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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 계절에 태어난 남성 ’전립선암‘ 위험 높아 
‘OO' 계절에 태어난 남성 ’전립선암‘ 위험 높아 
  • 박성호 기자
  • 승인 2022.04.04 2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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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에게만 있는 신체 기관이 있습니다. 바로 전립선입니다. 전립선에도 다양한 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며, 대표적인 것이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입니다.

전립선암은 대표적인 남성 암으로, 2019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1년에 1만6803명이 발생했습니다. 다행히 전립선암은 다른암에 비해 착한 암에 속해서 완치를 의미하는 5년 생존율이 94.4%에 달합니다. 전립선암 환자 100명 중 약 95명이 건강하게 일상으로 복귀하는 것입니다.

전립선암 발생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노화, 서구식 식생활, 유전 등 다양합니다. 최근에는 남성의 출생 계절이 전립선암 발병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인천 가천대 길병원 비뇨의학과 김태범 교수 등 공동 연구팀에 따르면 겨울에 태어난 남성은 전립선이 더 크고, 전립선암에 더 많이 걸린다는 내용을 발표해서 주목 받았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발표한 김태범 교수의 도움말로 전립선암 원인과 의심 증상,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계절적 특징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아버지의 병 ‘전립선 질환’ 발병 이유 

전립선은 요도와 방광 사이에 있어서 골반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전립선 크기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호두알 정도 되는 알밤처럼 생긴 작은 기관입니다.

전립선은 소변과 정액이 지나가는 통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전립선이 붓거나 염증이 생기는 등 문제가 생기면 배뇨가 불편해지고, 정액 배출에도 문제가 발생합니다. 

전립선에서는 전립선액도 만들어져서 정자를 감염으로부터 보호하고, 남성 생식 기능과 정자의 생존 기능을 돕는 역할도 합니다.

전립선에도 다른 신체 기관처럼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주요 질환은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입니다.

이 같은 전립선 질환 발생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인구 고령화 △육류 중심 서구식 식생활 △남성호르몬 △유전 등입니다. 가족 중 전립선암 환자가 있으면 전립선암 발병률이 높아지는데, 유전‧가족력에 의해 발생하는 비율은 약 10%입니다. 

※ 전립선 질환 주요 발병 원인
-인구 고령화 
-육류 중심 서구식 식생활 
-남성호르몬 
-유전

특히 전체 암 중 발병 6위인 전립선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서 증상만으로 암을 의심하긴 힘듭니다. 소변보기가 불편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전립선비대증에 따른 증상과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전립선암이 많이 진행돼 전신 뼈에 전이가 발생한 후 뼈 전이로 인한 통증의 원인을 찾는 과정 중 전립선암을 발견하는 환자도 있습니다. 이렇듯 전조 증상과 조기 증상이 없기 때문에 조기 진단을 위한 노력이 중요합니다.

※ 이럴 때 전립선암 의심해요 
-소변이 잘 안 나오고, 소변 줄기가 가늘다
-소변을 밤낮 구분 없이 자주 본다
-소변이 급하게 마렵거나, 참지 못해서 지릴 때도 있다
-소변이 전혀 나오지 않는 급성 요폐(尿閉)가 나타날 수 있다
-척추, 골반 뼈로 전이되면 통증‧마비가 생길 수 있다

▶겨울에 태어난 남성 ‘전립선’ 건강 취약 

최근 남성의 출생 계절이 전립선비대증‧전립선암 등 전립선 질환 위험률과 관련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가천대 길병원 비뇨의학과 김태범 교수와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호흡기내과 박이내 교수가 공동으로 시행한 연구 논문 ‘출생 계절이 손가락 길이 비, 전립선 크기, 그리고 전립선암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남성의 출생 계절이 전립선 질환과 관련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여름에 태어난 남성에 비해 겨울에 태어난 남성이 전립선이 더 크고, 전립선암 환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논문은 대한비뇨의학회 공식학술지(ICUrology) 2022년 3월호에 게재되며 주목 받았습니다.

김태범 교수팀은 하부요로 증상 때문에 비뇨의학과 외래를 방문했던 858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출생 계절과 손가락 길이 비(digit ratio) 및 전립선 질환과의 관련성을 조사했습니다.

