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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화된 식생활이 부른 복통 끝판왕 ‘염증성 장질환’ 바로 알기
서구화된 식생활이 부른 복통 끝판왕 ‘염증성 장질환’ 바로 알기
  • 황운하 기자
  • 승인 2020.08.24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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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이 병원에서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은 ‘복통’입니다. 복통은 원인 질환이 매우 다양해서 진단이 힘듭니다. 복통을 일으키는 질환 중에서도 복잡하고 다양한 복통 증상으로 의사들도 어렵게 여기는 질환이 바로 ‘염증성 장질환’입니다. 

극심한 통증과 설사‧혈변‧체중감소 등을 동반해서 ‘복통의 끝판왕’이라는 별칭이 붙기도 합니다. 대부분 젊은 나이에 발병해서 한번 걸리면 평생 지속하는 난치성 질환입니다. 때문에 적극적인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합니다.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차재명 교수의 자문으로 최근 5년 사이 32%나 증가한 염증성 장질환의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염증성 장질환 환자, 5년 새 32%나 증가 

염증성 장질환은 장에 만성 염증이 발생하는 원인 미상의 만성 염증성 질환입니다. 여기에 속하는 세부 질환은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이 대표적입니다. 

대부분 젊은 나이에 발병해서 평생 지속하고, 아직 내과적 약물치료로 완치할 수 없는 대표적인 난치병입니다. 최근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병원을 찾는 환자도 계속 증가 중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최근 5년 사이 32%나 급증했습니다. 2015년 5만3274명이던 환자가 2019년 7만814명으로 늘었습니다. 서구화된 식생활 습관이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거론됩니다. 

▶비슷하지만 다른 크론병 & 궤양성대장염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차재명 교수는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은 증상이 비슷하지만 조금 다르다”며 “둘 다 만성적인 염증이 나타나지만,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 모든 소화기관에서 염증이 발생하고 궤양성대장염은 대장에 국한해 발생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초기에는 두 가지 질환 모두 △복통 △설사 △혈변 △체중감소 △발열 등의 증상이 주로 생깁니다. 궤양성대장염은 이와 함께 △대변 절박증 △후중감 △빈혈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젊은 나이에 반복적으로 혈변이 관찰되는데, 치질(치핵)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증상이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다가 만성으로 진행합니다.

※크론병 & 궤양성 대장염 초기 공통 증상 
-복통 
-설사 
-혈변 
-체중감소 
-발열 

▶궤양성대장염보다 증상 다양한 크론병 

크론병은 궤양성대장염보다 병변이 나타날 수 있는 범위가 넓고, 환자마다 증상도 더욱 다양합니다. 초기에는 △복통 △설사 △혈변 △발열 △체중감소 △항문 통증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크론병은 서서히 나타나기도 하고 때로는 급속하게 진행되기도 합니다. 증상은 응급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하기도 하며, 어떤 경우는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기도 합니다. 

10대에서 30대에 만성적으로 장염이 반복하고, 특별한 원인 모르게 복통이 지속하면 의심할 수 있습니다. 장에 생긴 염증으로 인한 증상 이외에 전신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를 장외증상이라고 하는데 △관절 △눈, 피부 △간 △담관 △신장에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궤양성 대장염 vs 크론병 증상 차이

①궤양성 대장염  
-대변 절박증 
-후중감 
-빈혈 

②크론병 
-만성적으로 반복하는 장염
-특별한 원인 모르게 복통 지속
-관절, 눈, 피부, 간, 담관, 신장 등에도 증상 발생

▶복통·혈변에 항문질환 동반하면 크론병 가능성 커

크론병 환자 3명당 1명꼴로 항문주위의 치열‧치루‧농양 등과 같은 항문주위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잘 낫지 않고 재발하는 항문주위 농양이나 치루가 있으면 크론병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다른 증상 없이 잘 낫지 않거나 재발하는 항문주위농양, 치루로만 나타나는 때도 있습니다. 이외에 △장에 구멍이 생기는 누공(크론병 환자의 20~40%에서 발생) △장이 좁아지는 협착 △장이 막히는 폐쇄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가장 심각한 합병증은 천공으로 크론병 환자의 1~2%에서 발생합니다. 대개 매우 심한 복부 통증이 발생하고, 움직일 때 통증이 더 악화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증상 비슷한 질환 많아서 진단 까다로워

크론병의 설사나 복통은 비교적 흔한 증상으로서 과민성장증후군, 세균성 장염, 대장암 등 다른 많은 질병에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크론병은 임상 증상과 경과, 내시경검사, 영상학적 검사, 조직검사 등을 종합해서 진단합니다. 

때로는 한 번에 확진되는 것이 아니라 병이 진행하면서 확진이 될 수도 있습니다. 궤양성대장염도 혈변이 흔히 관찰되는 치질(치핵)로 오인할 수가 있어, 내시경 검사를 통해 진단합니다.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차재명 교수가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고 있다.

▶치료 목표는 증상 없어지는 ‘관해’ 상태 유지

소화기내과 차재명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은 완치가 어려워서 완치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며 “위장관 염증을 조절해서 증상이 모두 없어진 상태를 관해라고 하는데, 관해를 유지하는 것이 치료의 일차적인 목표”라고 설명했습니다. 

염증성 장질환은 환자에 따라 질병이 생기는 부위나 범위‧증상‧경과 등이 다양할 뿐 아니라, 치료에 대한 반응도 모두 다릅니다. 각 환자의 상황에 가장 적합한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염증성 장질환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를 찾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생물학적 제재 등 신약 개발로 약물치료 범위 넓어져

염증성 장질환의 기본 사용 약제는 5-ASA입니다. 비교적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 관해 유도와 유지를 위해 사용합니다. 

스테로이드는 5-ASA만으로 효과가 부족하거나 증상이 중등도 이상이면 사용하는데, 매우 효과적이지만 장기 사용 시 부작용이 많아서 급성기 단기간 치료를 목표로 사용합니다. 면역조절제는 스테로이드 약물을 사용했었던 환자에게 관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투여합니다. 

생물학적 제재는 최근 개발된 신약으로 생물체에서 유래된 물질을 이용해 생성시킨 물질을 함유한 의약품입니다. 다른 약물을 사용해서 잘 치료되지 않는 중증도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투여합니다. 효과가 매우 뛰어나지만, 보험 규정이 까다로워 모든 환자에게 사용할 수 없습니다. 생물학적 제재를 사용하면서 질병의 경과를 호전시키고 수술을 줄일 수 있게 됐습니다.
 
소화기내과 차재명 교수는 “생물학적 제재 등 다양한 신약으로 치료에 불응하거나 약제 부작용이 있는 환자에서 다양한 치료법 선택이 가능하다”며 “치료 효과는 최대화, 부작용은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차 교수는 이어 “염증성 장질환 치료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을 찾아 환자에게 맞는 약을 선택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관해 상태를 유지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천공‧복막염 등 합병증 발생 시 수술 치료 필요

크론병 환자에서 천공‧복막염 등이 발생하거나, 약물치료로 호전이 없을 때는 수술로 염증이 있는 장을 절제하는 치료를 시행합니다. 

그러나 크론병 환자의 상당수는 수술 후에도 병이 재발해서 수술을 고려할 땐 수술이 병의 경과에 미치는 영향‧목적‧방법 및 각 방법에 따른 장·단점, 위험성과 합병증, 다른 치료법 등을 주치의와 상의해서 결정해야 합니다.

도움말 :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차재명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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