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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 뽑기 전 강동경희대치과병원 치과보존과 이진규 교수 찾아가 보세요
치아 뽑기 전 강동경희대치과병원 치과보존과 이진규 교수 찾아가 보세요
죽어가는 치아 살려 오래 유지케 돕는 ‘재생치료’ 전문가
  • 최수아 기자
  • 승인 2020.05.19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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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치아, 통증 있다고 쉽게 포기하지 말고 치료 받으세요”

치아가 오복 중에 하나라면, 치과의사는 진정 ‘복을 주는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다양한 치과분야에서도 치과보존과는 어떤 복을 줄까요.
 
정원에 있는 오래된 나무가 시들시들 죽어간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정원사는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는 시든 나무를 뽑아버리고 그 자리에 조형물을 심는 것입니다. 

하지만 인공물은 보기에는 그럴듯해도 기능면에서 자연수보다 못할 수 있습니다. 이때 손상된 치아를 뽑고 임플란트 같은 인공치아를 만들어주는 곳이 보철과라면 자연치아를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과가 보존과입니다.

강동경희대병원 치과보존과 이진규 교수는 죽어가는 치아를 살리는 ‘생명의 손’이 되고 싶은 의사입니다. 가능하면 자연치아를 오래 유지토록 하고, 여기에다 신경이 포함된 치수조직까지 살리기 위해 고심합니다. 

이진규 교수는 “전공의 시절에는 치아를 살리는 데만 몰두했다”며 “하지만 결국 살려놓은 치아를 기능적으로 잘 쓸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가 추구하는 ‘바이탈 펄프 테라피(Vital pulp therapy)’와 한발 더 나아간 ‘펄프 덴틴 리제네레이션(Pulp-dentin regeneration)’이 그것입니다.
 
치의학의 발전도 그의 편입니다. 정밀한 진단과 소재의 발달, 그리고 바이오공학의 지원사격 덕분에 죽어가는 치아를 살릴 수 있는 기회는 더 많고 넓어졌습니다. 

요즘 의료분야에서도 재생의학(Regenerative medicine)이 화두입니다. 기능회복이 어려운 조직이나 장기를 원래의 기능을 되찾도록 복원시키는 의학이 미래 연구의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강동경희대치과병원 이진규 교수에게 치과보존과 영역에서 치아를 살리는 재생치료가 어디까지, 또 얼마나 와 있는지 들었습니다. 
 
Q. 어떤 환자들이 치과보존과를 찾나요.

A. 우리나라에선 충치환자와 신경치료 환자를 함께 진료합니다. 미국 등에선 두 분야가 나눠져 있습니다. 충치가 진행하면 염증이 치수조직까지 침범해서 신경치료를 받습니다. 이렇게 치아를 보존하기 위한 일련의 치료행위가 치과보존과 영역입니다.
  
Q. 우리나라 국민의 치아관리 수준은 어떤가요.
A.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치아우식(충치) 환자는 위염이나 십이지장염에 이어 7위입니다. 또 치아우식을 방치해서 염증이 근단(치아 뿌리부분) 주위까지 진행한 환자 수는 10위에 이릅니다. 
하지만 의료경제적인 측면에서 보면 문제가 많습니다. 근단 주위 조직의 치료에 들어가는 비용이 전체 요양급여비 3위에 올라 7위인 치아우식환자의 급여비보다 월등히 많습니다.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인데 이렇게 국민의료비를 많이 쓴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Q. 원인이 결국 충치(치아우식증)에서 시작하나요.
A.. 물론 외상에 의한 것도 있지만 원인의 대부분은 부실한 치아관리에 있습니다. 세균이나 독소가 바깥층을 구성하는 법랑질(에나멜층)과 그 아래 상아질을 뚫고 들어가서 치수조직에 염증을 일으킵니다. 
치수(pulp)에는 혈관과 신경이 있어서 치아가 생명을 유지하도록 영양분을 공급합니다. 또 시린 증상이나 통증을 느끼도록 해서 이를 보호합니다. 보통 충치는 진행에 따라 1~4기로 나누는데, 이렇게 치수의 신경까지 침범해서 통증을 느낀다면 3기로 볼 수 있습니다.

