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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문턱에 선 ‘간·담·췌장’ 환자 구하는 의사
죽음의 문턱에 선 ‘간·담·췌장’ 환자 구하는 의사
경희대병원 외과 김범수 교수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2.04.12 12:2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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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질환들이 우리의 건강을 위협합니다. 치명적인 질환의 진단과 치료가 늦으면 넘어서는 안 될 죽음의 문턱 앞에 서기도 합니다. 특히 간·담도·췌장에 발생하는 암 같은 질환은 이 같은 위험이 더 높습니다.
 
경희대병원 간·담도·췌장외과 김범수 교수는 16년 째 관련 질환의 환자들을 치료하며, 건강한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게 돕고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2019 국가암등록통계를 보면 국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10대암 중 7~9위가 간암, 췌장암, 담낭 및 기타 담도암이며 사망률도 높습니다. 간‧담도‧췌장은 해부학적으로 복잡한 구조여서 수술하는 의사의 실력과 경험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죽음의 문턱 앞에 있다 수술 후 회복하는 환자들을 보면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는 김범수 교수. 김 교수를 만나 사망률이 높은 간·담도·췌장 질환의 특징과 치료법, 진료 철학에 대해서 들었습니다.

Q. 신체 장기 중 간‧담도‧췌장은 어떤 역할을 하나요.

간은 우리 몸의 화학공장입니다. 3대 영양소인 단백질‧탄수화물‧지방을 대사하고, 에너지를 만드는 기관입니다. 담즙을 생산하는데, 담즙이 만들어지면 담관을 통해 소화기관인 십이지장으로 배출합니다.

이 같은 장기에 문제가 생겨서 증상이 나타날 때쯤에는 이미 상태가 매우 심각한 수준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특히 간암의 경우 크기와 상태가 심각하지 않으면 증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습니다. 간을 ‘침묵의 장기’라고 부르는 이유입니다.

Q. 간암 진단이 내려지면 수술이 가능한 환자는 어느 정도인가요.

간암 진단 후 약 30%만 수술이 가능합니다. 나머지는 수술보다 △약물치료 △색전술 △고주파 치료 △간이식 등을 통해 치료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표적 항암제나 면역항암제 등을 사용해서 치료하기도 합니다.

Q. 간이식 수술 전후에 고려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가요.

대개 간이식 수술을 앞둔 환자들은 간경화를 동반한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당연하겠지만 수술 전 음주와 흡연은 절대적으로 피해야 합니다. 또 각종 민간요법도 자제할 것을 권고합니다.

적지 않은 환자들이 몸에 좋다는 농축액과 약재 달인 물 등을 섭취하는데, 간 상태를 더 악
화시킬 수 있습니다. 수술 전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영양 상태를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그래야 수술 예후도 긍정적으로 기대할 수 있습니다. 영양가 높은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게 중요합니다.

Q. 간이식 수술의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간이식 수술은 '현대 의학의 꽃이라고 불릴 정도로 주목 받습니다. 하지만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수술입니다. 특히 간을 이식 받는 수혜자의 대부분이 수술 전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에 간이식 수술이 잘 됐어도 수술 후 관리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이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입니다. 생체 간이식의 경우 기증자의 안전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정확하고 안전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Q. 간암과 주요 발병 원인인 만성 간염은 어떤 연결 고리가 있나요.

신체에 발생하는 많은 질병은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간암은 대부분 원인이 명확합니다. 특히 95%는 만성 간질환 때문에 발생합니다. 이 중 대부분이 △만성 B형 간염 △C형 간염 △알콜성 간 질환 등입니다.

이처럼 발병 원인이 명확하다는 것은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가 가능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평소 간 정기 검진을 통해 관리를 잘하면 발병 초기에 찾아낼 수 있습니다.

간 질환이나 간암을 예방하고 조기에 발견하려면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간 질환 고위험군에 속하면 6개월에 한 번씩 간 검사가 필요합니다. 조기 발견이 가장 빠른 치료이기 때문에 정기 검진을 꼭 받아야 합니다.

Q. 최근 간·담도·췌장 질환 분야에서 관찰되는 특징은 무엇인가요.

최근 담석 환자는 20~30대에서 많아졌습니다.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발생한 현상으로 분석하며, 젊은 층이어도 관련 질환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반면 간암 환자 사망률이 40~50대에서 높아지고 있습니다. 중년의 간암 환자가 많은 것은 사회생활이 활발하기 때문에 음주와 폭음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결국 기존 B형 간염, C형 간염 환자들은 간 기능이 악화해서 간암에 걸립니다. 

Q. 관심을 갖는 주요 연구분야가 있나요.

주로 간·담도·췌장 영역의 외과 연구를 진행합니다. 최근에는 간이식 수술 전 환자의 영양 상태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간암 환자에게서 수술 전 영양 상태가 수술 후 합병증 및 예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습니다. 

실제 우리 연구팀에서도 관련 연구를 진행했더니 환자의 영양 상태가 수술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수술 전 영양 상태를 평가하는 인자는 매우 다양합니다. 이 같은 인자의 연구와 수술 전 집중 영양 치료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Q. 간‧담도‧췌장 및 간이식 분야 전문의가 된 계기가 있나요.

대학 때 저를 지도하신 스승님을 보면서 마음속으로 ‘은사님 같은 의사가 되자’고 결심했습니다. 스승님이 매우 꼼꼼하고 정성스럽게 환자를 대하셨는데, 그 모습이 많은 귀감이 됐습니다. 

간·담도·췌장 수술은 난도가 매우 높은 만큼 보람도 큽니다. 간이식을 앞둔 환자의 상태는 죽음의 문턱에 이르렀다고 표현할 정도로 좋지 않습니다. 간이식 수술을 통해 몸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면서 관련 분야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가 돼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Q. 기억에 남는 환자 치료 사례가 궁금합니다. 

복수가 차오르고 간성혼수가 심한 50대 중반의 환자가 있었습니다. 영양 상태가 불량해서 간이식을 받지 않으면 조만간 사망에 이르는 상태였습니다. 다행히 건강한 간을 이식 받을 수 있었고, 수술까지 잘 진행됐습니다. 

5개월 정도 입원과 집중 치료를 진행한 후 회복이 잘 돼서 5년이 지난 현재까지 외래에서 만나고 있습니다. 지금은 60대가 된 환자를 보면 이 직업에 대한 보람을 느낍니다.


Q. 환자 치료 시 기준과 철학은 무엇인가요.

지금보다 젊었을 때는 수술을 빨리 진행하면 뿌듯하고 스스로 자랑스러웠습니다. 하지만 경험이 쌓이고 많은 환자를 진료하다 보니 빠른 수술이 꼭 최고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때로는 천천히 진행하는 수술이 가장 빠른 수술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이후 출혈이 적고, 손이 닿아야 하는 부위를 줄여서 더 안전한 수술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특히 환자를 가족처럼 생각하는 게 저의 치료에 있어 가장 큰 기준입니다. 가족처럼 아끼면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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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남 2023-07-04 19:01:57
죽음이란
하늘의선택일까요?
나의 선택일까요?
내는 내선택98프로로 봅니다
2프로의 희망이란????? 그것이 좌우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