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8:01 (금)

힐팁 동영상 콘텐츠‘네이버 지식백과’ & ‘다음카카오 다음백과’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유방‧갑상선 암센터 개원 10주년 릴레이 인터뷰② 박용래 교수
유방‧갑상선 암센터 개원 10주년 릴레이 인터뷰② 박용래 교수
“치료 후 15년까지는 지켜봐야” 깐깐한 유방암 수술 명의 
삶의 질 높이는 치료 도입‧‧‧“환자가 편안하게 오래 살 수 있게”
  • 최성민 기자
  • 승인 2021.03.17 18: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1년 1월 개소한 강북삼성병원 ‘유방‧갑상선 암센터’가 10년이라는 긴 여정을 이어 왔습니다. 센터는 우리나라 대표 여성 암인 유방암과 갑상선암의 치료‧연구에 매진했습니다. 수많은 의료진들이 여성들에게 건강한 삶을 되찾아주기 위해 오늘도 센터를 지키고 있습니다. 유방‧갑상선 암센터 10주년을 맞아, 환자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주요 의료진의 릴레이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강북삼성병원 유방‧갑상선 암센터 외과 전문의 박용래 교수. 박 교수가 1년에 수술하는 유방암 환자는 약 250명에 이릅니다. 주말을 빼면 거의 매일 수술실에서 환자와 마주하는 셈입니다.

오랜 시간 진료실과 수술 방에서 환자의 완치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는 유방암 수술 명의입니다. 박용래 교수는 2003년 국내 최초로 내시경을 이용한 유방암 수술에도 성공했습니다. 이 같은 성과는 “환자에게 무엇을 더 해 줄 수 있을까?”라는 박 교수의 고민에서 출발했습니다. 

내시경 절제술은 수술이 가능한 적응증이 제한적이고, 시행 건수도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유방암 환자들에게 맞춤 치료 개념을 도입하는 토대 중 하나가 됐습니다. 환자 개개인에게 꼭 맞는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선택지를 마련하겠다는 박 교수의 의지와 노력의 결과물인 것입니다.

박용래 교수는 전국에서 그를 찾아오는 유방암 환자의 새로운 진료차트가 늘어날 때마다 생각합니다. “환자가 편안하게 오래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 같은 진료 철학이 채찍질이 된 것일까요. 박 교수가 정의하는 ‘유방암 완치’는 치료 후 15년간 아무 문제가 없어야 합니다. 의학적으로 5년간 재발하지 않을 때 완치를 판정하는 것보다 3배 정도 깐깐한 기준입니다.

오늘도 수술실에서 매스를 들고 있을 박용래 교수에게 국내 여성암 1위인 유방암의 특징과 치료 과정, 환자에게 완치를 선물하기 위한 그의 노력에 대해 들었습니다.

▶착한 유방암, 1기에 발견하면 95% 완치

유방암은 국내 여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입니다. 우리나라 유방암은 서양과 다른 특징을 보입니다. 서양은 나이가 들수록 발병률이 증가하지만, 국내는 40‧50대 환자가 가장 많습니다. 특히 30대 여성에서도 발생률이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유방암은 여성 호르몬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수록 위험이 높습니다. 초경이 빨랐는데, 폐경이 늦으면 이 같은 상황에 놓입니다. 또 초산이 늦고, 모유 수유를 하지 않는 것도 영향을 줍니다. 과도한 알코올‧지방 섭취도 유방암의 단초를 제공합니다.

결국 여성의 활발한 사회 진출과 식생활의 서구화가 국내 유방암 증가와 많은 관련이 있는 것입니다. 다행히 유방암은 갑상선암‧전립선암에 세 번째로 착한 암으로서 예후가 매우 좋습니다. 2018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유방암의 완치를 의미하는 5년 생존율은 93.3%에 이릅니다.

암은 환자가 젊을수록 성질이 안 좋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조기 발견이 늘고 있어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박용래 교수는 "유방암은 세 번째로 착한 암으로, 빨리만 발견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며 ”1기까지는 약 95%가 완치되고, 진행성인 경우에도 다른 암들에 비해 예후가 좋다“고 강조했습니다.

▶우수한 유방암 치료 성적 핵심 2가지 

강북삼성병원 유방‧갑상선 암센터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박용래 교수. 박 교수는 본인의 우수한 치료 성적의 바탕으로 센터의 두 가지 특징을 꼽습니다. 