Q. 이런 환자들이 치료 받을 때 흔히 ‘신경을 죽인다’고 표현하는데 맞나요.

A. 오해가 있는 표현입니다. 신경을 죽인다고 하면 이를 살리지 않는 뜻으로 해석합니다. 신경치료는 자연치아를 살리는 모든 치과행위를 말합니다. 신경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으면 뿌리가 멀쩡해도 이를 뽑아야 합니다.
 
Q. 자연치아를 살리기 위해 어떤 치료를 하나요. 
A. 기본 원칙은 다를 게 없습니다. 이에 구멍을 뚫고 가는 관을 집어넣어 내부 염증조직을 긁어냅니다. 그리고 재감염을 막기 위한 조치를 한 다음 손상된 구멍을 보강(크라운)합니다. 이를 근관(root canal)치료 또는 신경치료라고 합니다.
여기서 신경치료를 했는데도 세균감염이나 염증이 남아있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자연치아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치근단절제술’입니다. 치아 뿌리의 감염조직을 제거하는 외과적 수술로 치과보존과에서 가장 많이 하지만 까다로운 수술이기도 합니다. 

Q. 수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방법이 있나요.
A. 수술 전 3차원 치과용CT를 찍어서 해부학적 위험성이나 접근성 등 수술계획을 세웁니다. 이후 미세현미경을 사용해서 수술 정확도를 높입니다. 또 환자의 전신 상태와 복용 약물, 치아의 보존가치와 결과에 대한 예측, 경제적인 면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자연치아를 살리는 방법으로 ‘의도적재식술’이나 ‘자가치아이식술’도 시도할 수 있습니다.

Q. 의도적재식술과 자가치아이식술은 어떤 시술인가요.
A. 의도적재시술은 치아를 뽑은 뒤 치근단절제술처럼 염증조직을 먼저 제거합니다. 그리고 뽑은 이를 다시 제자리에 심습니다. 물론 잇몸과 치아상태가 건강해야 가능하기 때문에 모든 환자가 대상은 아닙니다. 
자가치아이식술은 치아를 뽑은 자리에 다른 건강한 치아를 옮겨 심는 시술입니다. 주로 사랑니를 이용하는데, 반듯하게 자라야 활용도가 높습니다. 자연치아를 이용하는 마지막 치료수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최근 치수 조직을 살리는 치과영역의 ‘재생치료’가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A. 1990년대 중반에 치의학계에선 획기적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치아 하나가 다른 이에 비해 짧은 어린 환자가 있었습니다. 치아에 염증이 생겨서 더 이상 자라지 않은 것입니다. 그런데 의사가 치수 신경을 살리니 치아가 다시 살아나서 성장을 했습니다. 이로부터 치아재생의 개념이 만들어져서 이후 신경(치수조직)을 살리는 치료가 시작됐습니다. 아직까지 한계가 있지만 요즘 하는 연구도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시작한 것입니다. 

Q: ‘바이탈 펄프 테라피’와 ‘펄프 덴틴 컴플렉스’도 그 일환인가요.
A. 그렇습니다. 충치가 심해서 치수까지 염증이 생겼을 때 과거에는 죽은 신경조직을 제거하는 치료를 했습니다. 하지만 치아, 즉 치수를 가능하면 살리려고 시도하는 것이 재생치료의 첫 단계입니다. 
이를 ‘바이탈 펄프 테라피’(펄프는 신경을 포함한 치수조직을 말하며 치아의 생활력을 보존하는 치료라는 뜻)라고 합니다. 이 같은 개념의 재생치료가 시작된 지는 오래됐지만 그동안 관련기술이 따르질 못해서 실패율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이후 관련 기술들이 발전하면서 다시 임상과 연구가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Q. 발전한 관련 기술은 무엇인가요. 
A. ‘칼슘 실리케이트 시멘트’ 같은 생체친화성 소재 등을 말합니다. 치수 회복을 돕는 재료입니다. 신경이 많이 노출돼도 이 재료를 덮으면 신경재생을 돕고, 보호막 역할을 합니다. 이렇게 신경이 잘 살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서 치아재생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였습니다. 