손가락 길이 비(digit ratio)는 검지 길이를 약지 길이로 나눈 값입니다. 여러 논문을 통해 손가락 길이 비가 태아 때 성호르몬 차이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출생 계절은 기온에 따라 계절을 분류하는 기상학적 계절(meteorological season)이 아닌, 일조량에 따라 계절을 분류하는 solar season의 정의에 따라 △봄(2~4월) △여름(5~7월) △가을(8~10월) △겨울(11~1월)로 나누었습니다.

solar season은 일조량에 따라 계절을 나누는데 하지‧동지‧춘분‧추분이 각각 계절의 중간에 위치합니다. 예를 들어 낮의 길이가 가장 긴 하지가 있는 6월을 중심으로 5‧6‧7월을 여름, 낮의 길이가 가장 짧은 동지가 있는 12월을 중심으로 11‧12‧1월을 겨울, 춘분이 있는 3월을 중심으로 2‧3‧4월을 봄, 추분이 있는 9월을 중심으로 8‧9‧10월을 가을로 정의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주로 사용하는 기상학적 계절(meteorological season)은 일조량이 아니라 기온에 따라 계절을 나누기 때문에 1년 중 가장 더운 6‧7‧8월을 여름, 가장 추운 12‧1‧2월을 겨울, 3‧4,‧5월을 봄, 9‧10‧11월을 가을로 정의합니다.

이번 연구 결과 △여름에 태어난 남성에 비해 겨울에 태어난 남성은 손가락 길이 비가 더 작았고(0.951±0.040 vs 0.941±0.040; p=0.014) △전립선이 더 컸으며(33.4±14.9 mL vs 38.2±20.7 mL; p=0.008) △전립선암이 더 많았습니다(5.3% vs 11.3%; p=0.031). 

다변량분석 결과 나이,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뿐만 아니라 출생 계절도 전립선암을 독립적으로 예측했습니다.
 
김태범 교수는 “이 논문은 전립선비대증‧전립선암이 출생 계절, 즉 임신 초기 노출되는 햇빛의 양과 관련 있음을 밝힌 것”이라며 “더 나아가 전립선 질환과 출생 계절과의 관련성에 대해 설명 가능한 기전을 최초로 제시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임신 초 일조량 더 많아 태아의 ‘테스토스테론’ 과활성  

하지(동지)-멜라토닌-테스토스테론(solstitial-melatonin-testosterone) 가설에 따르면 햇빛이 많은 여름보다 햇빛이 적은 겨울에 혈중 멜라토닌 농도가 더 높고, 모체의 멜라토닌은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그대로 전달돼 태아의 테스토스테론 활성(testosterone activity)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임신 초기 모체가 받은 햇빛의 양이 적을수록 모체의 멜라토닌 양이 많아지고, 태아의 테스토스테론 활성이 감소하게 된다. 반대로 임신 초기 모체가 받은 햇빛의 양이 많을수록 모체의 멜라토닌 양이 적어지고, 태아의 테스토스테론 활성이 증가하게 됩니다. 

이런 태아의 테스토스테론 활성 증가에 의해 손가락 길이 비가 작아지고, 중년 이후 전립선비대증 및 전립선암이 증가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겨울 출생군은 임신 초기가 여름에 해당하기 때문에 햇빛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고, 여름 출생군은 임신 초기가 겨울에 해당하기에 햇빛을 상대적으로 덜 받게 됩니다. 결국 여름 출생군에 비해 겨울 출생군이 임신 초기에 받는 햇빛의 양이 더 많아서 △손가락 길이 비가 더 적고 △전립선이 더 크고 △전립선암 환자가 더 많은 것입니다. 

한편 김태범 교수팀은 2010년 손가락 길이 비와 전립선암과의 관련성을 세계 최초로 밝혀낸 바 있습니다. 이후 △손가락 길이 비와 성인 음경 크기와의 관련성 △전립선비대증 약물 치료 반응과의 관련성 △전립선암 악성도와의 관련성 △폐기능과의 관련성 등 다양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오고 있습니다. 

취재 도움 : 가천대 길병원 비뇨의학과 김태범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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