첫 번째는 원스톱 진료 시스템입니다. 유방‧갑상선 암센터는 유방암 환자가 센터에 첫 단추를 채운 후 2주 이내에 수술까지 진행합니다. 원스톱 진료 시스템에 따른 연계와 협조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박 교수는 “유방암 진단과 치료의 두 가지 축인 유방‧갑상선 암센터와 영상의학과가 같은 공간에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유방 질환의 특성상 영상‧조직 검사가 필수인데 한 공간에 같이 있어서 필요한 검사를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원스톱 진료 시스템은 환자로서는 시‧공간적으로 편리하고, 의료진도 다양한 진료과와 협력이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검사‧수술을 앞두고 있는 환자‧가족‧의료진 모두에게 이로운 시스템인 것입니다. 

두 번째는 유방암 환자와 가족이 좀 더 자세하고 친절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강북삼성병원은 유방암 치료를 잘한다는 입소문이 나서 환자들이 많이 몰립니다. 하지만 환자와 가족에게 자세한 설명 원칙만큼은 철저하게 지키고 있습니다. 

박용래 교수는 “센터는 수술 술기 등 의료진의 역량과 최신 장비를 충분히 갖췄지만 환자 한 명 한 명과 가족에게 신경을 쓰고 배려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같은 진료 원칙을 바탕으로 의학적으로 암 완치를 의미하는 5년이 훨씬 넘은 환자도 지속적으로 관리하며, 혹시 모를 재발과 2차암 예방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 박용래 교수 프로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1988)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외과전문의(1993)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의과박사(2006) 
전)한국 유방암학회 홍보이사 
전)대한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 보험이사 
현)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외과교수 
현)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정보전략실장 
현)한국유방암학회 정회원 
현)대한외과학회 정회원 
현)대한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 부회장 

▶기본 검사 2가지로도 유방암 95% 이상 발견 

유방암은 초기에 치료 받으면 환자 10명 중 9명 이상이 건강한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입니다. 

유방암을 진단하는 검사는 기본적으로 ‘X선 유방 촬영술’과 ‘유방 초음파 검사’ 두 가지가 있습니다. X선 유방 촬영술은 유방을 누른 후 X선 사진을 찍는 것으로, 혹시라도 유방에 자리 잡은 혹과 석회화 여부를 알 수 있습니다. 유방 초음파 검사는 혹을 발견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유방 조직이 전체 유방의 75% 이상인 치밀조밀 유방(dense breast)은 X선 검사에서 혹이 안 보일 수 있습니다. 뿌옇게 나오는 부분에 혹이 숨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치밀 유방은 자체가 유방암 위험 인자며, 우리나라 젊은 여성들은 치밀 유방이 많은 것으로 보고됩니다. 

이런 이유로 유방 촬영술에서 치밀 유방으로 확인되면 유방 초음파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박 교수는 “유방암은 이 두 가지 검사만으로도 95% 이상 발견할 수 있다”며 “정기적인 진찰과 촬영이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영상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되면 1부터 5까지 분류하는데, 4부터 암일 가능성이 있어서 조직 검사를 진행합니다. 조직 검사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한 가지는 유방을 바늘로 찔러서 조직을 조금만 떼어내는 방법입니다. 조직검사 결과가 암이면 수술을 하고, 양성인 혹이면 변화가 심할 때 제거합니다. 

두 번째 조직검사법은 ‘맘모톰’입니다. 홈이 있는 바늘과 회전 칼날을 이용해서 대패처럼 여러 번에 걸쳐서 혹을 잘라내는 방법입니다. 바늘 조직 검사는 조금만 떼서 검사를 하고, 맘모톰은 검사를 하면서 절제까지 합니다. 수술로 절제하면 흉터가 크게 남는데 맘모톰은 바늘구멍만큼만 흉터가 생겨서 미용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조직 검사 결과 암으로 진단되면 치료 방향을 결정하며, 진료가 진행됩니다. 유방암에서 컴퓨터단층촬영(CT)은 잘 이뤄지지 않으며, 수술을 계획하고 수술 방법을 결정할 땐 자기공명영상(MRI)을 많이 이용합니다.

▶환자 삶의 질 높인 ‘감시 림프절 생검 & 종양성형술’

유방암 치료법은 크게 다섯 가지입니다. 국소 치료법에는 수술과 방사선 치료, 미세‧원격 전이를 치료하는 원격 치료법에는 항암제, 여성호르몬 억제제, 표적 치료제가 있습니다. 

