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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에 노출된 아이가 겪는 ‘심리적 후유증’ 
오징어 게임에 노출된 아이가 겪는 ‘심리적 후유증’ 
  • 최수아 기자
  • 승인 2022.04.12 1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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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전 세계적인 인기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작품의 흥행에 따른 효과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등 한국적 정서가 녹아 있는 놀이들이 국내‧외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드라마 속 캐릭터 인형, 의류들도 불티나게 팔리는 등 오징어 게임의 한국적 장치들이 하나의 글로벌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는 모습입니다. 

오징어 게임은 청소년관람불가 드라마지만 높은 인기와 친근한 마케팅으로, 어린이를 비롯한 청소년들도 열광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현상 때문에 폭력적인 드라마 속 설정이 소아청소년에게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큽니다.

특히 폭력성‧선정성과 함께 드라마 속 갈등과 부정적인 감정들은 우리 아이들에게 ‘심리적 후유증’을 깊게 남길 수 있습니다. 인천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배승민 교수에게 직‧간접적으로 오징어 게임에 노출된 아이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문제와 보호자들이 지켜야 할 자세에 대해 들었습니다.

▶우리 아이 ‘오징어 게임’ 시청하면 생기는 일 

미국에서는 오징어 게임의 시청 금지령을 내리는 학교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소셜미디어 기업들에게 어린이보호기능을 강화하라는 청문회도 열렸습니다. 국내도 일부 지역 교육청에서 ‘특정 매체를 모방한 학교폭력 발생 우려’ 내용을 담은 가정통신문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오징어 게임은 인간의 본성을 다룬 현실이 아닌 드라마 속 세상입니다. 하지만 어린이들은 ‘관람불가’인 이유가 분명하게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선정성‧폭력성이 도마에 오르지만 영상 속에 녹아들어 있는 심각한 갈등과 부정적인 감정도 우리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미칩니다.

소아청소년들이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오징어 게임 장면에 노출되는 것을 우려해서 이런 내용이 빠진 편집영상들이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제공됩니다. 하지만 소아청소년정신의학 전문가들은 편집영상도 문제가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배승민 교수는 “우리나라 문화로 만들어진 콘텐츠로 전 세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고, 유행하는 관심사에 대해 친구들과 대화가 잘 풀리는 등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보호자들도 있다”며 “하지만 미성년자 관람불가 또는 연령 제한이 있는 콘텐츠는 부모들이 각별하게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오징어 게임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요소  
- 선정성
- 폭력성
- 심각한 갈등 
- 부정적 감정

▶오징어 게임, 아이들에게 왜 위험할까?

오징어 게임은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장면뿐 아니라 드라마 속의 놀이에 대한 기본적인 정의 자체가 아이들에게는 문제가 됩니다.

배승민 교수는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사회성을 키워나간다”며 “하지만 놀이에 따라 죽을 수 있고, 그 목적이 경쟁과 돈이라는 포맷을 아이들이 흥미 위주로 쉽게 받아들이면 돈, 생명, 공동체 팀워크 등에 왜곡된 생각을 가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아이들은 상상과 현실의 차이를 인지하고 잘 구분할 수 있는 성인들과 달리, 현실과 비현실을 잘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극적으로 과장되게 표현된 콘텐츠가 위험할 수 있는 것입니다. 

배 교수는 “설령 어린이들이 친근하게 생각하는 만화 영상이어도 관람불가나 12세 이상 관람가 등 연령에 맞지 않은 콘텐츠를 제한 없이 시청한 경우 영상에서 표현된 갈등과 강력한 감정, 부정적 감정들로 인해 오랫동안 심리적으로 후유증을 겪는 환자 사례를 진료실에서 심심치 않게 접한다”고 현실을 전했습니다.

※극적으로 과장된 콘텐츠들의 문제점

- 잔혹한 경쟁과 갈등, 불신이 심리‧정서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 생명, 돈, 생명, 공동체 팀워크 등에 왜곡된 생각이 심어진다
- 현실과 비현실을 잘 구분하지 못하게 된다
- 심리적으로 오랫동안 후유증을 겪게 된다

때문에 보호자들은 시청연령제한을 폭력‧선정성 측면에서만 판단하면 안 되고 연령에 맞는 감정과 갈등 등 아이들의 정서적인 부분을 고려해서 연령제한에 맞는 콘텐츠를 접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 써야 합니다.
  
아울러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장면을 제거한 편집영상이나 비슷한 포맷의 다른 영상물에 대해서도 주의깊게 살펴야 합니다. 

배승민 교수는 “유튜브 요약 영상은 선정적인 장면이 빠지고 줄거리만 나와서 괜찮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며 “오징어 게임 속 잔혹한 경쟁과 갈등, 사람에 대한 불신 등이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다시 강조했습니다. 

보호자들이 어린 시절에 즐겼던 익숙한 게임들을 아이들과 함께 즐겨도 오징어 게임 속의 갈등‧경쟁‧생명경시 같은 장면을 아이들이 흥미위주로만 여과 없이 받아들이지 않도록 충분히 대화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취재 도움 :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배승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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