Q. 바이탈 펄프 테라피는 어린이 치아 손상을 치료하는 데도 도움이 되나요.
A. 앞에 든 예처럼 심한 충치로 치수의 생활력을 상실한 어린이가 대상입니다. 이런 환자에게 바이탈 펄프 테라피는 매우 유용한 치료입니다. 하지만 치수염으로 신경과 혈관조직이 완전히 망가지면 불가능합니다. 이때는 신경치료를 하거나 치근단절제술 같은 방식으로 자연치아를 보존합니다.

Q. 지금 연구 중인 ‘펄프 덴틴 리제네레이션’은 어떤 치료법인가요. 
A. 바이탈 펄프 테라피의 연장선상에 있는 연구입니다. 염증이 심해 치수가 좀 더 많이 손상된 환자에게 세포의 활성물질이나 성장인자 같은 물질을 투입해 재생을 유도합니다. 여기에 세균번식을 억제하고 염증을 조절하는 소염제를 쓰고, 생체친화성 치질보호 재료를 덮습니다. 
지금은 실험실 단계며, 환자에게 적용할 때는 동의가 필요합니다. 3년여 시도했는데 성적이 매우 좋습니다. 이 방법으로 치아 뿌리까지 염증이 퍼진 심한 환자의 재생치료를 한 단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Q. 만족할만한 치료 사례가 있나요.
A. 염증으로 치아 성장이 멎은 고등학생이 있었습니다. 이 학생에게 치수재생을 유도했더니 이뿌리가 다시 자라났습니다.
 
Q. 향후 진행할 치과보존학 분야 연구 방향이 궁금합니다.

A. 치아는 서로 다른 종류의 세포가 정보를 교환하면서 뿌리를 만들고 성장합니다. 현재 상피세포와 간엽세포의 상호 관련성을 가설로 내세워 연구하고 있습니다. 상피세포가 줄기세포 분화를 조절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기서 유래되는 특정한 물질을 찾으면 치아 뿌리를 만들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입니다. 
상피세포로부터 특정한 생체분자를 찾아서 간엽세포 분화와 재생에 도움을 주는지 확인하고, 이를 바이오의약품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환자로부터 세포를 분리해서 두 세포간의 상호작용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Q. 많이 발달한 치과용 기구들이 치료에 긍정적일 것 같습니다.
A. 20여 년 동안 괄목할 만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감염조직을 제거하는 기구는 가늘고 유연하면서도 정교해졌습니다. 형상기억합금을 활용하고, 디자인이 개선되면서 주변치아를 건드리지 않고 정밀하게 치료합니다.     
치과현미경(덴탈 마이크로스코프)은 치과의사에게 새로운 시야를 선물했습니다. 신경치료를 할 때 종래 눈과 감각에 의존했던 치아뿌리를 면밀하게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치근단절제술을 할 때 아주 작은 신경관을 찾아서 염증제거는 물론 이 뿌리의 끝부분을 정확하게 잘라내서 성공률을 높입니다. 또 충치나 치석이 완벽하게 제거됐는지, 레진이 기포 없이 제대로 충전됐는지 확인하는 등 다양하게 사용합니다.

Q. 신경치료를 피하려면 예방이 중요할 것 같은데요. 
A. 치아 건강도 결국 생활습관에 달렸습니다. 치아면의 에나멜층(법랑질)은 도자기 면처럼 매끈매끈합니다. 여기에 당이나 단백질 성분이 달라붙고, 세균이 서식하기 시작합니다. 이를 치태(바이오필름)라고 합니다. 
충치균은 당이나 탄수화물을 분해해서 산을 만들고, 이것이 법랑질을 부식시킵니다. 다행히 침에는 칼슘과 인 같은 무기질이 있어서 치아구조를 단단하게 재무장시킵니다. 하지만 치태가 생기면 이 또한 의미가 없습니다. 치태를 제거하려면 ‘칫솔질 333요법’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하루 3회, 식후 3분 내에 3분간 칫솔질’을 해야 효과적으로 치태를 제거할 수 있습니다.    

