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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숙면’ 취하는 노인 인지‧행동 장애 개선에 도움 
밤에 ‘숙면’ 취하는 노인 인지‧행동 장애 개선에 도움 
  • 최성민 기자
  • 승인 2020.01.22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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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잠이 줄어든다’는 말이 있습니다. 보통 노인들이 잠자리에 일찍 들고, 동이 트기 전에 깨어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수면습관이 있는 노인이 수면을 충분히 취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충분한 수면은 건강에 매우 중요합니다. 성인은 하루 평균 7~9시간은 잠을 자야 합니다. 특히 더 중요한 것은 수면의 양이 아니라 질입니다. 단 1시간을 자더라도 질 좋은 수면을 취해야 하는 것입니다.

특히 숙면을 못 취하는 수면장애가 있으면 알츠하이머병 같은 퇴행성 신경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들의 기존 질병을 악화시키거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인천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박기형 교수의 도움으로 수면의 질과 노인 퇴행성 신경질환의 관계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 수면장애, 인지·행동 장애와 연관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야간에 충분히 수면을 취하면 인지‧행동 장애가 개선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같은 결과는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박기형 교수가 알츠하이머병 노인 63명, 비치매 노인 54명 등 총 117명을 대상으로 야간 수면 특성을 평가한 결과에서 나타났습니다.

수면 특성은 신경인지기능검사(SNSB)와 한국판 치매행동평가척도(NPI-K), 시각적 기억의 종합적 평가(레이-오스트리에스 복합도형검사, RCFT)를 이용해 평가했습니다. 

그 결과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수면의 양과 질이 낮으면 RCFT의 회상 점수와 재인지 점수가 떨어졌습니다. 

실제 알츠하이머병 환자 군에게 수면잠복기는 RCFT 평가 중 △즉각회상 -0.352점 △장기회상 -0.3111점 △재인식 -0.423점으로 음의 상관관계에 있었습니다. 

반면 비치매 노인군은 △즉각회상 0.202점 △장기회상 0.222점 △재인식 0.002점으로 통계적 의미가 없었습니다. 

즉 수면 잠복기가 길어지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전두엽이나 시공간 기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수면 잠복기(Sleep latency)는 잠자리에 누워서부터 실제 잠에 들기까지의 시간을 말합니다. 건강한 수면을 위해선 수면 잠복기가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아야 합니다. 

또 수면효율은 알츠하이머병 환자 군에서는 RCFT 평가 중 △즉각회상 0.269점 △장기회상 0.287점으로 양의 상관관계가 있었습니다. 

반면 비치매 노인 군은 △즉각회상 0.089점 △장기회상 0.036점으로 역시 의미가 없었습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높은 수면효율은 뇌의 전두엽이나 시공간기능을 향상시킨다는 의미입니다. 

수면 효율(Sleep efficiency)은 수면 시간 중 깨어있거나 잠들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제외한 실제 수면 시간을 말합니다. 수면 효율은 90% 이상이 정상입니다. 수면 효율은 ‘잠수든 시간 ÷ 총 수면 시간’으로 계산합니다. 예를 들어 총 수면 시간이 8시간, 수면 잠복기 20분, 중간에 10분씩 총 3번 깨어났다면 총 수면 시간은 7시간 10분으로, 수면 효율은 89%입니다.

▶우울증 등 다른 문제도 불러‧‧‧적극적인 치료 필요

알츠하이머병 노인의 수면장애는 다른 질환 발병 및 악화에도 영항을 주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 주간‧야간 수면장애가 있는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우울증에 걸렸을 확률이 높습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우울증을 평가하는데 수면장애는 중요한 예측인자입니다. 

특히 수면장애가 있으면 우울증 중 무감동에 연관될 확률이 높습니다. 무감동은 목적지향적인 행동이 사라지고, 지적인 흥미가 없으며, 감정과 정서상의 무관심이 커지는 증후군입니다.

무감동을 겪는 노인은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고 기능적‧인지적 장애를 겪을 확률이 높아서 예후가 나쁩니다. 아울러 우울증 치료도 방해합니다. 이외에도 수면장애가 있는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공격성이 두드러질 수 있습니다.

박기형 교수는 “결국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주간 수면장애뿐 아니라 야간 수면장애를 적극적으로 치료해서 환자 상태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노인 수면장애 치료를 위해선 개개인의 특성에 맞춰 치료해야 하기 때문에 전문의의 상담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노인 수면장애, 동반질환 고려해 치료해야 

노인은 다양한 수면질환에 시달립니다. 불면증은 가장 흔한 수면질환으로, 전체 노인의 최대 3분의 1이 경험합니다. 

노인 불면증은 다른 연령층과 달리 대부분 내과적 문제나 만성질환과 동반돼 발생합니다. 고령 자체가 불면증의 원인이 되는 경우는 적습니다. 심장질환, 뇌졸중, 고관절 골절, 우울증 등이 주요 원인입니다.  

이외에도 야간 다뇨, 폐경, 수면구조의 변화, 일주기 리듬의 변화, 일조량 감소, 신체적 활동 감소 등 수면 자체와 관련된 요인이 작용합니다. 

박기형 교수는 “노인 수면장애를 개선하기 위해선 이 같은 질환에 대한 동반 치료가 수반돼야 한다”며 “노인은 알츠하이머병 같은 퇴행성 질환으로 혼자 수면을 취하는 경우가 많아서 진단에 있어서 성인에 비해 어려운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노인 불면증에 영향 주는 요인 
-심장질환
-뇌졸중
-고관절 골절
-우울증   
-야간 다뇨
-폐경
-신체적 활동 감소 

도움말 :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박기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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