무리했습니다.

이후 1997년엔 국내 최초 심‧폐 동시 이식, 인천 지역 최초 간이식 수술 타이틀을 거머쥐며 지역 거점 장기이식센터로 굳건히 뿌리를 내렸습니다. 기증 받은 장기를 극적으로 이송해서 수혜자에게 이식을 성공한 드라마 같은 스토리도 적지 않습니다. 올해 30살, 이립(而立)이 된 길병원 장기이식센터가 걸어온 길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뇌사자 장기기증 건수 전국 ‘톱3’

가천대 길병원 장기이식센터 앞에 모인 길병원 의료진

1991년 개소 후 굵직한 이식을 성공한 가천대 길병원 장기이식센터. 2013년엔 혈액형 불일치 신장이식, 조직형 불일치 이식수술 등 고난도 수술도 잘 마무리 했습니다. 

2002년에는 뇌사자를 총체적으로 관리하는 ‘뇌사 판정대상자 관리 전문기관(HOPO)’으로 지정됐습니다. HOPO가 되려면 장기이식센터 내 인력·시설·장비 등을 충분히 갖춰야 하고, 전문적인 장기이식이 가능해야 합니다. 

경인 지역 장기이식의 효시가 된 가천대 길병원은 현재 뇌사자 장기기증 건수가 전국 ‘톱3’에 랭크될 정도로 많은 이식 성과를 이뤘습니다. 

경인 지역 병원의 장기이식센터는 물론 굵직한 서울 대형 병원들도 뛰어넘는 실적입니다. 내‧외과의 긴밀한 협업을 바탕으로 전남·부산 등 지방에서 장기이식 등록을 위해 가천대 길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가천대 길병원 장기이식센터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14년 장기기증 및 이식 활성화 우수기관에 선정돼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 가천대 길병원 장기이식센터 주요 일지

- 1991년 경인 지역 최초 장기이식센터 개소
- 1991년 신장이식 성공
- 1995년 심장·각막 이식 성공
- 1997년엔 국내 최초 심‧폐 동시 이식 
- 1997년 인천 지역 최초 간이식 수술
- 2002년 ‘뇌사 판정대상자 관리 전문기관(HOPO)’ 지정
- 2013년엔 혈액형 불일치 신장이식, 조직형 불일치 이식 성공
- 2014년 장기기증 및 이식 활성화 우수기관 선정(복지부 장관상 수상)

▶심정지 발생한 경우도 포기하지 않아 

가천대 길병원의 장기기증 건수가 전국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이식 분야 전문 의료진들과 장기이식센터에서 근무하는 코디네이터들이 적극적으로 임한 덕분입니다.

뇌사자 관리를 하지 않는 2차 병원에서 뇌사 추정자가 발생하면 HOPO로 환자를 이송해 기증 업무를 진행해야 합니다. 2차 병원에서 직접 HOPO로 환자를 이송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가천대 길병원은 코디네이터가 24시간 대기하고 있다가 뇌사 추정자가 발생하는 즉시 그 지역으로 이동해서 기증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이송해옵니다. 

한 코디네이터는 경기 평택의 한 병원에서 뇌사 추정자 발생 신고를 받고, 새벽에 출동하기도 했습니다. 장기기증 절차 도중 심정지가 온 뇌사자에게 심폐소생술(CPR)을 하며 신장 이식에 성공한 경우도 있습니다. 

뇌사 추정자는 상태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기증 절차 도중 사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천대 길병원 박연호 장기이식센터장은 “장기를 이식하는 환자가 심정지가 되면 이식할 장기의 수명이 짧아진다”며 “짧은 시간 안에 수혜 받을 환자를 정하고, 최대한 빨리 장기 적출 수술을 완료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보통 이런 경우 수술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가천대 길병원은 심정지가 온 뇌사자에게 심폐소생술(CPR)을 시행하며 기증에 성공한 경험이 두 차례나 있습니다. 

※ 장기이식수술은 

장기이식수술은 신장‧간·폐‧심장‧췌장 등 장기들이 기능을 상실해 생명을 위협할 때 다른 사람의 건강한 장기를 이식해 두 번째 삶을 열어주는 수술입니다. 때문에 장기이식수술에 붙는 수식어들은 ‧현대 의학의 꽃 △종합예술 등 다양하고 화려합니다. 
특히 생체 장기이식은 장기를 기증한 사람과 받는 환자 모두 건강하게 살려야 하는 최고 고난도 의술입니다.
가천대 길병원처럼 장기이식수술을 활발히 진행하는 병원은 △외과 △감염·소화기·순환기 내과 △방사선과 △진단검사의학과 △병리과 △영양학 등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모든 분야의 의술이 우수하다는 뜻입니다. 또 장기이식술 성적이 좋은 나라는 의료 수준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KTX로 심장 이송해 이식 성공하기도 

가천대 길병원 장기이식팀은 한 명의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한 번은 가천대 길병원 장기이식센터에는 간 이식이 필요한 교통사고 외상환자가 이송됐습니다. 

장기이식의 성공 확률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습니다. 하지만 간 이식팀은 포기하지 않고 수술을 진행했습니다. 수술 후에도 꾸준히 관리한 결과 100여 일 만에 환자가 의식을 되찾았습니다. 

또 이식 가능 시간이 4시간밖에 남지 않은 심장을 KTX를 통해 극적으로 수송해서 무사히 심장이식 수술을 마치기도 했습니다. 가천대 길병원 장기이식센터의 환자 생명을 지키기 위한 노력의 결과들은 장기이식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입니다.

가천대 길병원 장기이식센터는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 개선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2019년 보건복지부와 장기기증 활성화를 위한 생명나눔 음악회를 열었으며, 올해는 한국장기조직기증원(KODA)과 기증희망등록 서약 행사를 함께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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