Q. 충치균이 입에 상존하는데 칫솔질만으로 충분한가요.
A. 사실 침에는 끈적끈적한 단백질 성분이 들어 있어서 칫솔질을 해도 금방 세균이 증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듭니다. 때문에 칫솔질은 물론 치실, 치간 칫솔로 꼼꼼하게 치아를 관리해야 합니다. 또 단 음식을 피하고,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해서 치석을 제거해야 합니다. 치아 관리를 잘 하면 비록 충치 초기라도 에나멜층이 그대로 유지되는 ‘정지우식’(arrest caries)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치아구조가 약해집니다. 따라서 단단하고, 질긴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치아 균열이 세균의 터널이 될 수 있습니다. 이를 악무는 습관이나 이갈이도 삼가야 합니다. 특히 저작근이 발달한 사람이 요주의 대상입니다. 치아는 단단한 듯 보이지만 실제 압력이 가해지면 휠 정도로 상대적으로 약한 부위가 있습니다. 그러면 치아 아래쪽에 균열이 생겨서 패입니다. 잘못된 칫솔질도 원인이지만 저작습관도 한몫합니다. 
 
Q: 치과 정기검진 주기는 어떻게 되나요.

A. 6개월에 한 번씩 스케일링을 하면서 점검을 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법랑질 강도가 사람마다 다르다는 점입니다. 이와 관련 유전적인 요소가 관여한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따라서 치아가 약한 가계력이 있으면 치아관리를 더 꼼꼼하게 하고, 이가 시리거나 통증이 생기면 미루지 말고 치과를 방문해야 합니다.  

※ 치아 살리기 위해 ‘세포재생‧줄기세포’ 연구에 매진하는 이진규 교수

1998년 대학 전공의를 마치고 개원을 한 특이한 전력이 있습니다. 약 10년 동안의 개원의 생활을 접고 대학을 선택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환자만 봐야하는 단조로운 생활을 벗어나서 과감히 해외연수를 떠났습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3년여 UCLA(University of California LosAngeles) 치과보존과에서 세포실험에 매달렸습니다. 치의학 분야에서 세포단위 기초연구를 하는 의사는 많지 않습니다. 그가 추구하고 있는 연구 주제와 방법론의 토대는 이처럼 미국 유학시절 마련됐습니다. 

이 교수는 늦깎이 대학생활에도 12편(국내학술지 1편)의 SCI급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는 그의 학문에 대한 열정과 목마름을 보여줍니다. 그는 2017년 연구재단으로부터 3년짜리 연구과제를 받았습니다. ‘상피세포와 간엽줄기세포가 조골 및 파골세포에 미치는 영향 분석’이란 주제입니다. 이 연구는 올해 끝납니다. 지금은 정부의 연구과제로 시작된 치아재생연구단 세부 테마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는 기초와 임상을 연결하는 중개연구에 매력을 느낍니다. 세포재생과 줄기세포로 이어지는 연구의 끝은 결국 치아를 살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환자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데도 많은 시간을 할애합니다. 의사의 치료가 일방향성이 아닌, 환자의 기대와 욕구를 충분히 반영하기 위해서입니다. 

※이진규 교수 약력
-경희대학교 치과대학 졸업
-경희대학교 대학원 치의학 석사
-경희대학교 대학원 치의학 박사
-UCLA School of Dentistry, Section of endodontics Research Scholar
-대한치과보존학회 정회원, 인정의, 전문의
-(현) 강동경희대학교 치과병원 치과보존과장 

도움말 : 경희대치과병원 치과보존과 이진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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