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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자‧환자 모두 건강하기 위한 ‘간 이식’ 조건 
기증자‧환자 모두 건강하기 위한 ‘간 이식’ 조건 
  • 임미영 기자
  • 승인 2021.02.17 1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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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은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수 장기입니다. 인체 화학공장인 간은 복잡하고, 다양한 기능을 수행합니다. 때문에 간 건강에 큰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체할 수 있는 인공장기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습니다. 

간이 제 기능을 못하는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건강한 간을 이식하는 것뿐입니다. 간 이식 주요 대상자는 급성 전격성 간염이나 간경화로 말기 간 기능 부전을 앓는 성인 환자입니다. 

이외에 선천성 간경화, 담도 폐쇄증, 대사성 간부전 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 환자들에게도 이식해서 생명을 살립니다.

우리나라의 간 이식 후 생존율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특히 생체 간 이식은 수술 후 간 기증자와 환자 모두 건강한 삶을 이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인천 가천대 길병원 혈관외과 최상태 교수와 외과 김두진 교수의 도움말로 간 이식에 대한 궁금증을 풀었습니다.

▶간 일부 떼어내도 약 2주 후 본래 기능 회복

간 이식 후 정상적인 기능을 위해선 원칙적으로 뇌사자 간을 이식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장기 기증을 꺼리는 한국은 적합한 기증자를 찾는 것이 어렵습니다. 

때문에 이를 대체하기 위해 발전한 것이 살아있는 가족의 간 일부 떼어 내 이식하는 ‘생체 간 이식’입니다. 

가천대 길병원 혈관외과 최상태 교수는 “뇌사자 이식은 중증도가 높을수록 대기 순서가 앞서 빨리 이식 받을 수 있다”며 “2주 안에 사망할 정도의 중증도가 돼야 하기 때문에 수술 시기를 선택할 수 있는 생체 간 이식 환자보다 이식 받는 환자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생체 간 이식의 경우 기증자는 간 일부를 떼어 내도 2주 정도면 원래 기능을 회복합니다. 생체 간 이식은 이 점에 착안해서 살아있는 기증자 간의 일부를 떼어 냅니다. 

※간 이식 이럴 때 필요해요
-급성 전격성 간염
-간경화에 따른 말기 간 기능 부전
-선천성 간경화
-담도 폐쇄증
-대사성 간부전 질환

▶복강경 간 절제술로 기증자 삶의 질↑

생체 간 이식 수술 시 기증자는 건강한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에 여전히 윤리적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특히 기증자는 배에 큰 수술 자국 흉터를 안고 살아가야 합니다. 

이처럼 기증자가 겪을 수 있는 수술 후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수술법이 ‘기증자 복강경 간 절제술’입니다. 배를 크게 가르지 않고 작은 절개 창으로 혈관‧담도 등을 모두 살려서 간을 떼어 내야 합니다. 때문에 수술 난도가 높습니다. 

가천대 길병원 외과 김두진 교수는 “모든 기증자가 복강경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간이 작을수록, 혈관이나 담도 등의 변이가 없을수록 복강경 수술에 적합하다"고 말했습니다.

※ 기증자 복강경 간절제술 가능한 경우
-간이 작은 경우
-혈관‧담도 등의 변이가 없는 경우

▶해부학적으로 적합한 기증자 선택 중요 

가천대 길병원은 이미 약 2년 전부터 간 기증자에 대한 간 절제술을 복강경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사례를 살펴보면 간암 재발과 간경화로 이식 수술이 필요한 61세 남성 환자에게 가족(여‧37)이 간을 기증했습니다. 

최상태‧김두진 교수 등 길병원 간 이식팀은 복강경 수술을 선택했습니다. 수술 후 상처와 기증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아랫배에 작은 절개창을 내고 내시경 기구를 넣어서 간 일 부를 떼어 냈습니다. 병든 간을 떼어 낸 뒤 옆방에서 건네 준 건강한 간 일부를 성공적으로 환자에게 이식했습니다.

수술을 집도한 김두진 교수는 “뇌사자 이식과 달리 살아있는 사람의 간 일부를 떼어 이식하 는 생체 간 이식은 기증자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기증자가 100% 안전하다는 확신이 있을 때까지 기다렸다 수술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교수는 이어 “기증자 복강경 수술은 상처가 작고 감염 위험이 적지만 어려운 수술"이라며 “해부학적으로 적합한 기증자에게만 수술해야 하기 때문에 대상자를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생체 간 이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증자와 이식환자의 생명을 모두 살리는 것입니다. 최상태 교수는 “이를 위해 영상의학과, 소화기내과 등과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길병원은 의료 인공지능 왓슨 도입 후 협진이 늘면서 과별 긴밀한 협력이 더욱 잘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길병원에서 간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는 200명을 넘어 300명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김두진 교수는 “최근 수술 사망률은 한 건도 없으며, 앞으로도 환자 관리 수준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국내 생체 간 이식 1년 생존율은 90~95%여서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입니다. 간 이식 환자의 장기 생존율도 65~70%에 이릅니다. 

도움말 
가천대 길병원 혈관외과 최상태 교수
가천대 길병원 외과 김두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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