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통의학인 한의학은 이미 생활 속에 깊이 들어와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 한의학이 필요하고, 어떻게 도움을 받아야 건강관리에 좋은지 잘 모르는 경우가 아직도 많습니다.
한의학 효과를 제대로 누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한의학 궁금증 풀이’를 연재합니다.
부항은 침‧뜸과 함께 대표적인 한의학적 치료법입니다. 흔히 ‘어혈(瘀血)’을 빼고 싶다며, 부항 치료를 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항은 어혈 제거 효과와 함께 다른 다양한 치료적 효능을 보입니다.
평소 소화불량이 생기면 손끝을 따면서 일명 ‘나쁜 피’, ‘죽은 피’를 빼냅니다. 한의학적으로 이런 나쁜 피가 ‘어혈’입니다.
실제 체내에 나쁘거나 죽은 피는 없지만, 혈액 순환이 정체되거나 성분이 변해서 건강한 상태의 혈액 순환이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을 이렇게 표현하는 것입니다.
어혈은 눈으로 볼 수 있는 피멍을 비롯해서 눈에 보이지는 않는 체내에 발생한 미소 순환 장애, 혈액 정체 등을 포함합니다.
이 외에도 여성에게 흔히 발생하는 생리통이나 자궁 출혈, 푸르스름한 다크서클, 국소 부위에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쿡쿡 찌르는 듯한 통증 등 한의학에서 어혈로 진단하는 증상은 매우 다양합니다.
▶부항의 치료 원리 & 효과
어혈을 제거하는 대표적인 한의학적 치료법이 부항입니다. 한의원에서 사혈기를 이용해 피를 빼낸 후 부항 컵을 붙이는 것이 바로 어혈을 제거하는 자락부항‧습부항입니다.
사혈기를 활용해 출혈을 일으키면 눈에 보이지 않는 미소 혈관들 중 정체되고 탄력이 떨어져서 늘어진 ‘나쁜 혈관’을 없앱니다.
이 자리에는 튼튼하고 건강한 ‘신생 혈관’의 재생이 촉진됩니다.
또 나쁜 혈관 주위에 모여 있던 체액과 노폐물이 빠져나옵니다. 이 과정에서 어혈이 제거되는 것입니다.
아울러 부항 컵을 이용해 음압을 걸면 혈액 속에 산소를 운반하는 중요한 세포인 헤모글로빈이 산소와 활발하게 결합합니다.
이 같은 작용으로 통증 부위 주변의 산소 공급을 늘리고, 혈류량을 증가시킵니다.
음압 작용은 긴장하고 수축된 근육들이 충분히 이완될 수 있도록 자극해서 근육통을 풀어주기도 합니다.
※부항의 치료 원리
-정체되고 탄력이 떨어진 ‘나쁜 혈관’ 제거
-튼튼하고 건강한 ‘신생 혈관’ 재생 촉진
-나쁜 혈관 주변의 체액‧노폐물 배출 및 어혈 제거
-통증 부위 산소 공급 및 혈류량 증가
-긴장하거나 수축한 근육 이완 및 자극해 근육통 개선
▶집에서 부항 사용할 때 주의사항
부항 효과를 누리기 위해 집에서 스스로 부항을 뜨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혹시 모를 감염 위험이 있어서 위생 관리에 주의해야 합니다.
한의원에서 부항 같은 치료를 할 땐 모두 멸균된 상태의 1회용 의료기기를 사용해서 위생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집에서 부항을 하면 위생 관리에 소홀해 질 수 있습니다.
특히 사혈을 하는 과정은 미세하지만 피부와 조직에 상처를 내고 감염에 취약한 상태를 만들 수 있습니다.
때문에 반드시 꼼꼼한 소독 후 일회용 사혈기를 이용해서 과하지 않게 자극해야 합니다.
※ 가정에서 부항 뜰 때 지켜야할 수칙
-소독 후 일회용 사혈기 이용
-사혈기와 부항으로 과하지 않게 신체 자극
-부항은 3~5분 이내의 짧은 시간에 마무리
-부항 컵을 뜨겁게 가열해서 붙이는 ‘불부항’은 피하기
-부항 후 부항 컵은 바로 소독하고, 사혈 침은 폐기
치료 후에도 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위생 관리에 유의하고, 사용한 부항 컵은 바로 소독하고, 사혈 침은 폐기해야 합니다.
또 부항을 뜬 후 오래 둔다고 해서 치료 효과가 증대되는 것은 아닙니다.
부항 시간이 길면 피부가 지속적으로 자극을 받아서 수포가 생기거나 상처가 나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항은 3~5분 이내의 짧은 시간에 끝내야 합니다.
간혹 한의원에서 도자기 부항 컵을 뜨겁게 가열해서 붙여주는 ‘불부항’을 가정에서 따라 하기도 합니다.
불부항은 숙련된 의료인이 아니면 화상을 입기 때문에 하지 말아야 합니다.
적당한 압력을 줘서 부항 컵을 붙였다 떼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안전한 도구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취재 도움 : 영동한의원 김수정 진료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