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찾아오는 불청객 중 하나가 ‘정전기’입니다. 옷을 입거나 벗을 때, 자동차 문을 열 때, 악수를 할 때 ‘찌릿~’하고 발생하는 정전기는 순간적으로 피부를 자극해서 깜짝 놀라게 합니다.
건조한 겨울철 자주 발생하는 정전기는 말 그대로 정지돼 있는 전기라는 뜻입니다. 흔히 건조한 상태에서 외부와 마찰할 때 발생하기 때문에 ‘마찰전기’라고도 합니다. 인천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고기동 교수의 도움으로 겨울철 정전기가 많이 발생하는 이유와 정전기 상황을 줄이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마찰로 발생한 전하가 일으키는 정전기
물체가 띠고 있는 정전기의 양이 ‘전하’입니다. 전하는 모든 전기현상의 근원이 되는 실체이기도 합니다. 양전하와 음전하가 있고 전하가 이동하는 것이 전류입니다. 우리 몸에도 항상 전하가 발생합니다.
정지돼 있는 전기인 정전기는 대개 마찰 같은 외부 힘에 의해 발생된 전하가 어느 한 곳으로 몰리면서 전체적으로 양(+) 또는 음(-) 전하를 띠게 되는 것입니다.
‘시간적인 변화가 없는 전하'라는 뜻의 ‘정전기’는 18세기 후반에 쿨롱 등에 의해 정량적인 연구가 이뤄지면서 본격적인 관심의 대상이 됐습니다.
보통 전하는 전깃줄 같은 도체를 타고 흐르지만 조건이 여의치 않으면 어떤 물체의 한 곳에 머물러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가 도체와 닿으면 즉각 흐르려는 성질을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겨울철 자동차 문을 잡는 순간 ‘찌릿’하게 오는 전기적 자극, 고무풍선을 머리에 비비거나 스웨터를 벗을 때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현상들이 바로 이 정전기가 흐르는 현상 때문입니다.
▶습도 낮은 겨울철, 전하 방전되지 않고 몸에 쌓여
건조하고 차가운 날씨가 이어지는 겨울철에는 성인 4명 중 1명에서 정전기로 인한 피부자극 같은 불편을 겪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사실 인체는 옷과 마찰로 지속적으로 전하가 생깁니다. 때문에 항상 정전기로 인한 불편함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름철에는 전하가 축적되기 전에 피부를 통해 공기 중의 수분으로 방전돼서 별문제가 없는 것입니다.
하지만 겨울처럼 습도가 낮으면 대개 방전되지 않고 몸에 쌓입니다. 특히 몸이 건조한 체질인 사람들은 전하가 더 많이 축적됩니다. 인체에 축적된 전압의 한계는 약 3500볼트이며, 손끝에 통증을 느낄 정도의 정전기라면 대개는 3000볼트 이상입니다.
정전기가 이처럼 고압인데도 감전되지 않는 것은 전류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전류의 1000분의 1～100만 분의 1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그럼 정전기는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외국의 보고 등에 따르면 다양한 피부자극 증상, 전기충격에 의한 통증과 근육수축이 반사행동이나 미세한 동작에 일시적인 장애를 줍니다.
▶건조한 피부 촉촉하게 유지해야
근본적으로 인체에 정전기가 생기지 않도록 할 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발생하는 정전기를 수시로 방전시켜서 몸에 전하가 쌓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예방법입니다.
이를 위해 우선 피부가 건조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피부가 유난히 건조한 사람은 보습제 등을 온몸에 충분히 발라주면 도움이 됩니다.
실내에선 가습기를 사용해서 습도를 높여줍니다. 손을 자주 씻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또 빨래할 때 정전기를 줄여주는 섬유 유연제를 사용하고, 정전기 방지 스프레이나 정전기 방지 기능을 가진 구두를 착용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생활 속 정전기 예방법
-피부가 건조하지 않게 한다.
-몸에 보습제를 충분히 바른다.
-실내에선 가습기를 사용한다.
-손을 자주 씻는다.
-빨래를 할 땐 정전기를 줄여주는 섬유 유연제를 사용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