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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심증‧역류성식도염으로 오인하는 ‘식도운동질환’ 특징과 증상
협심증‧역류성식도염으로 오인하는 ‘식도운동질환’ 특징과 증상
  • 이충희 기자
  • 승인 2020.02.19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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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대 초반 남성 A씨. 약 1년 전부터 목에 이물감이 느껴지고, 가슴 부위가 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역류성 식도염으로 생각하고, 가까운 약국에서 관련 약을 수개월째 복용했다. 

하지만 증상은 나아지지 않고, 갈수록 목의 이물감이 커졌다. 약의 복용 횟수를 늘려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고 통증이 심해졌다. 

결국 A씨는 병원을 찾았다. 의료진은 A씨에게 역류성 식도염 징후가 없다고 판단한 후 ‘고해상도 식도 내압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통증의 원인은 식도 근육에 문제가 있는 식도 운동질환 중 하나인 ‘식도 이완불능증’이었다. 

▶진단 힘들어 숨은 환자 많은 ‘식도운동질환’ 

음식물이 지나가는 식도 근육에 이상인 ‘식도운동질환’이 역류성 식도염이나 협심증으로 오인되기 쉬워 주의가 필요합니다. 

보통 목에 이물감이 있고, 가슴 부위가 타면 위산 역류에 따른 역류성 식도염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또 쥐어짜는 듯한 가슴통증이나 음식을 삼킬 때 통증은 협심증으로 오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식도접합부의 식도조임근이 이완돼 음식물이 위에서 역류하는 식도 이완불능증, 식도의 비정상적인 수축으로 인한 과수축성 식도질환이 있으면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식도운동질환은 진단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질환에 대한 관심도 매우 낮습니다. 하지만 발견하지 못한 식도운동질환을 포함하면 발병률은 낮지 않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천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김경오 교수는 “그동안 식도 이완불능증이나 과수축성 식도질환과 같은 식도운동질환은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며 “그러나 역류성 식도염이나 협심증 등으로 오인해서 그동안 진단되지 못한 식도운동질환들이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고해상도 식도 내압검사로 감별 가능 

의술이 점차 발달하며 식도운동질환을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특히 ‘고해상도 식도 내압검사’는 다양한 식도운동질환 진단에 특화된 장비입니다. 

과거 내시경이나 문진만으로 진단하는데 한계가 있었던 식도운동질환을 보다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습니다. 단순 역류성 식도염으로 오인했던 질환들이 식도운동질환으로 진단돼 적절한 치료를 받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김경오 교수는 “진단 기술이 발달하면서 과거에 발견되지 않았던 질병이 밝혀지는 경우가 많다”며 “대표적으로 초음파 장비의 발달로 인해 유병률이 급증했던 갑상선암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경오 교수는 이어 “최근 개발된 장비 덕분에 식도운동질환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높아져서 이 질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보다 적절한 치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역류성 식도염이나 협심증 등이 의심돼 오랫동안 치료를 받아도 개선이 안 되면 한번쯤 식도운동질환을 의심하고 전문의와 상담을 해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식도운동질환 중 가장 흔한 ‘이완불능증’

식도운동질환 중 가장 흔한 것은 ‘이완불능증’입니다. 식도 이완불능증은 △음식을 삼켰을 때 목에 걸리는 느낌 △음식물이 역류되는 증상 △가슴이 답답하고 꽉 막힌 것 같은 느낌 등의 증상을 보입니다. 증상이 심하면 누워있을 때 식도에 고여 있던 음식물이 역류해서 심한 기침을 유발해 똑바로 누워서 잠을 자지도 못합니다. 

식도 이완불능증은 초기에는 내시경, 식도조영술 등의 검사에서 특별한 이상한 소견을 보이지 않아 역류성 식도염으로 간주되기 쉽습니다. 이때 오랫동안 약을 복용하지만 증상이 개선되지 않아서 악화되고 환자의 고통이 커집니다.
 
식도 이완불능증은 약물로는 치료 효과를 볼 수 없으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최근에는 내시경을 이용한 내시경 식도 근절개술을 적용합니다.

기존의 수술 방법인 복강경 식도 근절개술에 비해 합병증 발생은 적고 풍선확장술에 비해 효과가 우수해서 전 세계적으로 널리 행해지고 있습니다. 

▶심혈관 질환과 증상 유사한 ‘과수축성 식도질환’

 

식도운동질환 중 하나인 ‘과수축성 식도질환’은 심혈관 질환과 유사해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과수축성 식도질환은 △쥐어짜는 듯한 가슴통증 △음식을 삼킬 때 통증 △삼킴 곤란 등을 유발합니다. 

이 같은 증상은 협심증‧심근경색 등과 유사해서 심혈관 조영술 등의 검사나 관련 약물을 복용하면서 병을 키우거나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료는 최근 개발된 내시경 식도 근절개술이 시도되고 있는데, 기존의 치료법에 비해 효과가 매우 우수합니다. 과거에는 약물치료, 보톡스 주사, 내시경 풍선확장술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시도됐지만 치료 효과가 낮아서 적절한 치료법이 없는 실정이었습니다.

과수축성 식도질환도 다른 식도운동질환처럼 내시경 검사에서 특별한 소견을 보이지 않아 진단이 어렵습니다. 때문에 고해상도 식도 내압검사를 통해 감별해야 합니다. 

도움말 : 가천대 길병원 소화기내과 김경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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