방사선 치료는 방사선종양학과에서 맡고 나머지 치료는 유방‧갑상선 암센터에서 담당합니다. 유방암은 수술이 기본적인 치료이며, 환자 상태에 따라 다섯 가지 치료를 모두 시행하거나 한두 가지만 적용할 수도 있습니다. 

유방암은 암세포가 겨드랑이 임파선으로 가장 먼저 퍼집니다. 이런 특징 탓에 과거에는 겨드랑이 임파선까지 다 없앴습니다. 하지만 이 치료법은 유방 절제와 별개로 운동‧감각 이상 등 합병증이 많이 생겼습니다. 

다행히 유방암 치료법이 점차 발달해서 이 같은 부작용을 줄인 방법이 도입‧적용됐습니다. 박용래 교수는 “요즘에는 감시 림프절 생검이라는 방법을 적용해서 전이 여부를 확인해, 선별적으로 진행한다”며 “암 전이가 없으면 겨드랑이 림프절 수술을 하지 않고, 전이가 있는 경우에만 겨드랑이 임파선을 모두 절제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유방암 수술 시 유방을 보존할 땐 경계면에 암이 있는지 조직 검사를 통해 꼼꼼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유방 조직을 많이 없애고도 모양을 만들 수 있습니다. 바로 종양성형술(oncoplastic surgery) 덕분입니다.

피부만 남기고 유방 조직을 다 없앤 후 보형물을 넣거나, 배에 있는 근육을 사용해서 모양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종양성형술은 유방 형태 유지를 고려하면서 수술하는 것부터 처음부터 모양을 새롭게 재건해서 복원하는 것까지 포함합니다. 

재건수술은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유방암 절제술과 동시에 재건수술을 하는 ‘즉시 복원술’과 나중에 따로 재건수술을 하는 ‘지연복원술’입니다. 

종양성형술 전문가인 박 교수는 “두 가지 방법은 각각 장‧단점과 고려할 부분이 있다”며 “즉시복원술은 방사선 치료를 진행하면 보형물에 영향이 있고, 지연복원술은 재차 수술을 한다는 부담과 흉터 때문에 수술이 어려울 수 있어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2가지 유방 재건수술의 특징

① 즉시 복원술
-유방암 절제술과 동시에 재건수술 진행
-방사선 치료 진행하면 보형물에 영향

② 지원 복원술 
-유방암 절제 후 따로 재건수술 진행 
-2차 수술에 대한 환자 부담 증가 
-흉터 때문에 수술에 어려움 발생

▶“암 치료 목적인 ‘생존’이 최우선” 

유방암을 세밀하게 수술해서 재발률이 낮고 치료 성적이 좋은 박용래 교수. 하지만 유방암 완치를 언급할 땐 굉장히 보수적입니다. 

박 교수는 “유방암은 다른 암들보다 재발 시 치료할 수 있는 무기들이 많은 편”이라며 “하지만 유방암은 장기간 치료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서 15년은 지나야 완치를 말할 수 있다”고 밝힙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유방암처럼 성질이 좋은 암일수록 잘 숨어 있다가 한참 후에 갑자기 재발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성질이 나쁜 암은 5년 안에 재발합니다. 

박 교수는 “암의 미세한 전이는 수술할 때 이미 그곳에 퍼져 있는 것이고, 미리 알 수 없다”며 “유방암을 전부 절제해도 수술 후 간‧폐로 전이되는 경우가 생기는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때문에 박용래 교수를 비롯한 강북삼성병원 유방‧갑상선 암센터의 수술 의사는 완치의 발목을 잡는 확률을 줄이기 위해 환자를 끝까지 책임지고 관리합니다. 

유방암 수술 후 5년이 지나면 뼈 검사를 제외하고 일반 건강검진을 진행하면서 환자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주치의가 지속적으로 추적‧관찰합니다. 이 같은 시스템 덕분에 암 재발은 물론 다른 질환이 생기는 것도 빨리 발견해서 대처할 수 있습니다.

유방암 환자들은 진단을 받은 후 유방을 보존할 수 있는지 가장 궁금해 합니다. 이에 대한 박 교수의 대답은 명확합니다. 

“유방암 수술 원칙과 기준은 단순합니다. 암을 모두 없애고도 유방 모양이 남을 수 있으면 보존하고, 남지 않으면 다 절제합니다. 암 치료 목적은 생존이고, 수술의 목표는 암을 없애는 것입니다.”

항상 환자 편에 서서 매스를 잡는 박용래 교수에겐 환자가 편안하게 오래 살 수 있는 것이 ‘최선의 수술 목표’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