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은 20‧30대를 기점으로 점차 노화합니다. 평소 많은 기능을 수행하는 신체 부위는 중년이 되면 퇴행해서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퇴행성 관절염입니다.
걷거나 활동을 할 때 무릎 관절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는 연골이 나이가 들면서 점차 닳아서 없어지는 병이 퇴행성 관절염입니다. 대부분 무릎 관절에 생깁니다.
퇴행성 관절염이 많이 진행하면 약물‧물리 치료 등 보존적인 방법으로는 치료되지 않습니다. 이 때는 손상된 관절 부위를 제거하고 인공관절로 대체해야 통증과 기능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인공관절 수술 방법은 크게 무릎의 관절 부위를 모두 수술하는 ‘인공관절 전치환술’과 일부만 수술하는 ‘인공관절 부분치환술’이 있습니다. 그럼 두 가지 방법의 차이점과 나에게 수술이 필요할 경우 적합한 것은 무엇일까요?EBS 의학다큐멘터리 명의에도 출연했던 인천 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이범구 교수의 자문으로 무릎 관절염이 있을 때 진행하는 인공관절 수술의 종류와 특징에 대해서 정리했습니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 종류
무릎 관절은 어떻게 이뤄져 있을까요. 대부분 하나로 생각할 수 있지만 내측 관절, 외측 관절이 있고, 앞에 슬개골 관절도 자리합니다.
퇴행성 관절염 탓에 연골이 많이 마모된 경우는 손상된 부분을 절제하고,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합니다.
이 때 내측‧외측‧앞쪽 관절 전체를 모두 인공관절로 바꾸는 것이 ‘전치환술’입니다. 그러나 퇴행성 관절염 환자는 내‧외측 관절 중 한쪽 연골만 닳아 있는 사례도 많고, 이 부분만 수술하는 것이 ‘부분치환술’입니다.
인공관절 전치환술과 부분치환술의 세부적인 차이점을 알아보겠습니다. 전치환술을 진행할 땐 인대 같은 관절 주변 조직들을 많이 절제해야 합니다.
하지만 부분치환술은 관절면만 수술하고 기존에 남아 있는 인대 등 조직은 거의 건드리지 않고 수술합니다. 때문에 부분치환술은 수술 후 관절 기능이 전치환술에 비해 좋고, 수술 시 통증‧출혈도 적습니다.
이처럼 수술 후 기능적인 측면은 부분치환술이 전치환술보다 훨씬 좋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수술 약 10년 후 재수술 확률이 전치환술은 약 5% 미만인데, 부분 치환술을 20~30%로 전치환술보다 높습니다.
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이범구 교수는 “인공관절 수술을 장기적으로 볼 때는 전치환술이 좋고, 기능적인 측면에서는 부분치환술이 낫다”고 설명했습니다.
※ 전치환술 vs 부분치환술 장‧단점
① 전치환술
- 내측‧외측‧앞쪽 관절 전체를 모두 인공관절로 대체
- 인대 같은 관절 주변 조직들의 많은 절제 필요
- 수술 약 10년 후 재수술 확률 약 5% 미만으로 낮아
② 부분치환술
- 내‧외측 관절 중 한쪽 연골만 닳았을 때 적용
- 관절면만 수술하고 인대 등 조직은 거의 손상시키지 않아
- 전치환술보다 관절 기능이 좋고, 수술 시 통증‧출혈도 적어
- 수술 약 10년 후 재수술 확률 20~30%로 전치환술보다 높아
▶인공관절 수술 방법 선택 시 고려 사항
그럼 인공관절 전치환술과 부분치환술은 어떤 상황에 적용하는 것이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50‧60대 젊은 환자가 관절 한쪽에만 국한돼서 관절염이 있으면 기능적인 측면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부분치환술을 권고합니다.
하지만 60‧70대가 되면 기능보다 재수술을 안 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인공관절 수술 대상이 고령인 경우에는 전치환술을 권합니다. 물론 관절 연골 침범 정도에 따라서 한쪽에만 국한돼 있을 때는 문제가 있는 곳만 부분치환술을 하고, 전반적으로 관절염이 심하면 전치환술을 진행해야 합니다.
※ 전치환술 & 부분치환술 고려 대상
* 전치환술
- 60‧70대 이상이어서 재수술 부담이 큰 경우
* 부분치환술
- 50‧60대인데 관절 한쪽에만 국한돼서 관절염이 있는 경우
인공관절 수술 후 관리 방법은 모두 비슷합니다. 부분치환술이 관절도 잘 구부러지고 기능도 좋지만 심한 운동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주의해야 합니다. 가벼운 댄스 정도는 가능하지만, 뜀뛰기처럼 관절에 체중 부하가 큰 운동은 안 됩니다.
퇴행성 관절염 환자는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으면 크게 걱정합니다. 수술 후 여러 가지 합병증 때문에 고생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한몫합니다.
그러나 대부분 인공관절 수술 결과는 상당히 좋아서 필요한 경우 통증을 개선하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치료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범구 교수는 “관절염 환자 중 수술이 필요한 상태인데, 버틸 때까지 버티다가 수술을 받겠다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하지만 나이가 80세를 넘겨서 뒤늦게 수술을 하려면 신장‧폐 등 신체 장기의 건강이 저하돼서 합병증이 생기기 때문에 진행을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나이가 65세 이상인데, 관절염이 많이 진행됐으면 보다 적극적으로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