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생애주기 동안 남성보다 많은 신체 변화를 겪습니다. 월경‧임신‧폐경을 거치면서 큰 너울처럼 호르몬 변화가 발생하고, 이에 따른 산부인과 문제도 나타날 수 있어서 생애주기에 따른 건강관리가 중요합니다.

특히 임신은 여성의 신체 변화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입니다. 여성과 태아가 모두 건강 하려면 임신 전부터 출산 후까지 모든 과정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이 같은 임신‧출산 준비와 관리는 여성만의 몫이 아닙니다. 배우자도 함께 참여해야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부부 공동의 과제입니다. 강북삼성병원 산부인과 김서연 교수의 자문으로 ‘부부가 함께 준비하는 임신‧출산’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임신 중에는 모체 내 수분이 증가하며, 태아와 태반에 당을 공급해야 해서 당에 대한 요구도가 높아집니다. 또 임신 중 호르몬 변화까지 더해집니다. 이런 이유로 모체 내 당에 대한 대사가 변화를 겪고, 임신성 당뇨가 발생합니다. 특히 산모의 나이가 많아질수록, 산모의 비만 정도가 클수록, 제 2형 당뇨에 대한 가족력이 있을수록 임신성 당뇨 위험도가 커집니다. 쌍둥이를 임신해도 임신성 당뇨 위험이 증가합니다. 

최근 임신부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서 임신성 당뇨 유병률과 임신 전부터 당뇨가 발병한 상태인 당뇨병 임신의 유병률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임신 중 당뇨의 분류

임신 중 당뇨는 진단 시기에 따라 분류합니다. 임신 중 진단된 경우는 임신성 당뇨, 임신 전 진단된 경우는 당뇨병 임신으로 구분합니다. 임신성 당뇨는 공복 혈당의 정도에 따라 A1와 A2로 분류하며, 당뇨병 임신의 경우 그 발병 원인에 따라 제 1형 당뇨와 제 2형 당뇨으로 분류됩니다. 

▶임신성 당뇨의 진단

한국 산모의 경우 임신 24주에서 28주 사이에 임신성당뇨에 대한 선별 검사를 하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1단계 검사법과 2단계 검사법이 있는데, 현재 산부인과 학회에서는 2단계 검사법을 사용하도록 권고합니다. 

2단계 검사법은 임신 24주에서 28주 사이 50g의 당이 포함된 시약을 마신 뒤 1시간 뒤 채혈을 해서 선별 검사를 진행합니다. 이 선별 검사에서 기준치 이상인 경우 8시간에서 14시간 정도 공복시간을 갖고 공복 혈당을 측정하고, 100g의 당이 포함된 시약을 마신 뒤 1시간, 2시간 그리고 3시간 뒤에 채혈을 합니다. 

이 4번의 혈액검사에서 2개 이상의 검사가 기준 수치 이상인 경우 임신성 당뇨로 진단합니다. 확진 검사 전 3일 동안은 하루 130g 이상의 탄수화물을 섭취해야 하며, 검사 중 과도한 움직임은 피해야 합니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검사 수치가 정확하지 않아서 임신성 당뇨에 대한 진단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유의해야 합니다. 또 확진 검사 후 혈당이 심하게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서 검사 후에는 음식을 섭취해야 합니다. 
하지만 몇 가지 상황에서는 임신성 당뇨 발생 가능성이 높아서 선별 검사를 일찍 진행하는데 △고도 비만 △제 2형 당뇨 가족력 △임신성 당뇨병 과거력 △높은 공복 혈당 △다음/다뇨/다갈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입니다.

이처럼 임신성 당뇨 위험도가 높은 산모는 임신이 확인되면 바로 선별검사를 합니다. 음성이 나오더라도 임신 24주에서 28주 사이 재확인해야 합니다.

※ 임신성 당뇨 가능성이 높아서 선별 검사를 일찍 진행해야 하는 경우  

- 고도 비만 
- 제 2형 당뇨 가족력 
- 임신성 당뇨병 과거력 
- 높은 공복 혈당 
- 다음/다뇨/다갈 등 당뇨 증상

▶임신 중 당뇨에 따른 임신 관련 합병증 종류

임신 중 당뇨는 왜 관리해야 할까요? 임신 중 당뇨로 인해 발생 위험도가 높아지는 임신 관련 합병증을 알아보겠습니다.

