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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효과 없는 ‘뇌전증’ 전류 자극으로 증상 개선
약물 효과 없는 ‘뇌전증’ 전류 자극으로 증상 개선
  • 임미영 기자
  • 승인 2021.01.13 2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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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세 K군은 생후 25개월부터 이유를 알 수 없는 뇌전증으로 강직과 발작이 반복됐다. K군의 주요 증상은 무긴장발작이다. 자세를 잡아주는 근육을 포함한 근육 긴장이 갑자기 빠르게 없어지는 증상이다. 

수술 받기 두려웠던 K군은 약물 치료로 10여 년을 보냈다. 5종류 이상의 약물로 치료를 받았는데도 뇌전증 발작은 끊이지 않았다. 지속적인 약물 치료에도 의식을 잃고 자주 쓰러졌다. 

나이가 들수록 발작 빈도는 더 잦아졌다. 신체가 성장하면서 발작이 발생하면 머리부터 바닥으로 떨어졌고, 큰 부상 등 위험한 상황에 처한 것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결국 K군은 부모와 함께 인천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박광우 교수를 찾아 진료를 받은 후 미주신경자극기 이식을 받기로 결정했다. 

의료진으로부터 최소침습적으로 이뤄지는 미주신경자극 치료 과정을 듣고 시술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졌다. K군은 약 6개월 전 첫 이식 후 증상이 개선됐습니다. 

하지만 1개월이 지나자 다시 뇌전증이 시작됐다. 박광우 교수는 미주신경자극기의 전류를 조금 더 높였다. 이후 현재까지 K군은 별다른 부작용 없이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다.

▶뇌전증, 초기 치료 놓치면 점차 악화

뇌전증은 치매‧뇌졸중과 함께 3대 뇌질환에 속합니다. 과거 간질이라는 질환 명으로 불리며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인식을 줘서 뇌전증으로 변경했습니다. 

뇌전증은 뇌전증 발작이 24시간 이상의 간격을 두고 2회 이상, 또는 1회만 발생해도 뇌에 병소가 발견되면 진단합니다. 대뇌 신경세포들의 과흥분 상태가 신체 이상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뇌전증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며, 주로 뇌에 생긴 병리적 변화나 뇌 손상의 병력에 의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세부적으로는 △뇌졸중 △선천기형 △두부외상 △뇌염 △뇌종양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봅니다.

뇌종양 환자의 30%, 뇌졸중 환자의 2~10%에서 뇌전증이 발생합니다. 또 의식 소실이나 뇌의 병적인 요인으로 인한 손상으로 뇌전증 위험이 3~20배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뇌전증도 발병 후 방치하면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습니다. 증상이 발현될 때마다 대뇌 신경세포들의 손상이 심해지면서 증상 빈도가 많아지거나 강도가 심해질 수 있습니다.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진단 후 치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그래야 증상 발현 빈도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박광우 교수는 “아직 뇌전증의 정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만큼 뇌전증을 완벽하게 치료하거나 예방할 순 없다”며 “모든 질병이 그렇듯이 뇌전증도 방치하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서 초기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뇌전증 발병에 영향 미치는 요인

-뇌졸중 
-선천 뇌기형 
-두부외상 
-뇌염 
-뇌종양 

▶최소침습으로 이식하는 미주신경자극기 

뇌전증이 약물로 조절되지 않으면 대뇌 반구의 맨 뒷부분인 후두엽이나 병소를 외과적으로 절개하는 제거술을 통해 치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방법은 뇌에 직접적인 외과적 수술이 가해지는 만큼 매우 난도가 높고, 환자 및 의료진 부담이 큽니다. 게다가 수술에 따른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서 치료 전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 같은 수술 치료의 대안으로 개발된 방법이 최소침습방법인 ‘미주신경자극술’입니다. 미주신경자극술은 뇌신경 중 하나인 10번 뇌신경(미주신경)에 전극을 삽입해 뇌에서 발생하는 비정상적인 뇌파를 억제하거나 교정하는 치료법입니다. 

※미주신경자극술이 뇌전증 개선하는 원리
-뇌에서 나오는 신경전달물질 변화 유발 
-뇌 혈류량 증가시켜 뇌전증 예방 
-뇌전증 유발하는 뇌파에 대한 동기화로 억제 

▶뇌 신경전물질‧혈류랑 및 뇌파 자극 

뇌전증은 발병 원인이 다양해서 치료가 어려운 질환입니다. 하지만 미주신경자극기 이식을 통해 증상 개선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자극기 이식이 최소 침습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약물로 증상 조절이 어려운 뇌전증 환자들에게 부담이 적으면서도 효과적인 치료법입니다. 

체내에 설치된 미주신경자극기는 직접적으로 뇌전증 유발 병소를 자극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뇌전증을 호전시키는 기전은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뇌에서 나오는 신경전달물질의 변화 유발 △뇌혈류량을 증가시켜 뇌전증 예방 △뇌전증을 유발하는 뇌파에 대한 동기화를 통한 억제 등으로 증상을 개선하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미주신경자극술은 부작용이 적은 효과적인 뇌전증 치료 방법입니다. 시술 받은 환자의 50~60%에서 증상이 개선됐습니다. 가장 큰 부작용으로 연하장애(삼킴장애), 쉰 목소리가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아집니다. 

※미주신경자극술 이렇게 이뤄져요
-환자의 왼쪽 목을 약 5cm 절개한다
-목혈관신경집을 분리한다
-목혈관신경집 속의 미주신경을 박리한 뒤 전극을 감는다
-가슴에 전류발생기를 설치한다

신경외과 박광우 교수는 “미주신경자극술은 최소침습적으로 비교적 시술이 용이하고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며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뇌전증 환자에게 미주신경자극기 이식술은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주신경자극술은 최소침습적으로 이뤄져서 환자의 회복이 빠르고, 부작용이 적은 게 특징입니다. 시술은 우선 왼쪽 목을 약 5cm 절개합니다. 이어 목혈관신경집(carotid sheath)을 분리해서 이 안에 미주신경을 박리한 뒤 전극을 감습니다. 이후 가슴에 전류발생기를 설치하면 끝납니다. 

시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지속적인 경과 관찰로 환자에게 맞는 최적화된 전류 세기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환자의 뇌전증 증상 빈도를 살펴보고, 전류 크기를 조절해 맞춤 치료가 이뤄집니다. 

도움말 :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박광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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