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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회사 돈 받은 연구자들 “뇌종양 위험 낮아”
휴대폰 회사 돈 받은 연구자들 “뇌종양 위험 낮아”
韓‧美 공동 연구팀 46개 논문 메타분석 결과
후원 안 받은 순수 연구자 “종양 위험 높아”
  • 황운하 기자
  • 승인 2021.02.15 1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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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을 사용하면 전자파 때문에 뇌종양 등 악성‧양성 종양 발생 위험이 높아질까, 아니면 아무런 영향이 없을까?

한국과 미국의 공동 연구팀이 이와 관련된 많은 연구를 분석한 결과 휴대전화 제조사들에게 연구비를 받은 연구자들은 종양 발생 위험이 낮다는 논문을 내고, 연구비를 받지 않은 순수 연구자들은 종양 발생 위험이 높다는 논문을 발표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대학원장 명승권 교수(가정의학과 전문의)가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과 홍윤철 교수팀(제1저자 최윤정 의학박사)과 UC버클리 보건대학원 가족지역사회건강센터 조엘 모스코위츠(Joel Moskowitz) 센터장과 공동 연구를 진행해 이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특히 공동 연구팀은 휴대폰 제조사들의 후원을 받지 않고 연구를 진행해서 휴대전화 사용이 종양 위험성을 높인다는 결과를 도출한 쪽이 보다 설득력이 있다고 해석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SCIE 국제학술지인 국제 환경연구 및 공중보건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 2020년 11월호에 게재됐다.

현재 휴대폰 전자파와 건강 유해성과 관련된 연구들은 전 세계에서 계속 진행 중이고, 나온 결과 값들은 들쭉날쭉 차이가 컸다. 한‧미 공동 연구 결과는 휴대폰의 종양 발생 위험이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현실에서 휴대폰 사용 시 전자파를 줄이기 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를 이끈 명승권 교수는 휴대전화 사용이 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메타분석 결과를 2009년 종양학 분야 최고 학술지 중 하나인 임상종양학저널(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발표한 바 있다.

이후 2011년에는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세계 각국 전문가들이 모여 휴대폰에서 나오는 전자기파를 2B군 발암가능물질로 분류했다. 이번 한‧미 공동 연구는 그 후 10년 동안 발표된 개별 연구를 포함해 메타분석 결과를 업데이트한 것이다.

공동 연구팀은 주요 의학데이터베이스인 펍메드(PubMed)와 엠베이스(EMBASE)에서 문헌검색을 통해 46편의 환자대조군 연구 결과를 종합해 메타분석했다. 46편의 연구는 1999년부터 2015년까지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것들이다.

메타분석은 동일하거나 비슷한 주제로 진행한 많은 연구 결과들을 객관‧계량적으로 종합해서 고찰하는 연구법이다.

46편의 논문 분석 결과 휴대전화를 규칙적으로 사용하는 사람과 전혀 사용하지 않거나 거의 사용하지 않는 사람의 종양 발생 관련성을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주요 연구 그룹별로 세부적인 메타분석을 한 결과에선 차이가 확인됐다. 관련 주제에 대해 가장 많은 연구결과를 발표한 스웨덴 하델 연구팀 연구는 휴대전화 사용이 종양 위험성을 높인다고 경고했다.

반면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주관한 다국가 인터폰 연구(INTERPHONE study)에선 휴대폰 사용이 종양 위험성을 낮추는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

아울러 한‧미 공동 연구진은 연구팀과 무관하게 사용 시간을 기준으로 세부 분석도 진행했다. 그 결과 누적 사용시간이 1000시간 이상인 장시간 사용 시 종양 발생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확인됐다(교차비 1.60, 95% 신뢰구간 1.12-2.30).

교차비(Odds ratio)는 환자군에서 위험 요인이 대조군보다 몇 배나 높은지 나타냄으로써 위험요인과 질병 사이의 관련성 정도를 보여주는 수치다.

1보다 높으면 위험 요인이 질병 위험성을 높이고, 낮으면 반대 작용을 하는 것으로 본다. 중요한 것은 95% 신뢰구간에 1이 포함돼 있으면 통계적으로 의미가 없고, 포함되지 않으면 의미 있는 관련성을 보인다고 해석한다.

명승권 교수는 “이번 연구는 휴대전화를 사용할 때 노출되는 800~2000메가헤르츠(MHz))의 고주파 전자기장이 암 발생을 촉진할 수 있다는 일부 실험실 연구와 동물실험 연구결과를 뒷받침 한다”고 설명했다.

▶휴대폰, 오히려 종양 위험 낮춘다?

한‧미 공동 연구팀에 따르면 분석한 46편 연구를 모두 합쳤을 땐 휴대전화 사용과 종양 사이에 아무런 관계가 없다. 하지만 연구자 그룹별 및 연구의 질적 수준별로 세부 분석하면 흥미로운 결과가 나온다.

공동 연구팀에 따르면 휴대전화와 종양과의 관계를 연구한 주체는 크게 △스웨덴의 하델 연구팀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기구(IARC) 주관 다국가 인터폰 연구(INTERPHONE study)팀 △개별 연구팀 등 3개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아울러 3개 연구팀별로 논문을 메타분석한 결과 하델 연구팀은 휴대전화 사용이 종양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교차비 1.15, 95% 신뢰구간 1.00-1.33).

반면 인터폰 연구팀은 오히려 종양 위험성을 낮췄고(교차비 0.81, 95% 신뢰구간 0.75-0.89), 개별 연구팀은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구팀별로 논문 결과가 차이가 나는 이유를 분석했더니 △연구의 질적 수준 △연구 대상자의 응답률 △휴대전화 회사로부터 연구비 제공 유무가 중요하게 작용했다.

하델 연구팀 연구는 전반적으로 연구의 질적 수준이 높고, 환자군과 대조군 사이에 응답률 차이가 거의 없었다. 휴대전화 회사로부터 연구비도 제공받지 않았다.

반면 인터폰 연구는 질적 수준이 낮고, 응답률에 차이가 많았으며, 휴대전화 회사로부터 연구비를 받았다.

명승권 교수는 “휴대전화 사용이 종양 위험성을 높인다는 하델 연구팀의 연구결과가 보다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3개 연구팀과 상관없이 1000시간 이상 휴대전화를 사용한 경우(10년으로 환산하면 매월 약 500분 내외 사용) 종양 위험성이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높았다(교차비 1.60, 95% 신뢰구간 1.12-2.30).

명 교수는 “이번 메타분석에 포함된 환자대조군 연구 방법은 선택비뚤림(Selection bias)이나 회상비뚤림(Recall bias) 같은 제한점이 있어서 근거 수준이 보다 높은 전향적 코호트 연구 방법을 통해 확인이 필요하다”며 “휴대전화의 위험성이 명확히 밝혀지기 전이라도 예방의 원칙(precautionary principle)에 입각해서 장시간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휴대전화 전자파 위해성을 줄이려면 엘리베이터 탑승, 차량 이동처럼 전자기파가 강하게 발생하는 상황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줄여야 한다. 휴대전화로 통화할 땐 얼굴에서 2~3cm 떨어뜨리거나 줄이 있는 이어폰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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