* 임신성 당뇨

임신성 당뇨의 경우 임신성 고혈압 위험도가 2배 이상 증가하고, 추후 당뇨가 발생하거나 심혈관계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또 과체중아를 출산할 수 있어서 난산 및 제왕절개 위험도가 증가합니다. 혈당이 조절되지 않을 경우 신생아저혈당 가능성도 있습니다. 

* 당뇨병 임신

혈당 조절이 되지 않는 경우 초기 유산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임신성 고혈압 위험도가 3.7배 증가하므로, 당뇨병 임신의 경우 임신성 고혈압의 예방을 위한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해야 합니다. 
또 분만 전후 발생 가능한 감염 위험도와 임신 때보다 케톤산증이나 당뇨성 신장병 등의 당뇨 관련 합병증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아울러 태아 성장 이상이 나타날 수 있고, 5~10%에서 태아 기형이 발생합니다. 태아 사망 위험도가 3배 이상 증가하며, 출산 이후에도 신생아호흡곤란증후군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외에 여러 가지 신생아합병증으로 신생아중환자실 입원 가능성이 올라갑니다. 뿐만 아니라 출생아가 성장했을 때 소아비만이 되거나 추후 당뇨병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임신 중 당뇨병 관리

임신 중 당뇨병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임신성 당뇨 및 당뇨병 임신으로 나눠서 살펴보겠습니다.

* 임신성 당뇨

1) 혈당 조절
혈당 조절의 경우 공복 혈당은 95mg/dL 보다 낮게, 식후 1시간 혈당은 140mg/dL 보다 낮게, 식후 2시간 혈당은 120mg/dL 보다 낮게 관리해야 합니다. 먼저 식사요법과 운동으로 조절했다가 조절이 되지 않으면 인슐린을 사용합니다. 식사요법과 운동은 전문가와 상담 후 시행합니다.

2) 임신 관리
태동 검사와 초음파를 통해 태아 상태를 확인합니다. 또 임신성 고혈압 가능성이 있어서 혈압과 단백뇨를 잘 감시합니다.

3) 분만 
인슐린 사용을 하지 않는 경우 일반 산모에 준해서 결정하고, 인슐린 사용 시에는 39주에 분만을 합니다. 태아 초음파 결과에서 태아 몸무게가 4.5kg 이상으로 예측되면 제왕절개를 합니다.

4) 출산 후
출산 후 4주에서 12주 사이에 당뇨로 이어지지 않는지 확인하기 위해 75g 당부하검사를 시행합니다. 또 다음 임신 시에는 임신성 당뇨가 재발할 가능성이 있어서 초기 임신부터 선별검사를 진행합니다. 

* 당뇨병 임신

1) 혈당 조절
혈당 조절의 경우 공복 혈당은 95mg/dL 보다 낮게, 식후 1시간 혈당은 140mg/dL 보다 낮게, 식후 2시간 혈당은 120mg/dL 보다 낮게 관리해야 합니다. 또 당화혈색소는 6.5% 미만으로 유지되게 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식사요법과 운동으로 조절했다가 조절이 되지 않으면 인슐린을 사용합니다. 경우에 따라 metformin 등의 경구 약물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2) 임신 관리
초기부터 고용량 엽산을 복용하고, 1~2주 간격으로 혈당조절이 잘 되는지 확인합니다. 또 24주 이후 당 대사에 변화가 생기므로 인슐린의 용량조절이 필요합니다. 태동 검사와 초음파를 통한 태아 상태도 확인합니다. 임신성 고혈압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혈압과 단백뇨를 잘 감시하고, 저용량 아스피린을 임신 초기부터 복용합니다.

3) 분만
인슐린 치료를 받는 경우 38주에 분만하며, 혈당 관리가 잘 되지 않으면 그 시기를 더욱 앞당깁니다. 분만 시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으면 추후 신생아 저혈당 가능성이 높아져서 신경을 써서 혈당 조절해야 합니다. 

4) 출산 후
출산 후에는 인슐린 요구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인슐린 사용자의 경우 임신 중 용량의 2분의 1에서 3분의 1 수준으로 시작해서 용량 조절을 합니다. 약물을 사용했던 환자의 경우 바로 약물을 사용합니다.

임신 중 여러 합병증을 늘리고 여성 건강 자체를 위협하는 임신 중 당뇨병. 뿐만 아니라 신생아의 급성 합병증과 성장 후 비만, 당뇨병 발병 가능성 등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관리가 잘 되면 이런 걱정을 덜 수 있습니다. 전문가와 함께 미리 대비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서 임신 중 당뇨병 위협으로부터 임신부와 아이의 미래를 보호해야 합니다

취재 도움 : 강북삼성병원 산부인과 김서연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