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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임‧암에 영향? ‘피임약’에 대한 오해 & 진실 
불임‧암에 영향? ‘피임약’에 대한 오해 & 진실 
  • 황운하 기자
  • 승인 2020.09.02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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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경구 피임약은 1960년대 처음 시판됐습니다. 이후 40년간 많은 발전과 변화가 있었습니다. 경구 피임약은 에스트로겐 제제와 프로게스테론 제재 두 가지를 함유하고 있습니다. 

피임약은 이 두 가지 제제의 종류 및 함유량에 따라 1세대부터 4세대까지로 분류합니다. 각 세대 피임약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과 효능이 조금씩 다릅니다.
   
국내에선 이런 복합 경구 피임약에 대한 올바른 정보가 부족하고 ‘불임이나 암을 유발한다’는 등 잘못된 편견들을 갖고 있어 유럽 및 서구 다른 나라들에 비해 사용률이 매우 낮습니다. 

하지만 경구 피임약은 올바른 적응증으로 복용했을 때 피임효과 뿐 아니라 다양한 이점이 있습니다.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편승연 교수의 자문으로 피임약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다양하게 사용되는 ‘피임약’

피임약은 피임 효과 이외에도 부인과 질환에 많이 사용됩니다. 다낭성난소증후군 같은 질환에서 생리 간격이 35~40일 이상으로 늘어나거나 1년에 3~4회 미만으로 하는 희발월경, 부정출혈, 생리과다, 생리전증후군 같은 질환 치료에 효과가 인정됐습니다. 

자궁내막증이나 만성골반통이 있는 여성, 생리통이 심한 여성의 치료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난소낭종이 있는 여성에서 배란을 억제해 난소낭종 크기 증가를 막는 목적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흔히 조기폐경으로 알려져 있는 조기난소부전으로 진단 받은 여성에서 호르몬 보충을 위해 사용하기도 합니다. 또 피임약 복용은 향후 난소암 및 자궁내막암 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복용 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

피임약의 쓰임새가 다양하지만 복용 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우선 정맥혈전증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습니다. 

이 위험성은 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의 나이, 비만, 흡연력과 관련 있습니다. 피임약 복용이 정맥혈전증의 위험성이 있지만, 피임 효과를 포함해 다른 여러 가지 효과 측면에서 봤을 때 정맥혈전증 위험도는 이점에 비해 매우 낮은 정도입니다. 

특정 나이군에서 고혈압‧심근경색‧뇌졸증 위험이 높아지지만 가임기 여성에선 이런 심혈관계 부작용 빈도는 매우 낮습니다. 

※경구 피임약 복용을 피해야 하는 경우
- 35세 이상이며, 하루에 15개비 이상 담배를 피우는 여성
- 고령, 당뇨, 고혈압, 흡연력 등의 심혈관 질 위험인자가 2개 이상 있는 여성
-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이 있는 경우
- 정맥혈전증의 과거력이 있는 경우
- 허혈성 심장질환이 있는 경우
- 뇌졸중의 과거력
- 심장판막 이상으로 인한 합병증이 있는 경우
- 간경변이 있는 경우
- 전조증상이 있는 편두통을 앓고 있는 경우
- 유방암이 있는 여성

[피임약 궁금증 Q & A]

Q. 수능시험 등 중요한 스케줄 때문에 생리통을 피하기 위해 피임약을 복용하려고 합니다. 괜찮을까요.

계획적으로 생리를 늦추기 위해선 생리 시작 예정일의 7~10일 전에 피임약을 복용토록합니다. 그리고 약 복용을 중단하면 보통은 1~3일 이내에 생리가 돌아옵니다. 피임약은 복용을 피해야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 여성이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는 약입니다. 생리주기 조절을 위한 단기간의 복용 역시 건강에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피임약에 대한 오해 & 진실 

우리나라에는 피임약에 대한 여러 가지 오해들이 알려져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들은 △체중 증가 △불임 △기형아 발생 △유방암 위험 등입니다. 그럼 사실은 어떤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① 체중증가  

2014년 한 논문에서 이전에 발표된 49개 논문을 모아 메타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피임약을 복용한 여성과 복용하지 않은 여성 간에 체중 증가 또는 감소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실제 1970년대에 많이 사용하던 1세대 피임약의 경우 체내 액체저류 효과가 있어서 몸이 붓는 느낌이 있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사용하는 대부분의 피임약은 체중증가나 부종 부작용은 매우 낮습니다. 

② 불임 

피임약을 중단한 후 몇 달 이내에는 일시적으로 임신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전 연구들에 따르면 일 년간 피임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한 후 중단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관찰한 결과 평균적으로 38일 이내에 생리가 돌아왔고, 97%가 90일 이내에 생리가 시작됐습니다. 

유럽의 대규모 연구에선 피임약을 중단한 후 1년 이내에 임신한 비율이 79.4%였습니다. 이는 피임약을 복용하지 않은 군에서와 비슷한 비율이었습니다. 

③ 기형아 발생

피임약 장기 복용이 향후 피임약을 중단한 후 임신을 하면 기형아를 출산한다는 내용은 근거가 없습니다. 다만, 임신한 사실을 모른 채 피임약을 복용한 경우 기형아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서 임신을 한 사실은 안 직후 피임약을 중단하고 전문의 상담을 받아야 합니다. 

④ 생리양 감소

생리양 감소는 피임약에 대한 오해라기보다 사실입니다. 피임약은 자궁 내막을 안정시킴으로써 생리양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원리를 적용해서 자궁근종이나 자궁 선근증이 있는 환자에서 생리양 과다의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⑤ 유방암 위험성 증가 

영국에서 4만6000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1년간 호르몬을 복용하고 이후 44년간 경과를 관찰해서 암에 대한 위험성을 연구한 논문이 있습니다. 이 연구에 따르면 피임약 복용은 난소암, 자궁내막암, 대장암의 위험성을 낮추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반면 유방암과 자궁경부암 위험성은 일시적으로 증가했지만 피임약 복용을 중단한 후 5년 뒤에는 암에 걸릴 위험성이 일반인과 동일해졌습니다.  

⑥ 골반염 위험성 증가 

아직 이와 관련해선 정확한 근거 자료가 제시되지 않습니다. 이전의 한 연구에서 피임약 복용이 클라미디아 감염과 상관관계가 있지만 다른 성병 관련 감염균들과는 관련이 없다고 보고했습니다. 피임약과 성병‧골반염의 연관성에 대해선 논의 중인 상태입니다.

도움말 :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편승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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