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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게 지속적인 불신‧의심 갖는 ‘편집성 성격장애’
타인에게 지속적인 불신‧의심 갖는 ‘편집성 성격장애’
  • 최수아 기자
  • 승인 2020.02.03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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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세의 남자 C씨는 카페를 운영한다. 카페 직원들은 그가 편안해 보이지 않고 농담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반면 C씨는 카페 직원들이 자신이 보지 않는 사이에 자신의 눈을 피해 시간만 축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카페 위층에 있는 태권도 학원은 자신의 영업을 방해하기 위해서 쿵쿵 댄다며, 수시로 올라가서 항의를 한다. 
그러던 중 태권도 학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벌였다. C씨는 오랜 기간 사귀고 있는 여자 친구가 회사 업무로 만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의심하고 추궁하는 일을 반복하다가 얼마 전 헤어졌다. 그는 여자 친구가 자신을 속이고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것으로 믿고 있으며, 복수를 다짐하며 지내고 있다.

▶신체‧성‧정서적 학대 및 결핍 경험이 발병에 영향 

성격(Personality)이란 어떤 한 개인을 특정 짓는 비교적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전반적인 행동 경향과 사고 및 감정적 성향을 말합니다. 즉 한 개인이 일반적인 상황 또는 특정한 상황에서 독특하지만 예측 가능한 감정과 생각을 갖고 전형적인 행동을 하는데, 이러한 것을 성격이라고 말합니다.

때문에 성격장애는 이러한 성격의 경향이 보통 사람들보다 수준을 벗어나는 편향된 상태를 말합니다. 성격장애가 있으면 인지, 정서, 대인간 기능, 충동 조절에서 문제가 생기며 개인적, 사회적 상황에 전반적으로 걸쳐서 나타납니다. 청소년 혹은 성인 초기에 시작하며, 오랜 기간 동안 변하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불행 혹은 기능저하를 초래합니다. 

편집성 성격장애가 있으면 타인에 대한 지속적인 의심과 불신을 갖고, 타인의 동기를 악의적으로 해석합니다. 자신의 감정에 대해 책임지려 하지 않고, 탓을 남에게 돌리며, 분노와 공격성을 쉽게 표출합니다.

편집성 성격장애 유병률 2~4%로 알려져 있습니다. 스스로 병원을 찾는 경우는 없습니다. 조현병 환자의 가족에서 편집성 성격장애 발병률이 높고,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흔하게 진단됩니다.

편집성 성격장애의 명확한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는 않았습니다. 유전적인 경향성이 영향을 줄 수 있고, 초기 아동기의 신체적, 성적, 정서적 학대나 결핍 경험으로 인해 편집증적 불신감이 나타날 수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또 투사와 부정이라는 방어기제가 과잉 발달했고, 억압을 완전하게 하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수치심, 굴욕감을 느낄 상황에서 다른 사람의 부당함 등을 탓하며, 수치심을 피하고 분노와 불안을 느끼는 기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수치심이나 자기 문제에 대한 합리화와 다른 사람에 대한 의심의 핵심이 됩니다.

편집성 성경장애가 있으면 청소년기에는 사회적 고립, 과민성, 과다한 경계심, 사회불안, 괴이한 사고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성인기에는 대인관계에서 적응력이 떨어지면서 타인과의 관계에서 평생 지속되는 문제를 여러 가지 상황에서 보입니다. 특히 직업과 결혼 문제가 흔히 발생합니다.

▶지속적인 의심‧불신 보여‧‧‧주위 사람 강하게 통제

편집성 성격장애의 주요 특징은 지속적인 의심과 불신입니다. 또 받아들일 수 없는 충동이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투사합니다. 

다른 사람이 자신을 착취하고, 해를 끼치며, 기만한다고 믿습니다. 근거가 희박함에도 다른사람들이 자신에 대해서 음모를 꾸미고, 갑자기 아무 이유 없이 자신을 공격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종종 충분한 근거 없이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깊은 상처를 줬다고 느낍니다. 친구들이나 동료들의 충정이나 신뢰에 대해 근거 없는 의심이 있어서 약간의 흔들림만 느껴도 믿음의 근거로 쓰거나, 충정을 보여주면 당황하고 믿지 못하며 공격하거나 무시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악의 없는 말이나 사건을 자신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또는 위협적 의미로 해석합니다. 동료의 일상적인 농담도 심각한 인신공격으로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의 칭찬과 호의도 오해와 비난으로 생각합니다. 

지속적으로 다른 삶에 대해 원한을 품고, 모욕‧상처‧경멸에 대해서 용서 하지 못하며, 적대적 감정은 오래 지속됩니다. 모욕을 받았다고 느끼면 즉시 반격을 하고 화를 냅니다. 

병적인 질투에 사로잡히기도 하고 근거 없이 배우자나 애인의 정조에 대해 반복적으로 의심합니다. 또 자신의 질투심에 대한 믿음을 뒷받침하는 사소하고 중요하지 않은 정보를 모으고, 배신당하지 않기 위해 친밀한 관계를 완벽하게 통제하길 원합니다. 

이 때문에 배우자나 애인의 소재, 행동, 외도 그리고 정조에 대해서 질문하고 시험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아울러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과 어울리고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지나친 의심과 적개심을 공개적인 언쟁으로 표현하거나, 조용하지만 분명한 적대적인 냉담함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과잉 긴장 상태여서 조심스럽고, 비밀스러우며, 모호하게 행동합니다. 이성적이고 감정이 없는 듯 보이지만 자주 불안정한 정동을 적대적이고, 완고하며, 냉소적으로 드러냅니다. 

호전적이고 의심하는 특성이 다른 사람에게 적대적인 반응을 야기하고, 원래의 예상을 확인 시켜 줍니다. 

자급자족을 원하고, 주위 사람들을 강하게 통제하길 원합니다. 비판을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타인에게 완고하고 비판적이며, 자신의 결점을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립니다. 걸핏하면 소송을 해서 법적 분쟁을 일으키는 경우가 흔합니다. 

▶정신치료가 최선의 치료법‧‧‧항불안제‧우울제 등 약물 사용

피해형 망상장애는 고정된 망상이 지속되지만 편집성 성격장애는 그렇지 않습니다. 망상장애, 조현병, 정신병적 양상을 동반한 양극성 장애 또는 우울장애들은 모두 지속적인 정신병적 증상(망상 및 환각)을 보입니다.

편집성 성격장애를 추가적으로 진단하기 위해선 증상 발현 전에 이미 성격장애가 나타나고 정신병적 증상이 관해 된 후에도 발생해야 합니다. 

조현형 성격장애, 조현성 성격장애, 경계성 성격장애, 반사회적 성격장애 등 여러 다른 성격장애에서도 편집성 성격 특징이 보이는 경우가 있어서 감별을 해야 합니다.

편집성 성격장애는 정신치료가 최선의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스스로 자신의 편집증적인 문제를 불편해하지 않기 때문에 치료자는 전문적이어야 하며 적절한 솔직함도 중요하게 요구됩니다. 

편집성 성격장애 환자는 의심이 많기 때문에 집단상담치료나 행동치료는 대체로 적합하지 않습니다. 불안‧우울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으며, 이 땐 항불안제와 항우울제 등의 약물치료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심각한 초조‧불안이나 망상적 사고가 있는 경우 소량의 항정신병 약물을 단기간 사용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치료 반응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도움말 : 경희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상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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