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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년만에 ‘낙태죄’ 사라져‧‧‧헌재 "헌법불합치"
66년만에 ‘낙태죄’ 사라져‧‧‧헌재 "헌법불합치"
당장 허용 아냐‧‧‧2020년 12월 31일까지 법 개정
  • 황서아 기자
  • 승인 2019.04.11 1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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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번재판소가 11일 낙태죄에 대한 위헌 여부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낙태죄가 66년 만에 사라지게 됐다.

하지만 낙태 시술이 당장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헌법불합치도 사실상 위헌이지만 관련 조항이 바로 무효가 되면 혼란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한시적으로 법을 유지하는 것이다.

헌재의 헌법불합치에 따라 국회는 2020년 12월 31일까지 관련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

헌재는 11일 오후 서울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낙태죄 처벌 조항인 형법 제269조 1항(동의낙태죄)과 제270조 1항(자기낙태죄)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 선고기일을 열고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법불합치는 해당 법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만 즉시 효력을 잃으면 법적 공백으로 인한 사회적 혼란이 생겨서 법 개정을 위한 시한을 두는 것이다.

헌재는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제한하고 있어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지 못했으며, 태아의 생명보호라는 공익에 대해서만 일방적이고 절대적인 우위를 부여해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관련법 개정을 위해 낙태가 가능한 임신 주수, 건강보험 적용 여부 등을 조율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 과정이 필요하다.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36개 국가 중 경제‧사회적 이유로 낙태를 허용한 국가는 31개국이다. 덴마크‧독일‧프랑스‧노르웨이‧오스트리아에선 임신 12주까진 임신부의 요청이 있으면 낙태가 합법이다.

▶낙태죄 형사처벌자 재심청구 가능성

이번 결정에 앞서 헌재는 지난 2012년 8월 같은 조항에 관한 헌법소원 심판에서 재판관 4대 4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위헌 결정은 재판관 6인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당시 헌재는 “낙태를 처벌하지 않으면 현재보다 더 만연하게 될 것”이라며 “임신 초기나 사회적·경제적 사유로 낙태를 허용하고 있지 않은 게 임신부의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후 2017년 산부인과 의사 A씨가 위헌 여부를 다시 가려달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A씨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총 69차례 낙태 수술을 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다가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하지만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헌법소원을 냈다.

이번에 헌재가 위헌결정을 내리면서 과거 낙태죄로 기소돼 재판 중인 피고인들에게 공소기각에 따른 무죄가 선고될 수 있다. 아울러 2012년 헌재의 합헌결정 이후 기소돼 형사처벌 받은 사람들의 재심청구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편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진 형법 269조 1항에 따르면 부녀가 약물 기타 방법으로 낙태할 경우 1년 이하 징역이나 2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같은 법 270조 1항은 의사·한의사·조산사·약제사·약종상이 부녀의 촉탁이나 승낙을 얻어 낙태하게 하면 2년 이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아울러 모자보건법 14조에도 의사는 대통령령에서 정한 정신장애 및 질환이 있거나 강간·준강간에 의한 임신, 법률상 혼인이 불가한 혈족·인척간 임신, 임부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는 경우만 임신 24주 내에서 낙태 수술을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합법 낙태는 3787건이다. 하지만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낙태 건수가 매년 5만 건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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