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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산’ 위험 줄이는 ‘전자 도넛’ 개발
‘조산’ 위험 줄이는 ‘전자 도넛’ 개발
자궁 입구에 두면 자궁 이상 신호 감지
전기신호 발생시켜 자궁 수축 지연‧억제
  • 최수아 기자
  • 승인 2021.01.07 1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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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산 위험을 줄이는 ‘전자 도넛’.
조산 위험을 줄이는 ‘전자 도넛’.

 

국내 연구팀이 임신부의 자궁 입구에 넣어 놓으면 조산 위험을 감지해서 예방까지 돕는 도넛 모양의 전자약(Electroceutical)을 개발했다.

이 ‘전자 도넛’은 조산을 일으키는 자궁 수축신호를 읽으면, 교감신경 자극 전기신호를 발생시켜서 자궁 수축 현상을 지연‧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려대 안암병원 산부인과 안기훈 교수팀(왕은진‧김희윤 연구원)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이수현 박사 연구팀, 안전성평가연구소 황정호 박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조산을 조기에 진단하면서 동시에 치료도 할 수 있는 비침습형 전자약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전자약은 전자(electronic)와 약품(pharmaceutical)의 합성어다. 약물 대신 전기‧빛‧초음파를 이용해서 신경회로를 자극, 대사기능을 조절한다. 이런 작용으로 신체 항상성을 회복 또는 유지할 수 있게 돕는다.

 

‘전자 도넛’ 개념도.
‘전자 도넛’ 개념도.

 

이번 연구 결과는 전기전자 분야 국제학술지 ‘IEEE-Transactions on Neural Systems and Rehabilitation Engineering’ 최신호에 게재됐다.

현재까지 조산은 임산부가 본인 스스로 신체적인 이상을 감지하거나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로 자궁경부 길이 측정, 질내 체액 측정 등을 진행해야 진단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기 진단이 어렵고, 자궁수축억제제 같은 부작용이 우려되는 화학적 치료제의 투입 외에는 특별한 치료법이 많지 않은 실정이다.

조산은 임신한 날부터 37주가 되기 전인 20~37주 사이에 이뤄지는 분만이다. 조산이 임박하면 △하복부‧골반 주위 압박 증상 △생리통 같은 통증 △질 출혈 △무색 분비물 증가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통계에 따르면 조산은 전체 임신의 12.7%를 차지한다. 전체 출산율은 감소하는데, 조산으로 인한 이른둥이 발생 비율은 7년 연속 증가 추세다. 보건복지부 통계를 보면 2019년 국내에선 약 3만 명의 조산아가 태어났다.

이른둥이는 신생아 사망의 절반을 차지한다. 아울러 약 50%는 신경학적 장애 같은 합병증을 불러서 발달장애, 호흡기 질환 등 영아가 추후 장애를 갖는 경우가 많다.

조산은 자연적인 조기 진통, 조기 양막 파수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으로 발생한다. 조산을 경험한 여성은 공통적으로 자궁이 불규칙적으로 수축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교감신경 자극‧‧‧자궁 수축 억제

공동 연구팀은 도넛 모양의 신경전극을 개발해서 임산부의 자궁경부에 비침습적으로 삽입했다. 이후 자궁 수축신호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조산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게 했다.

특히 신경전극은 자궁 수축신호를 감지하면 교감신경을 자극하는 전기신호를 발생시킨다. 이렇게 교감신경이 자극을 받으면 자궁 내 근육이 이완돼 자궁 수축을 억제할 수 있다.

 

임신한 돼지의 자궁경부에 삽입한 전자약을 이용한 무선 자궁 수축신호 기록 및 전기자극을 통한 자궁 수축 지연‧억제 실험 개념도. 전자약에 연결된 송신기를 돼지의 등에 별도로 부착해서 자궁 수축 신호 측정.
임신한 돼지의 자궁경부에 삽입한 전자약을 이용한 무선 자궁 수축신호 기록 및 전기자극을 통한 자궁 수축 지연‧억제 실험 개념도. 전자약에 연결된 송신기를 돼지의 등에 별도로 부착해서 자궁 수축 신호 측정.

 

연구팀은 이 전자약을 조산 쥐와 돼지 모델에 적용해, 진단부터 치료까지 안전성 및 기능을 검증했다. 그 결과 전자약으로 발생시킨 전기자극이 자궁 수축 현상을 지연 및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산부인과 안기훈 교수는 "세계적으로 자궁수축억제에 대한 신약개발이 활발히 진행됐지만 미미한 효과와 부작용 때문에 새로운 기전으로 작용하는 의료기기에 대한 필요성 컸다"며 "이번에 개발한 최초의 자궁수축조절 의료기기를 통해 조산으로 인한 영아 사망 및 후유증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개발된 전자약을 통한 자궁 수축 개선을 보여주는 그래프. 왼쪽 그래프 A‧B는 자궁 수축을 유도하는 약물(Oxytocin, PGF2-a)을 주입한 후 기록용 전극을 통해서 자궁 수축을 감지하고 자극용 전극을 통해서 전기자극을 주는 동안 수축이 억제 및 지연되는 것을 확인한 결과. 오른쪽 그래프 A‧B는 임신한 돼지의 출산 예정 당일 전자약을 통해서 자궁 수축을 감지하고 전기자극을 주는 동안 자궁 수축신호가 억제 및 지연되는 것을 확인한 결과.
개발된 전자약을 통한 자궁 수축 개선을 보여주는 그래프. 왼쪽 그래프 A‧B는 자궁 수축을 유도하는 약물(Oxytocin, PGF2-a)을 주입한 후 기록용 전극을 통해서 자궁 수축을 감지하고 자극용 전극을 통해서 전기자극을 주는 동안 수축이 억제 및 지연되는 것을 확인한 결과. 오른쪽 그래프 A‧B는 임신한 돼지의 출산 예정 당일 전자약을 통해서 자궁 수축을 감지하고 전기자극을 주는 동안 자궁 수축신호가 억제 및 지연되는 것을 확인한 결과.

 

KIST 이수현 박사는 “전자약은 기존의 화학적 약물 기반의 치료법이 아닌 전기자극을 이용해 자궁 수축을 억제하는 치료기기로서 신개념 의료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며 “KIST와 고려대 안암병원의 중개연구센터 사업으로 시작된 이번 연구는 향후 범부처의료기기 사업 같은 정부 지원을 받아 임상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공동 연구팀은 이번 기술얼 인체에 적용하기 위해 추가적인 임상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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